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서 지난 2~5일 열린 '2024 코스모뷰티 말레이시아'에서도 K-뷰티는 빛났다. 코스모뷰티 말레이시아 주최측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은 이미 한국 화장품에 열광하고 있다. K-컬쳐 영향으로 영화, 드라마 등에 등장하고 한국 연예인들이 바르는 화장품들이 말레이시아 백화점, 일반 마켓, 약국 등에서 잘 팔리고 있고, 각 채널에선 한국 화장품의 입점을 희망하고 있는 상태다. 주최측 대행사인 인포마 마켓(Informa Markets)의 켈리 임(Kelie Lim) 디렉터는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은 성분과 효능을 가장 중시하는 성향이 있다"면서 "한국 화장품들이 성분 안전성과 트렌디함을 갖추고 있고, 아시아인 피부에 잘 맞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전시회에서도 관람객들은 특이한 성분이나 제형, 효능을 자랑하는 업체의 부스에 몰려 들었다. 한국관에서도 개성 있는 효능 성분을 강조하는 부스들이 관심을 끌었다. 스톨존바이오(Sturgeon Bio)는 부스 한 면에 철갑상어의 모식도를 크게 붙여 놓고, 회사가 철갑상어를 기반으로 하는 소재를 자사 제품에 활용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자체 양식한 철갑상어의 모든 부분을 화장품은 물론 식품, 제약에까지 쓰고 있다는 스툴존바이오는 현재 미국 FDA로부터 철갑상어 소재 효능 원료의 의약품 허가를 신청,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전시장에서 지난 4일 만난 이용광 대표는 ”철갑상어 원료는 피부 진정과 회복은 물론 탈모 치료에까지 효능이 있다"면서 "자체양식한 철갑상어 원료를 활용해 화장품, 식품 등을 만들고 있고, OEM·ODM 사업도 전개하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말레이시아 시장과 인연이 깊다는 이 대표는 "무슬림 인구가 제일 좋아하는 생선 중 하나가 철갑상어"라며 "시장 진출을 위해 이미 할랄 인증 신청을 해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면서 "내년엔 좋은 소식이 들릴 것 같다"면서 함박 웃었다. 화장품 원료사인 코씨드바이오(Coseed Biopharm)는 말레이시아 전시회엔 자사 브랜드 '낫씨백(NotSeeBack)'으로 참가했다. 전성분을 제품 앞쪽에 표기함으로써 '뒤를 보지 않아도' 주요 원료를 알 수 있다는 투명함과 자신감을 내세웠다. 코씨드바이오의 고효능 원료와 특이한 제형 및 용기들이 바이어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돌려 깎아 쓰는 제형의 클렌징 밤, 알로에 페록스 잎을 활용한 진정 용도의 스킨, 그리고 달팽이 뮤신 성분을 담은 탄력 에센스 등이 반응이 좋았다. 특히 달팽이 뮤신 원료는 코스알엑스의 달팽이 라인 제품에 들어가는 바로 그 원료라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오채이 과장은 낫씨백에 대해 “보통 화장품엔 여러 효능 성분이 들어간다고 광고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매우 적은 양이 들어가 별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낫씨백은 한 제품엔 하나의 효능성분을 충분히 넣은, 정직하고 효과좋은 화장품"이라고 설명했다. 코씨드바이오의 일부 제품은 말레이시아의 올리브영인 가디언(Guardian)에 입점 계약을 타진 중이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 중 하나는 피부과 전용 제품의 유통이 가능한 특수 바이어들을 찾는 업체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한국관에도 피부과 및 에스테틱 전용 제품을 들고 나온 업체들이 몇 곳 있었다. 그 중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씨엘 메디시스(CL MEDISYS)는 화장품과 디바이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박정미 대표는 "씨엘 메디시스는 필링, 약용 화장품을 개발해 상품화한 닥터제노와 마이크로니들 테라피 전용 브랜드 제노셀을 들고 왔다"며 "말레이시아엔 5년 만인데, 전시 마지막 날엔 유효한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피부 침투 화장품' 브랜드임을 부스 전면에 내세운 입셀론바이오(Ipcellon Bio)는 피부과 수준의 화장품을 찾는 바이어들에게 어필했다. 자사 브랜드 라라이프(Lalaif) 제품은 피부에 효능 성분을 침투시키는 기술로 일반 화장품과는 다른 포지션에 있음을 강조했다. 라라이프 화장품은 비교적 고가의 고효능 제품으로, 피부과 에스테틱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다. 입셀론바이오 관계자는 “일본 중국은 최근 유통을 확보했고, 인도네시아에서도 계약이 진행 중"이라면서 "말레이시아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유통 루트를 찾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선 K-OEM·ODM 업체를 찾아 자사 제품에 ‘한국’ 색을 입히려는 바이어 비중이 늘어났다. 전시에 참가한 한 업체는 "이전엔 원료 개발 사업만 했으나 K-뷰티가 세계적으로 유행을 탄 이후 OEM·ODM 사업에도 도전했다"면서 "한국 브랜드는 아니지만 K-뷰티의 이미지를 자사 브랜드에 심기 위해 일부러 한국 제조사에 접촉하는 해외 고객사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뷰티산업진흥원의 부스는 OEM·ODM 사업 문의로 바이어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대한뷰티산업진흥원은 자사 브랜드 3개를 동시에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진짜 주인공은 OEM 사업이었다. 대한뷰티산업진흥원의 원료와 이를 활용한 OEM·ODM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제주도 내 330㎡ 부지에 있는 원물창고 덕분이다. 강유안 대표에 따르면 원물창고에서 직접 수급한 광어 껍질이나 홍해삼 등의 원료를 연구한다. 신선한 원물을 통해 원료화 작업을 거치니 K-뷰티의 특징으로 꼽히는 '안전한 효능 원료'로 내세우기 딱이다. 현지 바이어들은 이 포인트에 반하곤 한단다. 강 대표는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 OEM·ODM에 대한 관심이 생각보다 커서 놀랄 정도" 라며 "특히 자체 개발 원료인 광어 껍질 펩타이드, 홍해삼 세라마이드 등을 원료로 한 앰플은 이미 계약을 체결한 곳도 있다"고 밝혔다. OEM·ODM 사업이 인기를 끌다 보니 현지 업체와 한국 제조업체를 연결해주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매이코더스(maycoders)'라는 회사가 그 대표적 예다. 이들은 해외 바이어들의 제조를 도와 한국 화장품 제조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사업과 도매업자의 직구를 돕는 플랫폼 사업 두 가지를 함께 전개하고 있다. 매이코더스 관계자는 “제조업체 연결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론 OEM·ODM 사업을 한다”면서 "바이어 측이 원하는 예산이나 용기, 제형 등이 있다면 맞춰 주고, 가능한 업체를 찾아서 연결하는 과정을 아예 플랫폼화 했다"고 사업 모델을 설명했다. 이미 히트한 화장품사들이 이 플랫폼에 속해 있다고. 그래선지 현지 바이어들의 반응도 좋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비투비 플랫폼 정체성이 확실하다보니 소매 관람객이 아닌 '진짜 바이어'들이 계속해 찾아와 미팅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고. 회사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도 바이어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대부분의 뷰티 전시회에선 절반 이상이 스킨케어 브랜드이고, 대부분이 어떠한 효능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게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바이어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선 업체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디퓨저를 만드는 업체 '헤트라스(hetras)'는 부스 곳곳에 생화를 잔뜩 장식해 마치 유럽의 꽃집에 온 것 같은 향과 느낌을 선사했다. 그 비주얼에 이끌려 부스를 찾는 참관객이 한국관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헤트라스 박재준 차장은 "말레이시아엔 처음인데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인 것 같다"면서 "더운 나라다보니 폼클렌징, 보디워시 제품에 대한 관심이 많고, 소매로 바로 제품을 사가고 싶어 하는 참관객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어푸어푸(aufauf)'는 부스 전면에 욕실 수조 또는 수영장을 연상케하는 푸른빛 타일 이미지를 배치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이미지에서 떠오른 그 느낌 그대로, 어푸어푸는 보디제품을 선보이는 신생 브랜드다. 코스비즈에서 말레이시아 유통을 하던 경험을 되살려 브랜드를 따로 낸 케이스라고. 어푸어푸 차여진 이사는 "말레이시아가 너무 습하다보니 ‘씻어 내는’ '쿨링' 제품들이 인기가 있고, 바닐라 코코넛 이런 달달한 향보단 화이트머스크처럼 보송보송한 향이 반응이 좋다"면서 "국내에서도 곧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며, 가디언과 왓슨스와 미팅을 마쳤고 잘 되어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3~8세 영유아 전용 브랜드인 '핑키코스메틱'은 아이들의 시선에 맞춘 부스로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과 핑크색 공주 캐릭터,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디자인한 부스는 100m 밖에서 봐도 눈에 띌 정도로 화려했다. 이예은 주임은 "핑키 코스메틱은 대표님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낀 부모님들의 니즈를 제품에 충실히 반영했다"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핑키 공주' 콘셉트로. 샤워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점에 현지 바이어들이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총 5관까지 구성됐는데, 통합 한국관은 5관에 쏠려 있었다. 전시장 중앙부가 아닌 구석에 있다고 불만을 표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한 업체는 "한국 업체들은 구석에 몰려 있으니 전체 전시 분위기를 파악하기 어렵고, 올 사람들이 덜 온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또, 이번엔 코트라를 통해 참가한 업체들에게만 1:1 바이어 상담이 이뤄졌다. 절반이 넘는 업체들은 상담 기회가 없었고, 원하는 총판을 찾는 기업들은 현장에서 만난 바이어보단 개인 인맥을 통해 연결된 '꽌시' 바이어들의 도움을 받았다. '양질의 바이어'와의 미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다소 아쉬웠다는 평가다. 주최측에선 한국 참가사들이 조금 더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주기를 바랐다. 1~2관 쪽에 위치한 ibita 관으로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에 따르면 타국 부스는 '호객행위' 수준으로 참관객 잡기에 적극적이고, 피부 시술을 직접 시연하는 전시성 이벤트가 많았다. 이에 비해 통합 한국관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다. 켈리 디렉터는 “한국 화장품의 제품력은 더할 나위가 없으니 조금 더 액티브하게 마케팅 시장에 몸을 던지면 좋을 것 같다”면서 "전시에 참가할 때도 주최사 측에 신기술, 신원료 등을 공유해 마케팅에 더 중점을 두고 진행해 주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트라의 이성기 관장 역시 "전시회 전에 온라인 디렉토리를 통해 업체들의 정보를 보고 찾아오는 바이어가 많은데, 디렉토리를 채우지 않고 오는 업체들도 꽤 있다"면서 "지원이 아무리 많아도 결국은 업체가 바이어를 향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서 지난 2~5일 열린 '2024 코스모뷰티 말레이시아'에서도 K-뷰티는 빛났다.
코스모뷰티 말레이시아 주최측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은 이미 한국 화장품에 열광하고 있다. K-컬쳐 영향으로 영화, 드라마 등에 등장하고 한국 연예인들이 바르는 화장품들이 말레이시아 백화점, 일반 마켓, 약국 등에서 잘 팔리고 있고, 각 채널에선 한국 화장품의 입점을 희망하고 있는 상태다.
주최측 대행사인 인포마 마켓(Informa Markets)의 켈리 임(Kelie Lim) 디렉터는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은 성분과 효능을 가장 중시하는 성향이 있다"면서 "한국 화장품들이 성분 안전성과 트렌디함을 갖추고 있고, 아시아인 피부에 잘 맞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안전한 성분과 효능
실제로 전시회에서도 관람객들은 특이한 성분이나 제형, 효능을 자랑하는 업체의 부스에 몰려 들었다. 한국관에서도 개성 있는 효능 성분을 강조하는 부스들이 관심을 끌었다.
스톨존바이오(Sturgeon Bio)는 부스 한 면에 철갑상어의 모식도를 크게 붙여 놓고, 회사가 철갑상어를 기반으로 하는 소재를 자사 제품에 활용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자체 양식한 철갑상어의 모든 부분을 화장품은 물론 식품, 제약에까지 쓰고 있다는 스툴존바이오는 현재 미국 FDA로부터 철갑상어 소재 효능 원료의 의약품 허가를 신청,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전시장에서 지난 4일 만난 이용광 대표는 ”철갑상어 원료는 피부 진정과 회복은 물론 탈모 치료에까지 효능이 있다"면서 "자체양식한 철갑상어 원료를 활용해 화장품, 식품 등을 만들고 있고, OEM·ODM 사업도 전개하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말레이시아 시장과 인연이 깊다는 이 대표는 "무슬림 인구가 제일 좋아하는 생선 중 하나가 철갑상어"라며 "시장 진출을 위해 이미 할랄 인증 신청을 해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면서 "내년엔 좋은 소식이 들릴 것 같다"면서 함박 웃었다.
화장품 원료사인 코씨드바이오(Coseed Biopharm)는 말레이시아 전시회엔 자사 브랜드 '낫씨백(NotSeeBack)'으로 참가했다. 전성분을 제품 앞쪽에 표기함으로써 '뒤를 보지 않아도' 주요 원료를 알 수 있다는 투명함과 자신감을 내세웠다.
코씨드바이오의 고효능 원료와 특이한 제형 및 용기들이 바이어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돌려 깎아 쓰는 제형의 클렌징 밤, 알로에 페록스 잎을 활용한 진정 용도의 스킨, 그리고 달팽이 뮤신 성분을 담은 탄력 에센스 등이 반응이 좋았다. 특히 달팽이 뮤신 원료는 코스알엑스의 달팽이 라인 제품에 들어가는 바로 그 원료라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오채이 과장은 낫씨백에 대해 “보통 화장품엔 여러 효능 성분이 들어간다고 광고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매우 적은 양이 들어가 별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낫씨백은 한 제품엔 하나의 효능성분을 충분히 넣은, 정직하고 효과좋은 화장품"이라고 설명했다. 코씨드바이오의 일부 제품은 말레이시아의 올리브영인 가디언(Guardian)에 입점 계약을 타진 중이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 중 하나는 피부과 전용 제품의 유통이 가능한 특수 바이어들을 찾는 업체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한국관에도 피부과 및 에스테틱 전용 제품을 들고 나온 업체들이 몇 곳 있었다. 그 중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씨엘 메디시스(CL MEDISYS)는 화장품과 디바이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박정미 대표는 "씨엘 메디시스는 필링, 약용 화장품을 개발해 상품화한 닥터제노와 마이크로니들 테라피 전용 브랜드 제노셀을 들고 왔다"며 "말레이시아엔 5년 만인데, 전시 마지막 날엔 유효한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피부 침투 화장품' 브랜드임을 부스 전면에 내세운 입셀론바이오(Ipcellon Bio)는 피부과 수준의 화장품을 찾는 바이어들에게 어필했다. 자사 브랜드 라라이프(Lalaif) 제품은 피부에 효능 성분을 침투시키는 기술로 일반 화장품과는 다른 포지션에 있음을 강조했다.
라라이프 화장품은 비교적 고가의 고효능 제품으로, 피부과 에스테틱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다. 입셀론바이오 관계자는 “일본 중국은 최근 유통을 확보했고, 인도네시아에서도 계약이 진행 중"이라면서 "말레이시아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유통 루트를 찾을 것 같다"고 밝혔다.
K-뷰티 수혜는 OEM·ODM으로
이번 전시에선 K-OEM·ODM 업체를 찾아 자사 제품에 ‘한국’ 색을 입히려는 바이어 비중이 늘어났다.
전시에 참가한 한 업체는 "이전엔 원료 개발 사업만 했으나 K-뷰티가 세계적으로 유행을 탄 이후 OEM·ODM 사업에도 도전했다"면서 "한국 브랜드는 아니지만 K-뷰티의 이미지를 자사 브랜드에 심기 위해 일부러 한국 제조사에 접촉하는 해외 고객사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뷰티산업진흥원의 부스는 OEM·ODM 사업 문의로 바이어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대한뷰티산업진흥원은 자사 브랜드 3개를 동시에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진짜 주인공은 OEM 사업이었다.
대한뷰티산업진흥원의 원료와 이를 활용한 OEM·ODM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제주도 내 330㎡ 부지에 있는 원물창고 덕분이다. 강유안 대표에 따르면 원물창고에서 직접 수급한 광어 껍질이나 홍해삼 등의 원료를 연구한다. 신선한 원물을 통해 원료화 작업을 거치니 K-뷰티의 특징으로 꼽히는 '안전한 효능 원료'로 내세우기 딱이다. 현지 바이어들은 이 포인트에 반하곤 한단다.
강 대표는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 OEM·ODM에 대한 관심이 생각보다 커서 놀랄 정도" 라며 "특히 자체 개발 원료인 광어 껍질 펩타이드, 홍해삼 세라마이드 등을 원료로 한 앰플은 이미 계약을 체결한 곳도 있다"고 밝혔다.
OEM·ODM 사업이 인기를 끌다 보니 현지 업체와 한국 제조업체를 연결해주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매이코더스(maycoders)'라는 회사가 그 대표적 예다. 이들은 해외 바이어들의 제조를 도와 한국 화장품 제조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사업과 도매업자의 직구를 돕는 플랫폼 사업 두 가지를 함께 전개하고 있다.
매이코더스 관계자는 “제조업체 연결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론 OEM·ODM 사업을 한다”면서 "바이어 측이 원하는 예산이나 용기, 제형 등이 있다면 맞춰 주고, 가능한 업체를 찾아서 연결하는 과정을 아예 플랫폼화 했다"고 사업 모델을 설명했다. 이미 히트한 화장품사들이 이 플랫폼에 속해 있다고.
그래선지 현지 바이어들의 반응도 좋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비투비 플랫폼 정체성이 확실하다보니 소매 관람객이 아닌 '진짜 바이어'들이 계속해 찾아와 미팅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고. 회사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도 바이어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예뻐야 눈길이 간다
대부분의 뷰티 전시회에선 절반 이상이 스킨케어 브랜드이고, 대부분이 어떠한 효능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게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바이어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선 업체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디퓨저를 만드는 업체 '헤트라스(hetras)'는 부스 곳곳에 생화를 잔뜩 장식해 마치 유럽의 꽃집에 온 것 같은 향과 느낌을 선사했다. 그 비주얼에 이끌려 부스를 찾는 참관객이 한국관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헤트라스 박재준 차장은 "말레이시아엔 처음인데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인 것 같다"면서 "더운 나라다보니 폼클렌징, 보디워시 제품에 대한 관심이 많고, 소매로 바로 제품을 사가고 싶어 하는 참관객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어푸어푸(aufauf)'는 부스 전면에 욕실 수조 또는 수영장을 연상케하는 푸른빛 타일 이미지를 배치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이미지에서 떠오른 그 느낌 그대로, 어푸어푸는 보디제품을 선보이는 신생 브랜드다. 코스비즈에서 말레이시아 유통을 하던 경험을 되살려 브랜드를 따로 낸 케이스라고.
어푸어푸 차여진 이사는 "말레이시아가 너무 습하다보니 ‘씻어 내는’ '쿨링' 제품들이 인기가 있고, 바닐라 코코넛 이런 달달한 향보단 화이트머스크처럼 보송보송한 향이 반응이 좋다"면서 "국내에서도 곧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며, 가디언과 왓슨스와 미팅을 마쳤고 잘 되어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3~8세 영유아 전용 브랜드인 '핑키코스메틱'은 아이들의 시선에 맞춘 부스로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과 핑크색 공주 캐릭터,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디자인한 부스는 100m 밖에서 봐도 눈에 띌 정도로 화려했다.
이예은 주임은 "핑키 코스메틱은 대표님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낀 부모님들의 니즈를 제품에 충실히 반영했다"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핑키 공주' 콘셉트로. 샤워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점에 현지 바이어들이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총 5관까지 구성됐는데, 통합 한국관은 5관에 쏠려 있었다. 전시장 중앙부가 아닌 구석에 있다고 불만을 표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한 업체는 "한국 업체들은 구석에 몰려 있으니 전체 전시 분위기를 파악하기 어렵고, 올 사람들이 덜 온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또, 이번엔 코트라를 통해 참가한 업체들에게만 1:1 바이어 상담이 이뤄졌다. 절반이 넘는 업체들은 상담 기회가 없었고, 원하는 총판을 찾는 기업들은 현장에서 만난 바이어보단 개인 인맥을 통해 연결된 '꽌시' 바이어들의 도움을 받았다. '양질의 바이어'와의 미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다소 아쉬웠다는 평가다.
주최측에선 한국 참가사들이 조금 더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주기를 바랐다. 1~2관 쪽에 위치한 ibita 관으로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에 따르면 타국 부스는 '호객행위' 수준으로 참관객 잡기에 적극적이고, 피부 시술을 직접 시연하는 전시성 이벤트가 많았다. 이에 비해 통합 한국관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다.
켈리 디렉터는 “한국 화장품의 제품력은 더할 나위가 없으니 조금 더 액티브하게 마케팅 시장에 몸을 던지면 좋을 것 같다”면서 "전시에 참가할 때도 주최사 측에 신기술, 신원료 등을 공유해 마케팅에 더 중점을 두고 진행해 주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트라의 이성기 관장 역시 "전시회 전에 온라인 디렉토리를 통해 업체들의 정보를 보고 찾아오는 바이어가 많은데, 디렉토리를 채우지 않고 오는 업체들도 꽤 있다"면서 "지원이 아무리 많아도 결국은 업체가 바이어를 향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