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온라인시장에서 '샘플 화장품' 뜬다 미니 화장품 선호하는 현지 수요잡는 마케팅 필요
이충욱 기자 | culee@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1-09-15 06:00 수정 2021-09-15 06:00


베트남 골목에선 샘플 형태의 샴푸를 걸어두고 판매하는 잡화점을 쉽게 볼 수 있다. 코트라 호치민무역관은 샴푸, 바디워시, 세탁세제, 섬유 유연제 등 다양한 제품들이 이러한 샘플형태로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사정이 이렇다 보니 베트남 사람들에게 샘플 형태 제품은 익숙하다. 특히 베트남 인터넷 쇼핑몰에서 '샘플 화장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샘플 경제, 소량 경제를 활용한다면 베트남 화장품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온라인 쇼핑몰 쇼피에서 화장품 샘플(Mỹ phẩm sample)을 검색하면 샘플 판매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인기 화장품의 경우 한달 샘플 판매 건수가 수천개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베트남 소비자들이 샘플 형태 제품을 구매하는 주요 원인으론 낮은 임금이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도시지역 평균임금은 183달러(419만동)로 조사됐다. 부족한 구매력으로 베트남 소비자는 가성비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같은 용량을 구입할 때 원 제품을 구입하는 것 보다 샘플 제품을 여러 개 사는 것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인기 제품 중 하나인 이니스프리 그린티 씨드 크림 50mL의 경우 한국 쇼핑몰 가격은 1만 2500원이지만 1ml 4000동 짜리 샘플을 50개 구매할 경우 20만동(1만 3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아울러 온라인 쇼핑몰에서 샘플 제품을 구입할 때 하나의 제품을 원 제품 용량만큼 사는 것 아니라 더 적은 양을 구매하고, 미백라인 기초라인 등 자신이 원하는 목적에 맞춰 여러 제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이러한 소비 패턴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샘플을 세트 상품으로 구성해 판매하기도 한다.

샘플판매 법적문제는? '노(NO)'

베트남에서 샘플 판매에 대한 법적 규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지난해 10월 15일부터 발효한 시행령 Decree 98/2020/ND-CP에 따라 보따리상에 의해 정식 수입 서류 없이 베트남에서 판매되는 화장품 또한 밀수품으로 구분된다.

밀수품 거래 시 개인은 벌금 최대 5000만 동(2160 달러), 단체 및 조직은 최대 1억 동(432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특히, 해당 법령은 식품·식품 첨가물·방부제·의료 장비 등에는 개인 1억 동, 단체 및 조직은 2억 동(8641달러)으로 2배의 벌금이 부과된다.

보따리상을 통해 들어오던 샘플 유통이 불법이 됐다. 그러나 단속 등 실효성 있는 후속조치가 없어 아직까진 과거와 비교해 유통에 큰 차이가 없다.

이제는 베트남인의 구매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우리 기업들에 필요한 시점이다. 베트남 화장품 시장 점유율 상위 10% 기업을 살펴보면 상위 3개 기업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 퍼시픽의 점유율은 몇 년간 큰 변화 없이 일정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유율 변화는 다른 기업들이 성장해 점유율을 가져가는 동안 한국 기업들은 성장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체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호치민무역관은 샘플 판매는 직접 사용해보고 구매하는 것을 좋아하는 베트남 소비자 니즈와 제품 품질에 대한 우려를 해결하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샘플을 구매해 사용해 본 후 제품 품질에 대한 우려를 없애면 원 제품 구매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단 주장이다. 베트남에서 샘플 크기 제품은 이미 생활에 널리 퍼져있다. 정식 판매처를 통한 샘플 제품 유통은 소비자들에게 K뷰티에 대해 더 긍정적인 경험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급화 전략을 취하는 일부 화장품 브랜드의 경우, 샘플 판매가 브랜드 이미지 손상이나 소모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이미 베트남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의 고급 화장품도 쇼피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기존에 쇼피 등 판매처에서 제품 구매 시 샘플을 증정하는 형태의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어 추가적인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지긴 어렵다. 

2012년 한국에서 한때 유행하다 샘플 판매에 대한 법적 규제로 인해 시들해진 화장품 구독 서비스는, 전 세계적 흐름에 맞춰 다시 한번 유행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국내서는 미미박스가 진화된 2세대 뷰티 구독서비스로 돌아왔다. 작은 용량 제품을 선호해 잦은 구매빈도를 보이는 베트남 화장품 시장에선 이런 구독경제가 적합한 마케팅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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