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최악' 中 뷰티시장, 로컬·글로벌 브랜드 모두 울상 불경기·치솟는 마케팅 비용… 상하이자화 등 일부 기업은 '적자' 기록
김민혜 기자 | minyang@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11-08 06:00 수정 2024-11-10 23:59

중국에서 뷰티 기업들이 일제히 고전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은 물론 로컬 기업들 역시 수익구조 악화를 경험 중이다. 불경기가 이어지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쉽게 열지 않는 데다  온라인 중심의 판매 구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3분기 다수의 중국의 화장품 기업들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프로야(Proya)도 순이익이 급락하고 있으며, 상하이자화(上海家化)와 베이타이니(贝泰妮)는 적자를 냈다.

차이나비즈니스데일리(CBD)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주요 뷰티 기업 중 올해 3분기에 유의미한 매출 성장을 기록한 곳은 프로야와 마루비(丸美) 두 곳뿐이다. 이 두 기업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이 기업들도 매출과 순이익이 빠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전망이 밝지는 못하다. 프로야의 전월 대비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30.32%, 25.4% 감소했다.

중국의 대표적 코스메슈티컬 기업들인 물양주식(水羊股份), 화시바이오(华熙生物)는 적자는 면했지만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떨어지는 '이중 하락'을 경험했다. 이 기업들이 공개한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화시바이오는 올해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8.21% 감소한 38억7500만 위안의 매출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3억 6200만 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29.62% 감소했다. 화시바이오 측은 성장률 감소에 스킨케어 부문의 부진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물양주식은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이 9.84%, 순이익은 47.6% 감소했다. 업계의 전반적인 실적 부진과, 고급형 제품으로의 전환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상하이자화는 약 7530만 위안, 베이타이니는 약 6900만 위안의 손실을 입었다. 베이타이니는 상장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으며, 순이익 감소는 전년 동기 대비 153.41%에 이른다.  

글로벌 브랜드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에스티로더는 중국 본토 시장 부진으로 전년 대비 4% 감소한 33억 6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로레알은 유럽 시장에서의 선전으로 전반적으로는 전년 대비 2.8% 상승한 102억 8490만 유로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중국 매출 감소로 동북아 시장 매출은 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럭셔리 상품 부문에선 10% 중반대 매출 감소가 발생했다.

CBD는 다수의 뷰티 기업이 온라인 프로모션으로 인한 비용 지출이 늘고 있음을 토로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 대부분 브랜드가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치솟는 마케팅 비용에 수익 구조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올해 광군제 사전 행사에서도 리자치(李佳琦) 등 유명 왕훙(網紅)들이 전면에 나서 프로모션을 이끌어가고 있다. 한 중국 로컬 뷰티 브랜드 관계자는 신문에 "왕훙들은 대부분 '최저가'나 '할인' 등을 내세워 고객을 유치한다"며 "남는 게 없으니 제품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 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자금 여력이 있는 상하이자화, 베이타이니 등의 기업은 장기적인 브랜드 구축을 위해 기술 개발, 자체 플랫폼 강화, 고급 브랜드 인수 등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온라인에서 최저가 경쟁을 하면서 브랜드가 고급 노선을 취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국가통계국의 화장품 소매 판매 데이터에서도 알 수 있듯 중국의 화장품 시장은 수 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브랜드들이 고급화 전략을 발판으로 침체된 분위기기를 벗어나려 하고 있으나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한 유통 전문가는 "다수의 소비자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선 고급 제품 수요가 늘기 쉽지 않다"며 "경기 흐름 자체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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