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이 기획한 전시 《신발, 차림의 완성 Shoes: The Finishing Touch to Attire》가 5일 개막한다. 이번 전시는 박물관의 스물아홉 번째 소장품 테마전으로 근대화 이후 서양식 생활 문화의 확산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마주하며 사라져간 우리나라 전통 복식 중 하나인 신발에 주목한다. 예로부터 관혼상제(冠婚喪祭)와 같은 의례를 중요하게 생각하던 선조들은 의례마다 의복을 갖추고 그에 알맞은 신발을 착용함으로써 정갈한 옷차림을 완성했다. 이에 전통 신발은 계급과 직위에 따라 종류, 재료, 장식을 달리하며 착용자의 사회적 위치와 성별을 구분했고, 용도나 기능에 맞추어 다양하게 발전해 왔다. 전시는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의 소장품 중 가죽, 직물, 나무, 풀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 사대부에서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 신었던 19세기 말 전통 신발 유물과 제작 도구 등 총 60여 점을 한곳에 모아 선보인다. 의례와 절차를 중요하게 생각하던 조선시대에는 태어나서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일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갖추어야 하는 특별한 의복이 있었다. 그리고 그 의복에 맞추어 모자부터 신발에 이르기까지 알맞게 착용해 차림을 완성하는 것을 예절의 기본으로 여겼다. 왕실을 비롯한 사대부 사람들은 장인의 숙련된 솜씨로 정성스럽게 만든 가죽신이나 비단신을 주로 착용했다. 일상복에는 ‘태사혜(太史鞋)’나 ‘운혜(雲鞋)’와 같이 신의 앞코와 뒤축에 특별한 덩굴무늬를 넣은 신발을 남녀노소 신었으며, 관리들은 발목까지 올라오는 ‘목화(木靴)’를 관복과 함께 착용해 격식을 갖추었다. 어버이를 잘 섬기는 효를 소중하게 생각하던 조선시대에 상례와 제례는 중요한 의례 중 하나였다. 죽은 이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은 복식을 통해서도 나타나는데, 상주와 손님들은 흰색의 소박하고 정갈한 의복을 갖추고 여기에는 흰색의 신발을 신어 애도를 표했다. 또한, 죽음 이후의 세상도 현세와 같은 삶을 이어간다고 믿었던 선조들은 망자(亡者)에게 염습 과정에 ‘수의(壽衣)’를 입히고, 발에는 명주나 비단으로 만든 ‘습신’을 신겨주어 마지막까지 예를 갖추었다. 선조들은 날씨와 계절의 변화에 따라 기능을 더한 신발을 제작하기도 했다. 비 오는 날이나 젖은 땅에 신었던 특별한 신발로 생가죽에 기름을 먹이고 바닥에 징을 박아 방수 기능과 함께 미끄러짐을 방지하던 ‘유혜油鞋’와 통나무를 깎아서 높은 굽을 단 ‘나막신’이 있다. 그 외에 추운 산악지대에서는 볏짚을 꼬고 엮어서 발목 위로 길게 올라오는 장화 형태의 방한용 ‘둥구니신’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기도 했다. 신발 외에도 나무로 만든 신발 제작 도구와 신발이 수축하거나 비틀리는 것을 막고 형태를 잡기 위해 신발 안에 넣었던 ‘신골’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볏짚으로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한지를 촘촘하게 꼬고 감아서 만든 ‘지승신골’은 독특한 생김새와 정교한 만듦새로 눈길을 끈다. 단단한 신발 안에서 발을 따뜻하게 하고 발 모양을 맵시 있게 해주던 날렵한 곡선미가 특징인 버선도 함께 전시되어 전통 신발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전시장에는 국가무형유산 화혜장靴鞋匠의 신발 제작 영상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오랜 시간 동안 대를 이어 전수되고 있는 전통 공예 기술의 정교함과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은 한국의 화장 문화를 보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설립한 국내 유일의 화장 전문 박물관으로 ㈜코리아나화장품의 창업자인 유상옥 회장이 수집한 컬렉션을 기반으로 2003년 설립되었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은 한국의 화장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2006년 프랑스 파리에서 한·불 수교 120주년 기념으로 개최한 전시를 시작으로, 중국 베이징(2009), 영국 런던(2013), 일본 오사카와 도쿄(2014)에서 우리나라 전통 화장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를 개최하였다. 미국 뉴욕(2019)과 필리핀 마닐라(2022)에서 한국의 전통 모자문화를 소개하는 전시에 이어, 올해 상반기 호주 시드니에서 한국 전통 옻칠과 현대를 아우르는 기획전을 개최하는 등 한국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전통 화장문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민속생활사 소장품을 소개하는 기획 전시를 매년 두 차례 진행하며,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는 전통문화를 다시 돌아볼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이 기획한 전시 《신발, 차림의 완성 Shoes: The Finishing Touch to Attire》가 5일 개막한다.
이번 전시는 박물관의 스물아홉 번째 소장품 테마전으로 근대화 이후 서양식 생활 문화의 확산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마주하며 사라져간 우리나라 전통 복식 중 하나인 신발에 주목한다. 예로부터 관혼상제(冠婚喪祭)와 같은 의례를 중요하게 생각하던 선조들은 의례마다 의복을 갖추고 그에 알맞은 신발을 착용함으로써 정갈한 옷차림을 완성했다. 이에 전통 신발은 계급과 직위에 따라 종류, 재료, 장식을 달리하며 착용자의 사회적 위치와 성별을 구분했고, 용도나 기능에 맞추어 다양하게 발전해 왔다.
전시는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의 소장품 중 가죽, 직물, 나무, 풀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 사대부에서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 신었던 19세기 말 전통 신발 유물과 제작 도구 등 총 60여 점을 한곳에 모아 선보인다.
의례와 절차를 중요하게 생각하던 조선시대에는 태어나서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일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갖추어야 하는 특별한 의복이 있었다. 그리고 그 의복에 맞추어 모자부터 신발에 이르기까지 알맞게 착용해 차림을 완성하는 것을 예절의 기본으로 여겼다. 왕실을 비롯한 사대부 사람들은 장인의 숙련된 솜씨로 정성스럽게 만든 가죽신이나 비단신을 주로 착용했다. 일상복에는 ‘태사혜(太史鞋)’나 ‘운혜(雲鞋)’와 같이 신의 앞코와 뒤축에 특별한 덩굴무늬를 넣은 신발을 남녀노소 신었으며, 관리들은 발목까지 올라오는 ‘목화(木靴)’를 관복과 함께 착용해 격식을 갖추었다.
어버이를 잘 섬기는 효를 소중하게 생각하던 조선시대에 상례와 제례는 중요한 의례 중 하나였다. 죽은 이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은 복식을 통해서도 나타나는데, 상주와 손님들은 흰색의 소박하고 정갈한 의복을 갖추고 여기에는 흰색의 신발을 신어 애도를 표했다. 또한, 죽음 이후의 세상도 현세와 같은 삶을 이어간다고 믿었던 선조들은 망자(亡者)에게 염습 과정에 ‘수의(壽衣)’를 입히고, 발에는 명주나 비단으로 만든 ‘습신’을 신겨주어 마지막까지 예를 갖추었다.
선조들은 날씨와 계절의 변화에 따라 기능을 더한 신발을 제작하기도 했다. 비 오는 날이나 젖은 땅에 신었던 특별한 신발로 생가죽에 기름을 먹이고 바닥에 징을 박아 방수 기능과 함께 미끄러짐을 방지하던 ‘유혜油鞋’와 통나무를 깎아서 높은 굽을 단 ‘나막신’이 있다. 그 외에 추운 산악지대에서는 볏짚을 꼬고 엮어서 발목 위로 길게 올라오는 장화 형태의 방한용 ‘둥구니신’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기도 했다.
신발 외에도 나무로 만든 신발 제작 도구와 신발이 수축하거나 비틀리는 것을 막고 형태를 잡기 위해 신발 안에 넣었던 ‘신골’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볏짚으로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한지를 촘촘하게 꼬고 감아서 만든 ‘지승신골’은 독특한 생김새와 정교한 만듦새로 눈길을 끈다. 단단한 신발 안에서 발을 따뜻하게 하고 발 모양을 맵시 있게 해주던 날렵한 곡선미가 특징인 버선도 함께 전시되어 전통 신발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전시장에는 국가무형유산 화혜장靴鞋匠의 신발 제작 영상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오랜 시간 동안 대를 이어 전수되고 있는 전통 공예 기술의 정교함과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은 한국의 화장 문화를 보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설립한 국내 유일의 화장 전문 박물관으로 ㈜코리아나화장품의 창업자인 유상옥 회장이 수집한 컬렉션을 기반으로 2003년 설립되었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은 한국의 화장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2006년 프랑스 파리에서 한·불 수교 120주년 기념으로 개최한 전시를 시작으로, 중국 베이징(2009), 영국 런던(2013), 일본 오사카와 도쿄(2014)에서 우리나라 전통 화장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를 개최하였다. 미국 뉴욕(2019)과 필리핀 마닐라(2022)에서 한국의 전통 모자문화를 소개하는 전시에 이어, 올해 상반기 호주 시드니에서 한국 전통 옻칠과 현대를 아우르는 기획전을 개최하는 등 한국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전통 화장문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민속생활사 소장품을 소개하는 기획 전시를 매년 두 차례 진행하며,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는 전통문화를 다시 돌아볼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