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 톺아보기] ⑤ 아이오페 ‘레티놀’, 안정화 향한 집념 1997년 국내 최초 출시, 순수 레티놀 전달에 담아낸 30년 연구 역량
김민혜 기자 | minyang@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08-05 06:00 수정 2024-08-06 00:56

K-뷰티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화장품신문은 시장에 반향을 일으킨 K-뷰티 대표 제품들의 혁신성과 아이디어를 파헤치는 기획 ‘히트 상품 톺아보기’를 연재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12만7956개 품목의 화장품이 생산됐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 세계로 뻗어가는 제품의 성공 DNA를 소개함으로써 신상품 개발에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슬로우 에이징’ 트렌드가 SNS에서 화제의 중심에 서면서 레티놀 제품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화장품 리뷰 애플리케이션 화해의 ‘2024 뷰티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2023년 레티놀 성분 검색량은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그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아모레몰·이니스프리몰 내부 검색 데이터에서도 안티에이징 핵심 성분인 레티놀은 MZ세대의 관심도 1위 성분으로 등극했다. 글로벌에서도 레티놀은 소비자들의 최애 성분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 아이오페 레티놀 슈퍼 바운스 세럼. ⓒ아이오페

다중 캡슐화로 난제 해결

국내 최초의 레티놀 화장품은 ‘아이오페 레티놀 2500’이다. 1997년 세상에 나온 이 제품은 국내 최초의 기능성화장품으로 꼽힌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기능성 화장품 제도를 도입한 계기가 됐으며, 서경배과학재단 탄생 배경이기도 하다.

레티놀(Retinol)은 비타민 A의 일종으로, 피부 주름 개선을 비롯한 노화 방지에 효과적인 성분이지만, 안정화 문제로 화장품에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아이오페는 1994년부터 레티놀 관련 연구를 시작해 3년여 만에 안정화에 성공했다. 공기나 햇빛에 닿으면 파괴되는 레티놀의 불안정성을 아이오페는 ‘다중 캡슐화’로 해결했다. 레티놀을 캡슐로 감싸 성분 파괴 없이 피부에 전달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농도 순수 레티놀 안정화는 당시 글로벌 기업들도 성공하지 못했던 과제여서 출시 직후부터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새로운 성분이 인기를 끌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미투 상품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해 소비자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고, 식약처는 기능성 화장품 제도를 도입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은 2016년 사재 3000억원을 출연해 순수과학을 지원하는 ‘서경배과학재단’을 설립했다. 서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과학의 힘을 믿는다”면서 결정적인 계기로 아이오페 레티놀을 들었다. 회사가 어려웠던 1990년대, 약의 용도로 쓰던 순수 비타민 A인 ‘레티놀’을 화장품으로 바꿔보자는 생각을 하고 수백 번의 실험을 거쳐 성공했다. 아모레 그룹은 아이오페의 레티놀 2500 판매호조로 어려움을 극복했다.

실제로 아이오페 레티놀2500은 출시 첫해 21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출시 10년 만에 2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고, 현재도 아이오페의 대표상품이다.

국내 특허출원 25건, 해외 특허출원 22건 등 ‘특허 부자’인 아이오페 레티놀은 국내외에서 굵직한 상을 여러 개 받았다. 지난 4월엔 레티놀 안정화 기술을 인정받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등이 주관하는 ‘IR52 장영실상’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 R&I 센터 채병근 연구임원은 “앞으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을 통해, 전 세계 고객에게 건강과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지속해서 선보이겠다"는 수상 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 아이오페 레티놀 엑스퍼트 링클 코렉터 0.1%와 0.3%.


멈추지 않는 도전정신, 진화는 ‘진행형’

회사 사정이 어려운 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에서 태어난 아이오페 레티놀 2500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002년엔 ‘레티놀 2500 이노베이션’이 출시됐다. 기존 제품의 효과를 높여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순수 레티놀 안정화를 위해 ‘라스(LASS:Liquid-crystal Association Stabilizing System)’를 적용했다. 피부구조 유사 액정 시스템에 레티놀을 배열해 레티놀 효능을 오래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2005년엔 세계 최초로 바이오 나노 기술을 접목한 ‘레티놀TX’로 업그레이드가 진행됐다. 레티놀TX에 적용된 ‘플랜트 바이오좀 시스템’은 고농축 항노화 식물 성분을 함유한 생체 진화 나노 전달체로, 추출한 폴리페놀을 나노화 사이즈 전달체에 포집시켜 피부로 빠르고 안전하게 흡수시킬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2015년엔 ‘바이오 레티놀’이 탄생했다. 8:2 비율로 배합된 2가지 레티놀 캐리어를 통해 피부에 단계적으로 레티놀을 전달하는 ‘바이오 레티노제닉(Bio-Retinogenic)™’이 적용됐다. 또한, 흡수 후 쉽게 분해되지 않는 ‘히아루로닉 포스™’성분을 더해 신속하게 매끈한 피부를 가꿀 수 있도록 했다.

2020년 출시된 ‘레티놀 엑스퍼트’는 레티놀이 기존 ‘레티놀 2500’대비 130% 함유된 고함량 레티놀 제품이다. 독자 개발한 ‘큐브셀 슈퍼레티놀™’ 기술을 통해 레티놀을 캡슐로 감싸지 않고 그대로 담아냈다. 브랜드 측은 “매트릭스 구조를 이용한 ‘다상 폴리머 유화 기술’과 ‘항산화제 칵테일’ 기술의 조합으로 순수 레티놀을 산화 우려 없이 안정적으로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한다.

2023년 4월, 아이오페는 ‘레티놀 슈퍼 바운스 세럼’을 새롭게 선보였다. 1997년 최초 제품 출시 이후 현재까지 11번의 진화를 거쳐 개발한 차세대 레티놀 세럼이다. 이 제품은 레티놀과 레티노이드 4종으로 설계된 ‘레티놀 4X’가 핵심 성분으로, 강력한 피부 탄력 효과를 제공한다.

10월에는 ‘레티놀 엑스퍼트 링클 코렉터’ 0.1%와 0.3%를 업그레이드해 출시하기도 했다. 레티놀 엑스퍼트는 30년 이상 레티놀과 레티노이드를 연구해 온 아이오페의 전문성이 집약된 제품 라인이다. 기존의 레티놀 엑스퍼트가 눈가와 팔자 주름에 집중했다면, 이 제품들은 눈가, 미간, 목 등 7대 주름과 모공 면적, 모공 수 등 7대 모공 고민까지 개선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레티놀 입자 보호를 위해 독자 기술 ‘바이오-큐브셀’을 적용해 안정성을 더욱 강화했다.


관련 제품도 고속 성장

안티 에이징, 슬로우 에이징에 대한 관심 증대와 오랜 기간 레티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아이오페’ 라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로, 최근 관련 제품 매출도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레티놀 엑스퍼트 0.1% 링클 코렉터, 레티놀 엑스퍼트 0.3% 링클 코렉터, 레티놀 슈퍼 바운스 세럼 3개 제품 매출은 2023년 하반기부터 2024년 5월 말까지 전년 대비 7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레티놀 슈퍼 바운스 세럼’은 출시 1년 만에 주요 매거진 등 어워드에서 5관왕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5월 기준으로는 올리브영 에센스 전체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브랜드 측은 “아이오페 레티놀은 30여 년에 걸쳐 끊임없는 연구와 신기술 개발을 통해 더 나은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전 세계 고객에 건강과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한 혁신적 솔루션을 지속해서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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