글로벌 화장품 기업들  동물실험대체법 개발 ‘급물살’ 글로벌 35개사 힘 모아...국내 기업은 ‘불참’ 
김민혜 기자 | minyang@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3-02-10 06:00 수정 2023-02-10 06:00
글로벌 뷰티 기업과 기관이 동물을 이용하지 않는 실험 방법을 발전시키기 위해 힘을 모은다. 글로벌 뷰티 기업과 관련 기관이 동물을 이용하지 않는 실험을 발전시키기 위해 'ICCS(International Collaboration on Cosmetics Safety)'를 최근 설립하고 활동에 나섰다.

유럽·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35개 기업과 기관이 모였다. 일본에서는 3개 기업과 1개 기관이 참여했지만 한국 기업과 기관은 명단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친환경·동물복지 등이 세계적 트렌드가 된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물실험 금지 확산을 위해 글로벌 기업과 기관이 협력해 'ICCS(International Collaboration on Cosmetics Safety)'를 결성했다. ⓒICCS

참여 기업은 △BASF △바이어스도르프 △샤넬 △콜게이트 팔모라이브 △크로다 △헨켈 △J&J(존슨앤존슨) △로레알 △LVMH △P&G △유니레버 △웰라 컴퍼니 △가오 △시세이도 등 21개사다. 

기관 및 연구소로는 △CASIC(라틴 아메리카 화장품·세면용품 및 향수 협회) △캐나다 화장품 연합 △코스메틱 유럽 △크루얼티 프리 인터내셔널 △IFFR(국제향료협회) △RIFM(향료 연구소) △IIVS(체외과학연구소) △JCIA(일본화장품산업협회) 등 14곳에서 참여했다. 

ICCS 회원사들은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안전성 평가 접근법과 과학적 평가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자금을 지원하고, 그 결과를 규제 당국과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평가 방식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교육 및 훈련에도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ICCS 회장을 맡은 IIVS CEO 에린 힐(Erin Hill)은 "ICCS는 화장품·생활용품 등이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일관성을 갖추지 못한 글로벌 규정과 기타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ICCS 이사장 대행을 수행하는 코스메틱스 유럽의 존 체브(John Chave) 총재는 "소비자가 매일 사용하고 신뢰하는 화장품과 퍼스널케어 제품은 안전이 최우선 순위"라면서도 "과학 발전에 따라 동물 실험 없이도 더욱 엄격한 안전성 평가를 실시할 수 있게 됐으므로 방법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다수의 국가에서 화장품에 대한 동물실험을 금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예외 규정이나 동물 실험이 의무인 부분도 존재한다. 유럽연합(EU)의 경우, 화장품 완제품에 대한 동물 실험은 2004년 9월부터 금지됐지만, 유럽화학물질관리기구(ECHA)가 원료 물질의 동물 실험을 요구해 지적을 받아왔다. EU의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 개정은 2023년 중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알려져 동물 실험 금지 정착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07년부터 화장품 등의 안전성 평가를 위한 ‘피부자극시험, 안자극시험, 피부감작성시험, 광독성시험’ 등에 대한 동물대체시험법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왔다. 지금까지 ‘인체피부모델을 이용한 광독성시험법’과 ‘화학적(In chemico) 피부감작성시험’ 등 28가지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시험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제시했다. 또한, 2017년에는 ‘화장품법’ 개정을 통해 동물실험을 통해 제조한 화장품의 유통 판매를 금지했다.

수출을 하는 기업들은 법 개정 이전부터 동물심험 대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2008년부터 동물실험을 중단한 아모레퍼시픽은 새로운 동물대체시험법과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마이크로 디바이스기반 3D 하이브리드 인공조직 개발, 화장품 성분의 피부 투과도 DB 구축 및 예측프로그램 개발 등을 기반으로  동물실험 대체시험법 관련 논문을 54편을 발표했다. 또 관련 특허 15건을 출원 및 등록했다.

LG생활건강도 2012년부터 동물실험을 전면 배제하고 있다. 화장품 원료의 독성 평가 실험은 세포를 배양해 원료의 독성 유무를 판단하는 ‘세포배양 독성평가법’으로 대체했다. 원료의 알러지 실험은 인체 피부 알러지 반응에 관여하는 물질을 측정하는 ‘피부감작성 평가법’으로 대체하고 있다. 

한국동물대체시험법 검증센터 관계자는 “OECD에서 인정한 동물대체시험법은 30여개가 있다”면서 “국내에서 개발한 시험법도 4개가 등재돼 있다”고 밝혔다. 4개 중 3개가 화장품 관련 시험법이다.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성과도 나름대로 거두고 있으면서도 'ICCS'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식약처 등 관계부처와 화장품 세계 3위 수출국으로 1위 도약을 위한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는 대한화장품협회, 기업들은 아직도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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