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 vs.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민텔 지속가능성 보고서..소비자 믿음‧브랜드 행보 엇박자
이덕규 기자 | abcd@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09-30 06:00 수정 2024-09-30 06:00


 

“지구를 지켜라” vs.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갈수록 많은 수의 소비자들이 환경을 보호하고 지구촌을 지키기 위한(to save the planet) 자신의 역량에 대한 믿음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의 소비자들이 자신의 역량에 대한 믿음을 잃고 있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환경에 대한 자신감(eco-confidence)의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영국 런던에 글로벌 본사를 둔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은 18일 공개한 ‘글로벌 지속가능성 전망’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브라질, 인도, 중국 및 일본 등 10개국에서 총 10,000여명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해도를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도출된 결과를 담아 공개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할 수 있는 일들을 지금 당장 행동에 옮길 경우 우리에게는 여전히 환경을 보호하고 지구촌을 지킬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다”는 소비자들의 믿음이 지난 2021년의 55%에서 2024년에는 48%로 7%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보면 영국이 2021년의 54%에서 2024년에는 44%로 10% 포인트나 뒷걸음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독일의 경우 같은 기간에 49%에서 36%로 한층 더 확연하게 믿음이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맥락에서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과 지구의 미래를 위해 개인의 힘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하는 소비자들의 믿음 또한 역주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의 행동이 환경에 긍정적인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믿음에 대해 2021년에는 51%가 동의를 표시한 반면 2024년에는 47%만이 긍정했다는 설명이다.

환경보호 운동가들의 활동과 관련해서는 각국 소비자들의 42%가 “환경보호 운동가들의 환경문제에 대한 자신의 인식도를 끌어올렸다”는 문항에 올해 42%가 동의해 2023년의 39%에 비해 긍정적인 인식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환경보호 운동가들의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영국의 경우 같은 기간에 30%에서 37%로 껑충 뛰어올라 괄목할 만한 오름세를 내보였고, 미국 또한 36%에서 43%로 공히 7%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민텔의 리차드 코프 컨설턴트는 “기후변화와 함께 실존적인 위협 또는 공공보건상의 위협이 현실화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낙관적인 태도가 약화되고 있고, 뭔가에 압도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때문에 우리가 환경을 보호하고 지구를 지킬 수 있다는 믿음의 약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코프 컨설턴트는 뒤이어 “극단적인 기후에 노출되는 경험이 늘어날수록 우리가 환경을 보호하고 지구를 지킬 수 있다는 믿음이 약화되고 있다”며 “개별 브랜드들의 그린워싱(greenwashing: 가짜 친환경 마케팅)이 소비자들의 실망을 키우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코프 컨설턴트는 “설문조사에서 각국 소비자들의 35%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업들의 정직성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 수치가 지난 2021년 이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고, 개선되지 않는 추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개별 브랜드들이 직면하고 있는 커다란 도전은 유럽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코프 컨설턴트는 설명했다.

유럽 각국 소비자들의 경우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소비자들이 기업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코프 컨설턴트는 “개별 브랜드들이 명확한 커뮤니케이션과 통계를 사용해 소비자들의 지속가능한 선택을 장려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상품구매를 결정할 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경쟁적으로 사용설명서에 삽입된 “오가닉”이나 “공정무역” 등의 용어들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코프 컨설턴트는 “기후변화로 인한 살인적인 폭염 등이 공공보건 위기를 부각시킴에 따라 개인건강이 지속가능한 상품보다 우선시되기에 이르렀다”면서 “개별 브랜드들은 지속가능성 캠페인을 전개할 때 전체적인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조하기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효율성, 비용절감, 행복 등의 메시지를 소비자들에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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