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시장 판도 변하는 中, 기업들 '티몰' 떠난다 수익성 악화에 운영 중단, 더우인 등 타 플랫폼으로 대거 이동
김민혜 기자 | minyang@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06-18 06:00 수정 2024-06-18 07:55

중국 뷰티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길어지는 시장의 부진에 다수의 글로벌 뷰티 브랜드가 티몰 플래그십 매장 운영을 중단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신규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다른 플랫폼을 찾아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티(Coty)그룹이 소유한 향수 브랜드 '마크제이콥스(Marc Jacobs)'는 오는 30일자로 티몰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을 종료한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브랜드 측은 운영 종료 사유로 '향후 채널 조정'을 언급했다.

▲ 마크제이콥스의 티몰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 중단 공지. ⓒ더페이퍼

지난해 12월에는 일본의 데일리 메이크업 브랜드 '세잔느(CEZANNE)'와 K-뷰티 브랜드 '삐아(BBIA)'가 티몰 플래그십 스토어 폐쇄를 연이어 발표했다. 세잔느는 운영 중단 직전 티몰 플래그십 스토어 팬 수가 2270만명에 달할 정도로 현지 인기가 높았으며, 삐아도 아이섀도나 블러셔 등의 제품으로 많은 현지 소비자들의 지지를 얻어왔다.

일본의 유명 뷰티 브랜드 '고세(Kose)' 역시 지난 4월 19일자로 티몰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을 중단했다. 현재는 중국의 대표적 메신저인 위챗(WeChat) 내부의 미니 프로그램 온라인 구매 채널만 남겨둔 상태다.

현지 언론 더페이퍼(The Paper)는 "글로벌 대형 뷰티 브랜드의 티몰 플래그십 스토어 이탈 현상은 부분적으로 로컬 브랜드의 부상에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다"며 "다른 측면으론 더 이상 티몰이 뷰티 산업 진출을 위한 필수 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변화"라고 분석했다. 티몰 플래그십 스토어 폐쇄를 선택한 기업 중 대다수가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해외 브랜드가 중국 진출을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 중 하나가 티몰 입점이었다. 티몰에서도 뷰티 카테고리는 주력 카테고리로 손꼽혔다. 티몰의 뷰티 카테고리 소비자는 2018년에 이미 3억명을 넘었으며, ‘95허우’(1995년 이후 출생자)만 따로 집계해도 5000만명 이상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2023년 중국 화장품 연감'에 따르면 티몰을 포함한 타오바오 계열 플랫폼이 아직까지는 중국의 온라인 시장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타오바오 계열 채널의 화장품 매출은 2000억 위안을 돌파했다.

그러나 성장세는 이미 꺾였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제3자 플랫폼의 모니터링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2023년 타오바오 계열 뷰티 카테고리 매출은 1858억 위안, 2016억 위안, 1864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4.72%, 8.5%, -7.53%를 기록했다. 2022년 반짝 성장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엔 팬데믹 위기에서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크게 줄었다.

티몰은 매출 상승을 꾀하기 위해 올해 6·18의 경우 역대 최대 규모의 할인 쿠폰을 발행하며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는 결국 '출혈 경쟁'으로 지속되기 어려운 마케팅 방법이고, 수익성 악화에 따라 기업의 이탈도 잦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티몰을 떠난 글로벌 뷰티 브랜드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는 곳은 더우인(抖音)과 샤오홍슈(小红书)다. 최근 시장 환경에선 SNS와 소셜 미디어가 소비자의 행동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 소비자가 모이는 곳에서 집중적 마케팅을 펼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더우인, 콰이쇼우(快手) 등 숏폼 동영상을 중심으로 하는 플랫폼이 최근 몇 년간 큰 인기를 얻으면서 관련 매출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더우인의 화장품 매출은 1683억 7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으며, 콰이쇼우는 전년 대비 79% 증가한 404억 9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신문은 "새로운 브랜드가 빠르게 인기를 얻기 위해선 이커머스 플랫폼 앱의 첫 화면 광고를 위해 큰 돈을 들여야 했고, 예산은 점점 더 늘어났다"며 "갈수록 높아지는 비용에 효율적인 마케팅을 원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화장품 관계자는 17일 “K-뷰티 기업들도 티몰 등 이커머스 플랫폼보다는 더우인 샤오홍슈 등 소셜 커머스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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