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균비누 효용성 논란 한해 매출액 4억달러 '빅 비즈니스' 발돋움
이덕규 기자 | abcd@yakup.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1999-10-18 11:26 수정 1999-10-18 11:26
항균비누는 포도상구균(staph)이나 대장균, 살모넬라 등 불결한 세균들에 대한 살균작용으로 폭넓은 인기를 끌어 모으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4억달러치가 팔려나갔을 정도여서 명실공히 '빅 비즈니스'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다음은 미국의 뉴스전문채널 CNN이 최근 보도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잡화상에 진열되어 있는 비누들 가운데 절반에는 항균제품이라는 라벨이 부착되어 있다.

항균성분은 치약이나 섬유세정제, 양탄자, 부척 카운터, 장난감 용기 등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아직도 일반비누로 손을 씻는 것이 청결을 유지하고 질병의 확산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심지어 일부 항균제품들의 경우 오히려 박테리아 내성 균주를 증식시킬 가능성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시해 왔는데, 이는 실제로 터프대 연구팀이 지난해 발표한 연구논문을 통해 일부나마 사실로 입증됐었다.

밴더빌트대 의대 예방의학과장 윌리암 샤프너 교수는 {중요한 것은 손을 잘 씻는다는 것 자체에 있는 것이지, 무엇을 사용하여 손을 씻었는가는 중요성이 한결 덜하다}고 말했다.

미국 비누·합성세제협회에 따르면 항균비누로 알려진 제품들은 1920년대부터 발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바社에서 항균제품담당 부회장으로 재직중인 키쓰 호스테틀러는 {비누제조업계에서 '항균'이라는 말이 전문용어(buzzword)로 자리잡은 것은 최근의 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시바社는 지난 1965년부터 멸균 및 박테리아 증식억제 효능을 지닌 비누 '트리클로산'(Triclosan)을 제조해 오고 있다.

오늘날에는 다이알, 콜게이트-파모리브, 배쓰 앤드 보디 웍스 등이 앞다퉈 항균비누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호스테틀러는 {시바社의 경우 냄새를 유발하는 박테리아를 제거하기 위해 세탁용 세제에 처음 '트리클로산'을 사용했었다}고 회고했다.

70년대에 들어서는 '아이리쉬 스프링'(Irish Spring)이나 '라이프 보이'(Life Buoy) 등 항균비누들이 미국시장에 속속 발매됐는데, 이들 제품들은 대부분 항균제품이라는 라벨을 표기하지는 않았었다.

다이알社의 대변인 낸시 스턴은 {항균제품임을 라벨에 밝힌 제품으로 최초의 액제 항균비누로 꼽히는 '리퀴드 다이알'(Liquid Dial)이 선을 보인 것은 1986년이었다}고 밝혔다.

비누·합성세제협회 대변인 쟈넷 도노휴는 {다이알은 90년대 초부터 자사비누에 항균라벨을 부착하고 있으나, 1972년경부터 사용해온 비누 겉포장은 변화시키지 않았다}고 밝히고 {다른 기업들은 3~4년 전부터 항균비누를 본격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사람들이 여행을 자주 하게 되고, 대중교통기관을 이용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탁아시설을 이용하는 어린이들이 늘어나고, 환자들의 입원일수가 줄어들면서 항균제품들은 갈수록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항균제품 제조업체들은 관련제품들이 사용 후 6시간 동안 멸균 및 박테리아 증식억제 효과가 지속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노스 캐롤라이나대 약대 랄프 라슈 부교수는 {피부에는 수많은 박테리아들이 기생하고 있는 만큼 어떤 항균제품으로도 손에 묻어있는 모든 세균들을 박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미국의사협회는 항균비누 사용에 대해 지지하지도, 비난하지도 않는 중립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비누와 물로 손을 충분히 씻는 것이 질병의 확산을 막는데 효과적이라는 점은 인정하고 있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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