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라 키즈(Sephora Kids)'를 양산하는 미국 뷰티 업계를 제재하기 위한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업계는 '청소년들에게 노화 방지 제품을 권장하는 행위는 잘못됐지만 규제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13세 미만 어린이에게 노화 방지용 화장품 판매 금지를 골자로 하는 'AB 2491' 캘리포니아 법안이 주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법안은 지난 4월 환경안전 및 독성물질 위원회(Environmental Safety and Toxic Materials Committee)를 통과하고 지난달 주 의회 세출위원회 회의에 상정됐으나, 통과가 좌절됐다. '세포라 키즈'는 8~13세 어린 아이들이 오프라인 뷰티 편집숍에서 고기능 활성성분이 함유된 안티에이징 화장품 쇼핑을 즐기는 사회 현상을 뜻하는 말로, 틱톡 영향력이 큰 미국에서 특히 문제가 됐다. 유튜브, SNS 등 뉴 미디어를 통한 광고가 10대들의 무분별한 화장품 쇼핑을 부추겨 세포라 키즈를 양산했고, 이 현상이 어린이들의 피부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캘리포니아 주가 첫 타자로 규제에 나섰다.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알렉스 리(Alex Lee) 캘리포니아 하원 의원은 "결과가 실망스럽긴 하지만 노화 방지 제품의 불필요한 유해성으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AB 2491 법안에선 캘리포니아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들은 비타민A와 그 유도체(레티노이드, 레티놀), 글리콜산, 아스코르브산, 구연산 등의 알파하이드옥시산이 함유된 화장품을 판매할 때 구매자가 13세 이하인지 연령을 확인해야 한다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론 △제품 옆 또는 온라인상의 설명란에 해당 제품이 13세 미만 사용자를 위한 제품이 아니라는 점을 눈에 띄게 표시하고 △판매 전 구매자의 연령을 확인해야 하며 △온라인 구매 시 선불 신용카드 사용을 금지하도록 했으며, 이를 어길 경우 하루에 최대 1만 달러까지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현지 언론들은 법안 좌절의 배경에 업계의 반발과 로비가 있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업체를 대표하는 미국 퍼스널케어 제품 협의회(PCPC)는 최근 법안에 대해 "AB 2491은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선의로 이뤄졌지만,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고, 규제가 너무 복잡해 준수 또는 집행이 불가능하다"며 "건강한 피부 관리에 필수적인 제품을 과잉 규제할 위험이 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10대 초반의 아이들의 복지를 증진할 수 있는 진정한 해결책을 찾아야 하며, 그동안 우리는 입법자들에게 AB 2491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화장품 규제 전문가 켈리 보너(Kelly Bonner) 변호사는 현지 매체 코스메틱디자인(Cosmetic Design)과의 인터뷰에서 "성분의 안전성 자체보단 그 성분이 의도한 대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며 "이는 뷰티 업계의 유통 관계자들이 아닌 보건의료 관계자 및 전문가들에게 주어져야 할 책임"이라며 법안의 내용을 반박했다. 기본적으로는 비용 문제가 법안의 발목을 잡았다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법안을 이행하기 위해 소매업자, 제조업자 등 화장품 판매업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상당한데, 이를 촉구하고 보조하기엔 당국의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다. FDA 규제 전문가 앤 베글리(Ann Begley) 변호사는 "캘리포니아 주 의회 세출위원회는 이 법안을 집행하기 위해 상당한 금액의 기금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문제를 입법 차원에서 접근하려면, 판매를 금지하기보단 판촉 활동을 금지하는 표적화된 접근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며 "10대들에게 과도한 화장품 사용을 홍보하는 인플루언서들이 금전적·물질적 보상을 받았다는 점을 증거로 내세워 홍보를 금지하는 것이 실현가능성이 높고, 집행 기관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규제책"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세포라 키즈와 관련한 문제는 앞으로도 법적 제재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알렉스 리 의원과 20명의 캘리포니아 의원들은 PCPC에 서한을 보내 법안에 대한 입장과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를 밝히고, 업계에 공유할 것을 촉구했다. 그들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미용 산업은 이 문제에 대해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베글리 변호사는 "세포라 키즈 현상에 대한 시민사회 및 언론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어 주 의회의 다음 회기에 새로운 개정안이 제출되거나, 유사 입법안이 제안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
'세포라 키즈(Sephora Kids)'를 양산하는 미국 뷰티 업계를 제재하기 위한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업계는 '청소년들에게 노화 방지 제품을 권장하는 행위는 잘못됐지만 규제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13세 미만 어린이에게 노화 방지용 화장품 판매 금지를 골자로 하는 'AB 2491' 캘리포니아 법안이 주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법안은 지난 4월 환경안전 및 독성물질 위원회(Environmental Safety and Toxic Materials Committee)를 통과하고 지난달 주 의회 세출위원회 회의에 상정됐으나, 통과가 좌절됐다.
'세포라 키즈'는 8~13세 어린 아이들이 오프라인 뷰티 편집숍에서 고기능 활성성분이 함유된 안티에이징 화장품 쇼핑을 즐기는 사회 현상을 뜻하는 말로, 틱톡 영향력이 큰 미국에서 특히 문제가 됐다. 유튜브, SNS 등 뉴 미디어를 통한 광고가 10대들의 무분별한 화장품 쇼핑을 부추겨 세포라 키즈를 양산했고, 이 현상이 어린이들의 피부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캘리포니아 주가 첫 타자로 규제에 나섰다.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알렉스 리(Alex Lee) 캘리포니아 하원 의원은 "결과가 실망스럽긴 하지만 노화 방지 제품의 불필요한 유해성으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AB 2491 법안에선 캘리포니아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들은 비타민A와 그 유도체(레티노이드, 레티놀), 글리콜산, 아스코르브산, 구연산 등의 알파하이드옥시산이 함유된 화장품을 판매할 때 구매자가 13세 이하인지 연령을 확인해야 한다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론 △제품 옆 또는 온라인상의 설명란에 해당 제품이 13세 미만 사용자를 위한 제품이 아니라는 점을 눈에 띄게 표시하고 △판매 전 구매자의 연령을 확인해야 하며 △온라인 구매 시 선불 신용카드 사용을 금지하도록 했으며, 이를 어길 경우 하루에 최대 1만 달러까지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현지 언론들은 법안 좌절의 배경에 업계의 반발과 로비가 있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업체를 대표하는 미국 퍼스널케어 제품 협의회(PCPC)는 최근 법안에 대해 "AB 2491은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선의로 이뤄졌지만,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고, 규제가 너무 복잡해 준수 또는 집행이 불가능하다"며 "건강한 피부 관리에 필수적인 제품을 과잉 규제할 위험이 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10대 초반의 아이들의 복지를 증진할 수 있는 진정한 해결책을 찾아야 하며, 그동안 우리는 입법자들에게 AB 2491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화장품 규제 전문가 켈리 보너(Kelly Bonner) 변호사는 현지 매체 코스메틱디자인(Cosmetic Design)과의 인터뷰에서 "성분의 안전성 자체보단 그 성분이 의도한 대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며 "이는 뷰티 업계의 유통 관계자들이 아닌 보건의료 관계자 및 전문가들에게 주어져야 할 책임"이라며 법안의 내용을 반박했다.
기본적으로는 비용 문제가 법안의 발목을 잡았다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법안을 이행하기 위해 소매업자, 제조업자 등 화장품 판매업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상당한데, 이를 촉구하고 보조하기엔 당국의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다.
FDA 규제 전문가 앤 베글리(Ann Begley) 변호사는 "캘리포니아 주 의회 세출위원회는 이 법안을 집행하기 위해 상당한 금액의 기금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문제를 입법 차원에서 접근하려면, 판매를 금지하기보단 판촉 활동을 금지하는 표적화된 접근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며 "10대들에게 과도한 화장품 사용을 홍보하는 인플루언서들이 금전적·물질적 보상을 받았다는 점을 증거로 내세워 홍보를 금지하는 것이 실현가능성이 높고, 집행 기관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규제책"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세포라 키즈와 관련한 문제는 앞으로도 법적 제재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알렉스 리 의원과 20명의 캘리포니아 의원들은 PCPC에 서한을 보내 법안에 대한 입장과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를 밝히고, 업계에 공유할 것을 촉구했다. 그들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미용 산업은 이 문제에 대해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베글리 변호사는 "세포라 키즈 현상에 대한 시민사회 및 언론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어 주 의회의 다음 회기에 새로운 개정안이 제출되거나, 유사 입법안이 제안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