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 톺아보기] ②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팩트' 애경산업을 K-뷰티 빅3로 끌어올린 '황금알 품은 거위'
박수연 기자 | waterkite@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06-17 06:00 수정 2024-07-15 07:43

K-뷰티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화장품신문은 시장에 반향을 일으킨 K-뷰티 대표 제품들의 혁신성과 아이디어를 파헤치는 기획 ‘히트 상품 톺아보기’를 연재한다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12만7956개 품목의 화장품이 생산됐다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 세계로 뻗어가는 제품의 성공 DNA를 소개함으로써 신상품 개발에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단 하나의 히트 상품이 회사의 타이틀을 바꾸고, 10여년간 꾸준히 매출을 끌어올려 'K-뷰티 빅3' 자리에까지 오르게 했다. 이쯤되면 화장품 업계 사람들은 ‘아! 그거’ 할 것이다.

1954년 설립된 애경산업은  ‘트리오’(1966년)가 대표상품인 생활용품기업이었다. 2013년 '에이지투웨니스(AGE20'S)' 출시 이후 애경산업은  ‘K-뷰티 빅3 기업’으로 자리 매김했다.

화장품신문이  금융감독원 공시 2024년 5월 분기보고서(연결기준) 기준 7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애경산업은 1분기 매출 1691억원으로 5위에 올랐다. 톱 5개사 중 2개사가 ODM사여서 애경산업은 3대 브랜드사로 꼽힌다. 애경산업 전체 매출 중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5%다. 화장품 매출 596억원 중 상당 부분이 에이지투웨니스가 거둬들인 것이다. 애경산업에 있어서 에이지투웨니스는 '대표 브랜드' '대표 상품' 등의 수식으론 부족할 정도다.

에이지투웨니스는 파운데이션 팩트에서 출발했지만 꾸준한 연구 끝에 ‘에센스 팩트’라는 카테고리를 창출했고, 수많은 ‘미투’상품 중에서 10여년 동안 ‘1인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왼쪽부터) 2013년 첫 출시된 에이지투웨니스의 '에센스 커버 팩트', 지난해 선보인 '디오리진 에센스 팩트', 올해 4월 출시한 일본 전용 제품 '베일 누디 에센스 팩트 글로우'.  '베일 누디 에센스 팩트 글로우' 이미지에선 에센스 팩트의 '물방울 맺히는' 수분에센스 모습을 볼 수 있다. ⓒ애경산업


물방울이 송골송골, 시각적 ‘컬처 쇼크’

커버력과 편의성, 휴대성을 장점으로 내세운 파운데이션 팩트는 2000년대 후반부터 크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파운데이션 팩트는 기존의 리퀴드 파운데이션에서 수분과 유분을 제거해 고체로 굳힌 제형으로, 발림성이 다소 뻑뻑하고 건조해 바른 후 모공과 주름, 각질이 부각되는 단점이 있었다.  2013년 9월 애경산업 에이지투웨니스에선 수분 에센스가 물방울 형태로 맺히는 혁신적인 제품을 내놨고, 이는 시장을 휩쓸었다.

홈쇼핑 전용 제품으로 첫 출시한 에이지투웨니스의 '에센스 팩트'는 그간의 파운데이션 팩트류와는 달랐다. 가장 큰 특징은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를 시각적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홈쇼핑에선 제품을 소개하며, 파운데이션 부분을 긁어 물방울 형태의 에센스가 뚝뚝 떨어지는 모습을 강조해 보여줬다. 고체 속 액체를 머금은 제형은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면서 주문이 폭주했다.

팩트의 표면 디자인도 시각적 임팩트를 선사했다. 에이지투웨니스의 에센스 팩트는 파운데이션과 에센스를 섞어 수면 위 일렁이는 빛무리와 같은 무늬를 선보였다. '촉촉한 피부의 결광'이라는 제품의 효능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브랜드는 이것을 라떼아트에 비유해 '결광 라떼'라고 명명했다. 시각적인 자극으로 흥미를 자아내면서, 제품의 차별점을 확인할 수 있게 하자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성능 면에선, 기존 고체 파운데이션 대비 수분이 많이 포함됐다는 점이 발림성과 피부 표현에서 큰 효과를 발휘했다. 제품 출시 초기부터 '에이지투웨니스의 에센스 팩트를 발랐을 땐 피부가 좋아 보인다'는 입소문이 난 것도 이 덕분이다. 고체 파운데이션의 팫트의 커버력과 간편함은 유지하면서 풍부한 수분감으로 피부에 스킨케어 효과를 주고, 촉촉한 질감으로 '자연스럽게 좋아 보이는 피부'라는 소구 포인트를 직격했다.

팩트 출시 직후인 2014년, 에이지투웨니스의 연매출은 100억원을 돌파했고 2년 뒤인 2016년엔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금까지도 그 인기는 견고히 유지되고 있다. 에센스 팩트는 지난해까지 (단일 품목 기준) 누적 2억개 이상 판매됐고, 칸타월드패널에서 발표한 국내 파운데이션 부문 순위에서 2015년부터 2023년까지 9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010년대 중반, 에이지투웨니스는 중국 시장에 에센스 팩트를 선보이며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중국에서 억대 위안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우수 브랜드에 주어지는 '1억 RMB 클럽상'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수상했다.

에이지투웨니스의 에센스 팩트가 히트한 이후 숱한 ‘미투 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엔 출시 초 홍보를 함께 했던 배우 견미리가 타 브랜드에서 출시한 또 다른 '견미리 팩트'도 있었다. ‘견미리 팩트’라는 별칭에 끌렸던 소비자들은 수분 가득한 에센스 팩트의 오리지널리티를 알아보고 돌아왔다고 애경산업 관계자는 밝혔다.

 

‘고체+액체’ 그 시작은 비누

이 독특한 제품의 출발은 수분이 묻어져 나오는 비누였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한 마케터가 해외에서 구매해 온 비누를 실수로 떨어뜨리는 바람에 급하게 휴지로 비누를 집었는데, 비누에서 스며나온 수분이 휴지에  묻어있는 것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 후 고체 안에 어떻게 수분을 포함시킬 수 있을지 제형 연구가 시작됐다.

서로 다른 제형을 한 데 적용시키는 데 난관이 많았다. 고체 속에 액체를 넣으면 흐물해지거나, 액체가 넘쳐 흘러 시행착오를 수없이 거쳤다. 형체를 유지하면서도 적당한 수분 제형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과 배합 비율이 필요했다. 결국 1여년간 수백번의 실험을 거친 끝에 마침내 적합한 배합 비율과 '에센스 포켓 기술'을 적용한 제형을 완성했다. 고체 속에 액상 에센스를 포함시키는 기술은 당시 매우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강산이 바뀐다’는 10년의 세월을 지나오면서, 발전된 기술을 적용해 초기 제품에선 60% 수준이던 에센스 함량을 최대 75%까지 늘렸다. 최근엔 제품마다 에센스 함량을 달리해 원하는 피부 표현과 광채를 선택할 수 있게 했고, 촉촉한 사용감을 개선했다. '라떼' 베이스도 리뉴얼을 거듭해 피부 커버력도 한결 더 강화됐다.

타깃 소비층도 넓어졌다.  처음엔 홈쇼핑으로 시작해 40~60대 고객에 어필했다면, 최근엔 디지털 기반으로 운영 채널을 확대하고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MZ세대로까지 타깃층을 넓혔다. 온라인 브랜드 몰 운영, 새로운 디자인을 입히는 '베스트 앤 뉴(Best & New)' 전략이 그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환기한 것이 주효했다. 에이지투웨니스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드롭드롭드롭'의 대표 디자인인 클로버와 꽃 패턴을 적용한 한정판,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글로벌 컨슈머 프로덕트와 협업해 선보인 '원더우먼 에디션' 등을 비롯해 지난 4월엔 선 에센스 팩트에 오롤리데이의 캐릭터를 그려 넣어 MZ세대의 감성을 자극했다.

 

▲ 에이지투웨니스는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드롭드롭드롭의 꽃과 클로버 패턴이 더해진 '에센스 커버 팩트 뉴 오리지널 드롭드롭드롭 에디션', 워너 브라더스 글로벌 컨슈머 프로덕트와 함께 한 '시그니처 에센스 팩트 원더우먼 에디션'. ⓒ애경산업

‘스테디’ 동력은 끊임없는 발전

사실, 고체 파운데이션 팩트는 최근 유행 아이템은 아니다. 고체 파운데이션 팩트를 선보이던 여러 브랜드들은 대부분 쿠션으로 '갈아 탔다'. 에이지투웨니스 역시 쿠션 제품을 출시했다. 그럼에도 에센스 팩트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굳히며, 국내외에서 브랜드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고 있다.

애경산업 관계자에 따르면 초창기엔 에센스 팩트 출시 때마다 세대 구분을 했으나 지금은 하지 않는다. 메이크업 트렌드에 맞는 성분을 추가하는 등 변화를 주면서 아예 새로운 라인을 출시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분화시켰기 때문이다. 일종의 ‘브랜드 다각화’다.

현재 홈페이지에서 에센스 팩트 제품은 총 11개다. 컬래버레이션 제품까지 포함하면 종류는 더 늘어난다. 초기 에센스 팩트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필요로 하는 피부 표현 질감에 따라 글로우, 벨벳, 모이스처, 더블커버 등으로 제품을 나누었고,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강조하는 선 팩트도 출시했다. 가장 최근 출시한 ‘글래스 스킨 에센스 팩트’ 라인은 피부결 표현에 집중한 ‘퍼펙트’와 촉촉한 결광을 강조하는 ‘글로우’로 나뉜다.

엔데믹에 접어든 지난해부터 에이지투웨니스는 K-뷰티 성장세가 거센 미국, 일본, 베트남 등지로 시장을 확대했다.

미국에선 실리콘투의 손을 잡고 '시그니처 에센스 팩트 인텐스 커버' 6종을 출시했다. 피부색이 다양한 시장의 특성에 맞춰 6종 중 3종은 미국 소비자 피부색에 맞게 개발됐다. 일본에선 일본 전용 제품 '베일 누디 에센스 팩트 글로우'를 출시했다. 누디하고 밝은 색상을 선호하는 선호하는 일본 소비자들의 특성을 반영해, 비타민C 유도체를 담아 미백효과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열대성 기후의 베트남에선 쿨링감을 제공하고 피부 진정을 돕는 알로에 베라 추출물과 미백 기능성 성분 나이아신아마이드를 함유한 제품을 선보였다.

에이지투웨니스의 에센스 팩트는 10여년 동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고, 변화했다. 그 와중에도 처음의 혁신, 차별화된 제품력은 놓지 않았다. 꾸준히 우상향하며, 발전을 거듭해 새로운 것을 찾는 소비자들을 ‘꽉’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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