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주 일제히 하락 …트럼프 관세 폭탄 못 피해 코스메카코리아 전일비 13.2% ↓ …아모레·LG생건도
박수연 기자 | waterkite@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5-04-08 06:00 수정 2025-04-08 06:00

트럼프 관세폭탄에 화장품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7일 ‘트럼프 관세’ 충격 속에 미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 증시가 폭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도 동반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7.22포인트(p)(5.57%) 급락한 2,328.20에 장을 마감했다. 하락률과 하락폭 모두 지난해 8월 5일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수준이다. 장중 최저치는 2,327.01로, 이는 2023년 11월 1일(2,288.64)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낮다.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869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고, 68개 종목만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36.09p(5.25%) 내린 651.30에 마감하며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선 1496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고, 190개 종목만 상승했다.

오는 6월3일 조기대선이 잠점 결정됐다는 소식에 일부 정치 인맥 관련 주 및 대선 정책주가 급등세를 보였다. 또 에이비엘바이오가 영국 GSK와 총 4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체결을 했다는 호재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화장품주는 대부분 폭락, 예외를 찾기 어려웠다. 

이날 종가 기준(이하 동일) ODM사 코스메카코리아는 4만2360원으로 전일 대비 13.2%나 빠졌다. ODM사의 맏형들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콜마는 5.8% 하락한 16만1300원, 코스맥스는 5.3% 빠진 16만1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ODM사들은 미국 현지에 공장을 활용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고 인기 브랜드 협업 등으로 현지 수요 대응에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현재 한국콜마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1공장에서 연간 약 1억8000만개의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다. 콜마는 상반기에 2공장이 완공되면 북미법인 생산능력이 3억개로 기존 대비 66% 늘어난다.  미국 2공장에선 기초화장품과 자외선차단제가 주로 생산할 예정이다.  

코스맥스도 미국 뉴저지에 생산공장을 보유, 연간 약 1억3000만개의 화장품을 현지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일반의약품(OTC) 생산에 대한 적합 승인을 받아 자외선 차단제 생산 확대에 나섰다.

K-뷰티의 양대산맥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하락 대열에 동참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0만3300원으로 마감해 6.3% 하락했다. LG생활건강은 3.7% 하락한 30만4000원을 기록, 비교적 선방했다. 

지난 4일만 해도 국내외 소비회복 기대에 두 기업의 주가는 상승마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일 대비 2700원(2.51%) 오른 11만300원, LG생활건강은 전일 대비 4500원(1.45%) 오른 31만 60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었다.  

매각설이 나온 애경산업은 주요 기업 중 제일 큰폭으로 하락했다. 11.6% 빠진 1만3350원을 기록했다.

미국 수출에 첨병역할을 해온 글로벌 유통사 실리콘투도 비켜가지 못했다. 6.5% 하락한 2만6450원으로 마감했다. 하나증권은 장 시작 전 “유럽과 중동 등지로의 수요 확산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성장 동력의 전환에 따른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하고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만원을 유지했으나 큰 폭으로 하락, 예상을 빗나갔다.

기업공개(IPO) 공모를 앞둔 달바 글로벌도 곤혹스러워졌다.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큰 만큼 관세 영향을 직접 받기 때문이다. 화장품신문이 금융감독원 공시 2025년 3월 사업보고서(연결기준)를 분석한 결과, 지난 한해 매출 3091억 가운데 45.6%인 1410억원을 해외에서 거둬 들이고 있다.  

K-뷰티의 1분기 수출은 26억 달러로 역대 1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 100억 달러 돌파를 달성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기록을 기대할 정도로 쾌조의 스타트였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이미 예고됐지만 브랜드들은  “K-뷰티 제품들이 이제는 '가성비'보다는 '좋은 성분'과 '품질력'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트럼프 관세’를 넘어설만한 장벽으로 보기도 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선 이 같은 낙관적인 예측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7일 주가 하락은  시작일지도 모른다”면서 “상호관세가 부과된 뒤 소비자의 반응에 따라 끝없는 추락이 이어질 수도 있고,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더욱 두렵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한국산 수입 전 제품에 대해 25%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기본 10% 관세는 지난 5일부터 적용됐으며 국가별 추가 관세는 오는 9일부터 부과될 예정이다. 그동안 한미FTA(자유무역협정)로 무관세였던 화장품의 관세가 35%까지 치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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