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지난 5일(현지시간) 당선됐다. 그는 자국 산업 보호를 강조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미국 수출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는 국내 뷰티 업계는 트럼프 집권으로 불거질 ‘폭탄 관세’ 등 정책변화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 트럼프는 후보 시절 수입품에 대한 10% 보편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4월 발간한 '2024 미국 대선: 트럼프 관세정책의 배경과 영향' 보고서에서 보편관세 10%를 적용할 경우 연간수출액이 약 152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이치24시코리아 손성민 대표는 "1기 트럼프 정부의 경우 방위비 등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이슈 위주로 압박이 있었기 때문에 화장품 업계는 크게 영향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10% 관세가 실제로 부과된다면 뷰티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고 11일 말했다. 현재 한국 화장품의 미국 수출 상승세를 이끄는 주역은 인디 브랜드다. 규모가 크지 않고, 중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가 많기 때문에 관세로 인한 업체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효능 좋은 화장품'으로 인식된 한국 화장품 특성상 가격 인상은 어렵기 때문에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쉽지 않다. 미국으로 스킨케어 제품을 수출 중인 한 브랜드의 대표는 "지금 미국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화장품은 대부분 20달러 이하"라면서 "한국 화장품 대부분이 가성비를 내세우고 있어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K-뷰티가 인기를 끌고 있고, 한국 화장품 수출이 매월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이 무역 제재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과거 미국이 대(對)한국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지거나 자국 산업 보호 여론이 고조될 때 각종 무역 제재를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손 대표는 "아직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비중이 1%가 안 되기 때문에, 당장 적극적 제재 대상이 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K-뷰티 인기 상승으로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면 관세 이상의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트럼프의 자국산업 보호 기조가 주로 제조업계를 겨냥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국내 대형 기업들의 미국 업체 인수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화장품 기업에서 미국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는 “지금도 국내 대형 기업 및 제조사들은 미국 중소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직접 진출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려는 곳이 많다”면서 "미국 내 공장을 강요하는 트럼프 정부가 다시 들어선다면 그 기조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손 대표는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화장품 현대화법(MoCRA)에 대해선 "화장품은 FDA(미국 식품의약국) 내에서도 주요 산업이 아니고, 미국 기업들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트럼프의 기조에 따라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수출수입 절차와 통관을 강화함으로써 간접적인 영향은 있을 것으로 손 대표는 예측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24 미국 선거와 통상환경 전망'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미국 중심주의 흐름이 더욱 강해지고, 다양한 관세 조치와 바이든 정부의 주요 정책 무력화 시도로 상당한 혼선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對)중국 견제 강화로 우리 수출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조하는 미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한국기업 투자가 기여하는 부분도 있어 냉철하게 실익을 따져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국내 기업들은 트럼프 정부의 자국산업 보호주의로 인해 빚어질 파장에 대비해야 할 때다. K-뷰티의 올해 상반기 중국 수출액은 12억1000만 달러(한화 약 1조7000억원)로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14.1% 감소했다. 반면 미국 수출액은 무려 61.1% 증가한 8억7000만 달러(한화 약 1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움츠러드는 중국 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른 미국 시장에서마저 K-뷰티 입지가 좁아진다면 2025년의 수출 규모는 하향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에 기대는 마케팅에서 벗어나 고품질의 프리미엄 존으로 이동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지난 5일(현지시간) 당선됐다. 그는 자국 산업 보호를 강조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미국 수출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는 국내 뷰티 업계는 트럼프 집권으로 불거질 ‘폭탄 관세’ 등 정책변화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
트럼프는 후보 시절 수입품에 대한 10% 보편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4월 발간한 '2024 미국 대선: 트럼프 관세정책의 배경과 영향' 보고서에서 보편관세 10%를 적용할 경우 연간수출액이 약 152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이치24시코리아 손성민 대표는 "1기 트럼프 정부의 경우 방위비 등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이슈 위주로 압박이 있었기 때문에 화장품 업계는 크게 영향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10% 관세가 실제로 부과된다면 뷰티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고 11일 말했다.
현재 한국 화장품의 미국 수출 상승세를 이끄는 주역은 인디 브랜드다. 규모가 크지 않고, 중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가 많기 때문에 관세로 인한 업체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효능 좋은 화장품'으로 인식된 한국 화장품 특성상 가격 인상은 어렵기 때문에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쉽지 않다.
미국으로 스킨케어 제품을 수출 중인 한 브랜드의 대표는 "지금 미국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화장품은 대부분 20달러 이하"라면서 "한국 화장품 대부분이 가성비를 내세우고 있어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K-뷰티가 인기를 끌고 있고, 한국 화장품 수출이 매월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이 무역 제재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과거 미국이 대(對)한국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지거나 자국 산업 보호 여론이 고조될 때 각종 무역 제재를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손 대표는 "아직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비중이 1%가 안 되기 때문에, 당장 적극적 제재 대상이 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K-뷰티 인기 상승으로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면 관세 이상의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트럼프의 자국산업 보호 기조가 주로 제조업계를 겨냥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국내 대형 기업들의 미국 업체 인수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화장품 기업에서 미국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는 “지금도 국내 대형 기업 및 제조사들은 미국 중소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직접 진출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려는 곳이 많다”면서 "미국 내 공장을 강요하는 트럼프 정부가 다시 들어선다면 그 기조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손 대표는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화장품 현대화법(MoCRA)에 대해선 "화장품은 FDA(미국 식품의약국) 내에서도 주요 산업이 아니고, 미국 기업들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트럼프의 기조에 따라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수출수입 절차와 통관을 강화함으로써 간접적인 영향은 있을 것으로 손 대표는 예측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24 미국 선거와 통상환경 전망'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미국 중심주의 흐름이 더욱 강해지고, 다양한 관세 조치와 바이든 정부의 주요 정책 무력화 시도로 상당한 혼선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對)중국 견제 강화로 우리 수출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조하는 미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한국기업 투자가 기여하는 부분도 있어 냉철하게 실익을 따져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국내 기업들은 트럼프 정부의 자국산업 보호주의로 인해 빚어질 파장에 대비해야 할 때다.
K-뷰티의 올해 상반기 중국 수출액은 12억1000만 달러(한화 약 1조7000억원)로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14.1% 감소했다. 반면 미국 수출액은 무려 61.1% 증가한 8억7000만 달러(한화 약 1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움츠러드는 중국 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른 미국 시장에서마저 K-뷰티 입지가 좁아진다면 2025년의 수출 규모는 하향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에 기대는 마케팅에서 벗어나 고품질의 프리미엄 존으로 이동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