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화장품 산업에서 존재감 드러내는 '버섯' 비건 가죽, 친환경 포장재 등 넓은 활용범위로 산업계서 각광
김민혜 기자 | minyang@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1-04-20 06:00 수정 2021-04-20 10:00
명품가방의 대명사 '에르메스'가 올 하반기 버섯 가죽으로 만든 가방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발표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버섯 균사체를 활용해 가죽과 비슷한 특성을 띄도록 만드는 기술을 통해 구현되는 버섯 가죽 가방은 약 600만 원 대에 판매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가죽은 당연히 동물로부터 얻는 것으로 여겨져왔지만 과정의 잔인성과 사육 과정에서의 환경오염은 꾸준히 지적받아오던 부분이다. 이를 대체하는 석유계 화합물인 인조가죽 또한 환경적 측면에서는 처리가 골치였다.

이에 많은 글로벌 패션 업체들이 사과, 선인장, 파인애플 등 식물을 주요 원료로 하는 에코 가죽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에르메스처럼 버섯 가죽을 활용해 의류를 제작한 스텔라 매카트니를 비롯해 아디다스, H&M, 타미힐피거 등이 에코 가죽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영국 MMC의 버섯 유래 생분해성 포장 (사진:MMC 홈페이지 캡쳐)



친환경·비건 열풍은 화장품 업계에서도 불고 있다. 가장 가시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화장품의 포장과 관련된 부분이다.

버섯은 친환경 포장 소재로도 가장 각광받고 있는 원료 중 하나다. 영국 MMC(The Magical Mushroom Company)는 지난달 플라스틱 대체재로 사용할 수 있는 버섯 유래 생분해성 포장의 대규모 생산·출시를 발표했다.

기존의 폴리스티렌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버섯 유래 포장은 비용 또한 폴리스티렌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돼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버섯 유래 포장은 미국 Ecovative Design LLC에서 특허를 보유한 균사체 복합 기술을 통해 제조된다. 대마·홉·옥수수·목재 등 농산물의 후처리 폐기물을 버섯의 뿌리 계통인 균사체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만드는데, 재료는 살아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포장 디자인의 3D 몰드에 넣으면 몰드 모양대로 성장한다. 이후 베이킹을 통해 재료를 경화시키면 형태가 완성된다. 디자인에서 프로토타입까지 전체 프로세스에는 14일이 소요된다.

MMC는 이 기술의 EU와 영국, 아일랜드 독점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해 8월 Surrey Esher 첫 번째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영국에 두 번째 공장을 열어 연간 300만 개 이상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독일 공장은 내년 중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불가리아와 이탈리아에도 공장이 개설된다. 다수의 외신은 시설이 완비되면 EU에 연간 총 600만 개 이상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MMC는 버섯 포장이 가정에서 100% 생분해되며, 40일 이내에 토양에서 분해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물에서는 180일 만에 완전히 분해되므로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수준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버섯 성분을 활용한 마스크시트 (사진:Ecovative Design  홈페이지 캡쳐)


현재도 일부 화장품 및 조리기구 생산 브랜드가 버섯 소재 포장재를 제품 포장에 활용하고 있다. 뷰티 업계 중에서는 Lush, 더바디샵이 대표적이다.

버섯 균사체 등 친환경 원료의 활용 범위 역시 확대되는 중이다. Ecovative Design은 균사체를 이용한 드라이 시트 마스크, 메이크업 스펀지, 아이 마스크 등을 개발해냈다. 일회용으로 쓰이던 플라스틱 제품을 대체하기 위함이다.

국내에서도 일부 기업이 버섯, 한지 등을 이용한 친환경 대체재에 대한 연구에 뛰어들었다. 친환경·지속가능발전이 세계적 목표로 자리 잡은 만큼 환경을 위한 발상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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