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미용실에서 ‘팁’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카드 사용문화 확산..현금 아닌 팁은 골칫거리일 뿐
이덕규 기자 | abcd@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19-05-29 13:54 수정 2019-05-31 11:19
hair_washing.png

국내에서는 대체로 남의 나라 얘기일 뿐으로 치부되지만, 서구 각국에는 팁(tip) 문화가 존재한다.

이와 관련, 영국 미용사협회(NHF) 및 이용사협회(NBF)가 총 400명에 가까운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후 23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가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절대 다수가 팁을 받을 때 현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하지만 이 같은 현금 선호경향에도 불구, 요금을 카드로 결제하는 고객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미용실 점주(店主)들은 팁을 카드로 받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현금으로 팁을 남기는 고객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되게 했다. 미용실 점주 4명당 1명 꼴로 고객들이 이미 요금을 충분하게 지불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기 때문.

게다가 응답자들은 고객들이 임금이나 수당으로 인상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미용실 측이 서비스료를 올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팁이 구닥다리 문화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들은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46%의 응답자들은 고객들이 좋은 서비스를 받았을 때 고마움을 느끼고 있고, 팁 제공을 통해 그 같은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불구, 49%의 응답자들은 요즘들어 고객들이 카드로 요금을 지불하고 있고, 팁을 주기 위해 별도로 현금을 소지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미용실이 카드로 받는 팁을 꺼리고 있는 현실과 엇박자가 눈에 띄는 대목이다.

미용실 측 입장에서는 카드로 팁을 받았을 경우 아무래도 납부해야 할 세금 부분을 분류해야 하기 때문에 계산이 복잡해진다는 이유에서 카드로 받는 팁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응답자들은 고객이 팁을 주고 싶다는 의향을 표시할 경우 서비스를 제공한 헤어스타일리스트 또는 테라피스트에게 직접 현금으로 팁을 주도록 조언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렇게 해야 팁 뿐 아니라 팁에 부과되는 세금납부 부문이 미용실 측 부담이 아니라 오롯이 서비스를 제공한 개별 헤어스타일리스트 또는 테라피스트의 몫이 되기 때문.

그런데 응답자들에 따르면 일부 미용실은 고객이 교환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바꿔줄 잔돈이 모자라는 상황에 자주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이유로 응답자들은 팁이 현금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직원들에게 명확하고 투명하게 지불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이용사협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영국 미용사협회의 힐러리 홀 회장은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의 주선으로 최근 마련된 라운드 테이블 미팅에서 런던에 소재한 ‘마틴 맥시 헤어’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마틴 맥시 점주와 만나 머리를 맞댔다.

이날 두 사람은 팁이 100% 미용실에 고용된 직원들에게 전달되고, 별도의 공제혜택 등이 주어지지 않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하는데 참고가 될 만한 의견을 집약하기 위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힐러리 홀 회장은 “어떤 새로운 내용의 법이든 소상공인들에게 친화적인 내용으로 제정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마틴 맥시 점주는 “우리 미용실의 경우 더 이상 팁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몇 주 동안 계산대에서 현금이 자취를 감춘 가운데 고객들이 예외없이 카드로 요금을 지불했을 정도라는 것.

마틴 맥시 점주는 “카드로 팁을 받았을 경우 세금분을 분류해야 하는 데다 카드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한다”며 “100파운드당 3파운드에 불과해 얼핏 미미해 보이지만, 결국 최대 5% 정도의 부담을 추가로 떠안아야 하는 셈이어서 소상공인들에게는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카드로 주겠다는 팁!

받자니 그렇고, 안 받자니 또 그렇고..
뷰티누리의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전체댓글 0개
    독자의견(댓글)을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