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성장하는 즐거움으로 K-뷰티 ‘라이징스타’ 육성에 힘쓴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류보미 팀장
박수연 기자 | waterkite@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03-14 06:00 수정 2024-03-14 21:32

뷰티는 타 산업 대비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 신생 기업들의 도전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분야 중 하나다. 매해 제2의 3CE를 꿈꾸는 수많은 브랜드가 생겨나고, 4만개가 넘는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5년 이후에도 살아남는 기업은 10%도 채 되지 않는다. OEM사 위탁제조 관행이 굳어져 품질 면에서 상향평준화 된 상황임에도 업체별 차이가 커지는 이유는 뭘까? 결국은 마케팅이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자본이 부족해 마케팅 기회가 적은 국내 중소 뷰티 기업들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매장 형식의 전시관인 뷰티플레이를 운영하고 있다. 류보미 팀장은 이를 운영하는 책임자로서, K-뷰티 브랜드의 탄생과 성장, 소멸을 최전선에서 목도하고 있다. K-뷰티가 재미있어서 일을 시작했다는 그에게 국내 뷰티 기업들이 가야할 길, 도움을 받는 방법을 지난 5일 뷰티플레이 홍대점에서 만나 들어봤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해달라.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인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K-뷰티 홍보팀 책임 연구원이자 팀장으로서,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마케팅 노하우 및 자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화장품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핵심 업무는 국내 중소 뷰티 업체 홍보관 뷰티플레이 2개소(명동점, 홍대점) 운영이다. 두 오프라인 지점을 운영하며 입점 업체를 선정하고 전시 및 행사를 기획한다.

또한 4월부턴 온라인으로 국내 기업들과 해외 바이어들을 연결해주는 온라인 수출 지원 업무까지 하게 된다. 월 3회 이상의 바이어 매칭으로, 그간 보고 들은 업체들의 니즈를 충실히 반영해 수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예정이다.

 

지금까지 뷰티플레이의 성과는.

뷰티는 아무래도 체험 공간이 바탕이 돼야 팬층을 모을 수 있지 않나. 이를 위해 팝업 스토어를 열고 싶어도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업체들이 많다. 즉,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선보이고, 고객들과 만날 수 있는 공간과 기회가 중소 뷰티 업체들에 가장 절실한 셈이다.

이에 뷰티플레이는 지난해에 외국인 대상 뷰티 세미나 및 행사를 100회 이상 진행했고, 1187개의 기업 제품을 전시했다. 전시를 통해 '라이징' 기업들을 많이 양성했다. 기업들의 수출 실적을 직접 얘기할 순 없지만, 뷰티플레이 전시 후 수출 제안을 받고 계약으로 이어진 사례가 꽤 많다. '정부 인증 전시관'이라는 점이 바이어들에게 신뢰를 줬다고 하더라.

 

뷰티플레이 명동점과 얼마전 개원한 홍대점의 특징은.

명동점은 확실히 외국인 관광객, 가족 단위가 많다. 연령대가 다양하고 개별 관광객 위주다. 팬데믹 이전에는 따이공(단체 관광객)이 많았는데, 최근엔 개별관광객이 많이 찾아온다. 뷰티에 관심이 많은 실질 고객층이 개별적으로 직접 찾아오는 구조가 된 셈이라 뷰티플레이엔 좋은 일이다. 실제로도 점점 더 많은 관광객이 뷰티플레이 명동점을 찾고 있다. 개장 시간인 10시엔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홍대점은 오픈한지 이제 한 달이 겨우 넘었는데도 일 방문객이 2~300명대다. 젊은 거리답게 찾아오는 고객 대부분이 10~20대 젊은 층이며 역시 외국인이 더 많다. 20대를 타깃으로 하는 곳이라 오후, 주말에 사람이 몰린다. SNS에서 홍대 맛집을 소개하는 게시물에 함께 언급된 이후 찾는 사람이 더 늘어났다. 홍대점은 이동이 가능한 블록형 팝업 공간이 4개까지 나온다. 이를 활용해 MZ 세대를 겨냥한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뷰티플레이는 전시관이라 직접 구매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지 않나.

전시된 제품의 세부 정보와 가격 등을 알고 싶으면 비치된 QR코드로 접속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온라인으로 구매하거나, 전시장에서 본 제품을 근처 매장에 가서 구매하는 방법이 있다. 명동, 홍대가 규모가 큰 상권이니 이 과정이 자연스럽다. 전시를 통해 국내에서 일 판매액이 유의미하게 늘어난 기업들도 있다. 뷰티플레이는 수익 사업이 아니니 판매를 직접 할 수 없어 최대한의 정보를 제공하고 체험 기회를 만드는 것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K-뷰티 브랜드들이 알아야 할 뷰티플레이 활용 팁은.

뷰티플레이를 통해 무료로 제공되는 팝업 공간을 적극 활용해 주면 좋겠다. 뷰티플레이는 2개월 단위로 전시 업체를 선정한다. 올해 첫 선정엔 70여 업체가 신청했고 최종적으로 35개 업체가 입점했다. 수출 이력, 오프라인 팝업 경험 등을 주로 보고 심사한다. 다만 이런 경험이 없어도 도전하겠다는 의지와 목적의식이 있는 업체들을 도우려고 하는 편이다. 입점 후 진행하는 세미나나 팝업 등은 업체에서 뚜렷한 의지를 갖고 계획해야 시너지가 난다. 하고자 하는 것이 명확한 업체들은 세미나, 팝업 후 긍정적인 반응을 현장에서 바로 느낄 수 있다.

또한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서 진행하는 인허가 획득 지원 사업에도 참여를 독려하고 싶다. 각국 시장 분석 자료,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등을 통해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K-뷰티 업체들에 해주고 싶은 말은.

제품과 브랜드에 한국색을 강조할 필욘 없다. 국가별 특징을 파악하고 타깃층을 확실히 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뷰티플레이에서 겪은바, 중국 소비자는 고기능성을 요구하는 반면 일본 관광객은 독특하고 재미있는 제품을 찾는다. 유럽은 비건, 클린뷰티 제품을 선호하고, 미국은 개인화된 맞춤형 제품을 찾는 경향이 있다. 럭셔리만 찾을 것 같은 중동도 클린뷰티, 재활용, 리사이클링 패키지에 호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뷰티는 역동적인 산업이다. 시장 상황과 트렌드가 매일 움직인다. 비건이었다가 클린뷰티로 발전하고, 럭셔리가 떴다가 또 레트로가 치고 올라온다. 그만큼 공부가 필수이지만, 브랜드와 개인이 함께 성장하는 재미가 큰 분야다. K-뷰티 기업들도 이 물결에 올라타, 동반 성장하는 즐거움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녹록치 않은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도 종사자들의 노고로 성과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도 화장품 업계에 계신 많은 분들의 건강과 건승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올해 운영 계획은.

관광공사의 각 국 지사, 한국방문의해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연계해 K-뷰티 체험 부스를 만들고 이를 통해 다양한 기업을 소개할 예정이다. 3월 도쿄 행사부터 시작한다. 해외 뷰티 박람회, 전시회 등에 참여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지원하고 이들의 수출을 적극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뷰티플레이는 관광객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분야를 강조하고, 이에 따라 섹션을 나눠볼 생각이다. 지금까진 산업 특성상 스킨케어의 비중이 컸으나, 최근 메이크업 제품에 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어 색조 제품 전시를 확대할 계획이다. 명동점은 관광객들의 관심이 큰 쿠션, 메이크업 제품, 향수 기획 존을 만들고 있다. SNS 마케팅에 유리할 수 있게 고객 참여형 공간도 늘린다. 2D 드로잉 카페 콘셉트의 포토존을 만들고, 한국의 자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도 구성하고 있다. 홍대점은 3층에 비건·클린뷰티 존을 기획해 젊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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