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00
 
Home   >   뉴스   >   전체

‘불합격’ 많은 MZ세대를 위한 뷰티 마케팅

혐오·차별 등 공감력 없는 내용 배제해야

입력시간 : 2020-06-19 05:17       최종수정: 2020-06-19 10:01
  • 트위터
  • 페이스북
확대 축소 프린트 메일보내기 스크랩
휴대폰3.jpg

지난해 8월, 가구업체 A사의 홍보영상이 도마에 올랐다. 이 영상은 가구에 ‘실례’를 하는 강아지를 보며 “이번 복날에는 삼계탕으로 끝내지 않겠다”며 포크를 꼭 쥐는 주인의 모습을 담았다. 동물학대를 유발한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지난 5월에는 전자제품 제조사 B사가 뭇매를 맞았다. B사 폴란드 법인이 자사의 신제품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불법촬영을 해도 들키지 않는다는 내용의 홍보 영상을 올린 것이다. 여성혐오 범죄를 부추긴다는 비판과 함께 신제품을 기대하던 여론은 삽시간에 싸늘해졌다. 

이 두 가지 사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MZ세대가 중심에 있다는 점이다. 

뛰어난 공감능력과 행동력

MZ세대는 타인에게 쉽게 이입하고 공감한다. 특히 여성, 아동, 장애인, 동물 등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의 권리에 민감한 모습을 보인다. 광고 제작사가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를 찾아내며 비판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최근만이 아니라 예전에 저지른 잘못도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 몇 년이 지난 뒤에도 “이 업체, 전에 이런 광고 했었네”라며 다시 꺼내든다. 

광고에 등장하는 콘텐츠, 모델, 크리에이터에도 민감하다. 어떤 밈(meme·유행하는 메시지를 담은 사진이나 동영상)이 유명하다고 해서 덥석 가져다 썼다가는 큰일이 날 수 있다. 그 밈이 혐오, 차별에서 유래했거나 저작권을 위배했다면 바로 폭탄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모델이나 크리에이터를 고를 때도 일명 ‘병크(문제적 발언이나 행동)’가 없는지 신중해야 한다.

MZ세대는 문제를 발견했을 때 공감하는 것에서 끝내지 않는다. 공유와 토론을 통해 빠르게 확산시키는 것은 물론 해당 업체에 직접 클레임을 넣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불매를 권유하거나 문제가 있는 줄 알면서 제품을 계속 구매하는 지인과 거리를 두는 경우도 많다. 

일본군 위안부를 조롱하는 내용의 유니클로 광고에 맞서 ‘유니클로 불매’를 주도한 것도 MZ세대였다. 

키보드.jpg

브랜드 이미지를 삽니다

전문가들은 “MZ세대는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의 이미지를 산다”고 말한다. 그 브랜드가 어떤 제품을 판매하느냐가 아닌 어떤 목표와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인지를 본다는 뜻이다.

이미지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흥미를 유발하는 광고만으로는 부족하다. 광고는 MZ세대의 공감을 살 수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하며 그렇지 못하다면 적어도 그들이 불편해하는 내용을 배제해야 한다. 

배제 기준은 아주 섬세하고 예민해야 한다. 기성세대의 눈으로 봤을 때는 ‘문제없음’이 MZ세대에게는 ‘불합격’일 수 있다. 광고 담당자는 광고의 효율성을 숫자로 분석하는 것을 넘어 혐오, 차별,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내용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반대로 MZ세대를 배려한 광고는 단번에 화제가 될 수 있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는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을 지원했던 기업 목록이 ‘짤방’으로 만들어져 돌아다녔다. 짤방을 본 MZ세대들은 “덕분에 몰랐던 좋은 기업을 알게 됐다”, “앞으로 이 기업들 제품을 써야겠다”며 환영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어떤 기업이 언제 어떤 목소리를 내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꽃과 화장품.jpg

‘가치’가 녹아든 뷰티 마케팅

뷰티업계는 어떨까.

지난 2010년, 글로벌 색조브랜드 맥(MAC)은 멕시코 시우다드후아레즈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제품을 출시하려 한 적이 있다. 260여 명의 여성이 무참히 살해당한 사건으로 맥은 시체를 연상시키는 메이크업과 ‘창백한 피부(pale flesh)’ 등 사건과 연관된 제품명을 광고했다. 

맥의 광고는 “피해자들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상품화까지 한 비도덕적인 행위”라는 격렬한 비판을 받았고 결국 제품 출시는 무산됐다. 

맥 코리아는 여성혐오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방송인을 모델로 쓰려다 반발을 사기도 했다.

미미박스는 색조제품 광고문구가 문제시 됐다. “남자친구에게 사 달라고 졸라보라”는 등 여성을 수동적이고 외모에만 집착하는 존재로 왜곡시켰다는 것이다. MZ세대의 비판을 피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다. 

뷰티업계는 평등을 논하기에 좋은 분야다. 성별, 나이, 빈부격차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는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욕구가 있고 그럴 기회는 똑같이 주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MZ세대는 이 아름다움의 기준을 바꾸려 하고 있다. MZ세대가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제품, 여성인권운동에 투자하는 브랜드의 제품, 사회 환원에 적극적인 브랜드의 제품을 일부러 찾아 쓰는 것은 아름다움의 기준을 외면이 아닌 내면으로 돌리기 위해서다.

그런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자신의 가치관을 관철시키려는 니즈이며, 화장품 하나도 대충 쓰지 않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화장품을 바르면 보기에 좋아진다는 단순한 광고의 시대는 끝났다. MZ세대의 니즈가 확실한 지금, 뷰티업계의 광고는 색깔 하나, 글자 하나, 사진 한 장에도 MZ세대가 유의미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투영할 수 있어야 한다. 
 
뷰티누리의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트위터
  • 페이스북
확대 축소 프린트 메일보내기 스크랩
독자 의견남기기

독자의견쓰기   운영원칙보기

(0/500자)

리플달기

댓글   숨기기

독자의견(댓글)을 달아주세요.
홈으로   |   이전페이지   |   맨위로
  • 인터뷰
  • 사람들
  • 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