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은 세균을 억제하는 방부제이자 용제(溶劑)로 다수의 화장품에 사용되고 있다. 더욱이 알코올은 항염증 작용을 나타내는 데다 악취를 제거하는 데도 효과적이어서 스킨케어에서부터 헤어케어 및 향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의 화장품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오가닉‧내추럴 원료가 사용된 화장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갈수록 고조됨에 따라 화장품기업들이 무알코올(alcohol-free) 화장품을 개발하기 위해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소재한 시장조사‧컨설팅기관 코히어런트 마켓 인사이트(Coherent Market Insight)는 이달들어 공개한 ‘용도별, 유통경로별, 지역별 무알코올 화장품시장: 2019~2027년 시장규모, 마켓셰어, 시장전망 및 기회분석’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까운 미래에 젊은층 세대를 중심으로 할랄 메이크업, 비건(vegan) 화장품 및 보태니컬(botanical) 화장품을 원하는 수요와 트렌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글로벌 무알코올 화장품 마켓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과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부쩍 높아진 현실이 무알코올 화장품을 원하는 수요를 크게 촉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이 각종 화장품에 빈도높게 사용되고 있는 알코올의 일종들인 이소프로필 알코올(isopropyl alcohol)과 페녹시에탄올(phenoxyethanol)이 성인들에게 피부자극과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난 데다 영‧유아들의 중추신경계에도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규명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뒤이어 보고서는 할랄 화장품이 최근들어 화장품업계에서 하나의 뚜렷한 트렌드를 형성하기에 이른 현실이 가까운 장래에 무알코올 화장품을 원하는 수요를 더욱 더 견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할랄 화장품’이라는 용어 자체가 일체의 동물 추출물 뿐 아니라 알코올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은 화장품을 지칭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바꿔 말하면 화장품기업들이 세계 각국에서 무슬림 소비자들을 겨냥한 새로운 할랄 화장품을 개발해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고, 이 같은 추세는 자연스럽게 무알코올 화장품의 매출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지역별로 볼 때 아시아‧태평양시장이 글로벌 무알코올 화장품 마켓에서 오는 2027년까지 가장 발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다수의 무슬림이 아시아‧태평양 각국에서 살고 있는 현실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건강 친화적이고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은(chemical-free)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제품들을 원하는 수요가 날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와 함께 소매유통 채널의 강화, 라이프스타일 변화, 젊은층 인구의 확대, 직장여성 수의 증가 및 남성용 화장품 수요 고조 등의 요인들도 아시아‧태평양지역 무알코올 화장품 마켓이 볼륨을 키워 나가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다만 보고서는 이처럼 무알코올 화장품을 원하는 수요가 확대되면서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기에 이르는 가운데서도 세계 각국에서 상당수의 소비자들이 여전히 무알코올 화장품의 유익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시장이 확대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 보고서는 향수, 스킨케어 및 헤어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제품들이 활발하게 발매되어 나오면서 무알코올 화장품에 대한 인식도가 부쩍 높아지게 될 것으로 낙관했다. 글로벌 무알코올 화장품 마켓의 주요 기업들도 시장에서 자사의 존재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수‧합병(M&A)을 비롯해 다양한 전략으로 사세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구체적인 예로 보고서는 지난 2019년 8월 일본 시세이도가 미국 스킨케어 기업 ‘드렁크 엘리펀트’(Drunk Elephant)를 인수한 케이스를 상기시켰다. 알딸딸해지지 않는 무알코올 화장품이 흔들리지 않고 거침없는 질주로 글로벌 화장품시장에서 존재감을 알코올 돗수 올리듯 끌어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