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소비 트렌드 ‘가성비’보다 ‘품질’ 중시 양극화 현상으로 중저가 설 자리 줄어들어
두유진 기자 | dyj0128@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06-13 06:00 수정 2024-06-13 06:00

뷰티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품질‧효과, 웰니스, 다기능을 더 중요시할 전망이다.
 

유로모니터 홍희정 수석 연구원은 12일 아시아 뷰티 시장의 트렌드 키워드로 벨류 해커(Value Hacker), 인구 변화(Population Change), 더마코스메틱을 꼽으면서 이같이 밝혔다.

홍 연구원은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코스모뷰티서울에서 한국국제전시 주최 부대행사로 진행된  ‘글로벌 마케팅 및 트렌드 세미나’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미용 및 퍼스널케어 트렌드: 소비자 조사 결과를 통한 인사이트’ 주제 발표에서도 같은 내용을 다뤘다. 

▲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글로벌 마케팅 및 트렌드 세미나’에서 유로모니터 홍희정 연구원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미용 및 퍼스널케어 트렌드: 소비자 조사 결과를 통한 인사이트’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뷰티누리


홍 연구원은 벨류 해커는 뷰티뿐만이 아니라 전 산업을 망라할 수 있는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이는 ‘프리미엄 짠테크’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기존 ‘짠테크(절약 중심 소비활동)’에서 진화한 트렌드로, 저렴한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효과, 웰니스, 다기능을 쫓는 소비활동을 의미한다.

최근 뷰티 소비자들은 입증된 효능을 중시한다. 이런 소비 성향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예로 중국 화장품 기업 ‘프로야’를 들었다. 유로모니터가 분석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 로컬 브랜드의 연평균 성장률(CAGR)과 시장 점유율 순위에 따르면 프로야는 고기능성 제품을 중심으로 중국 내 스킨케어 16위에서 4위로 28% 오르는 성장을 보였다. 또 중국 스킨케어 브랜드 ‘곡우’는 미백 제품으로 인지도와 매출을 올려 126위에서 30위로 109% 성장했다.

최근 미국에선 ‘Dupe 소비’, 고가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저가 제품 소비 트렌드가 확산됐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유행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가 제품은 브랜드 이미지, 품질 등 높은 가치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구매하고, 저가 제품은 가격에 비해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이 커 인기를 얻고 있다. 화장품 시장에서 이처럼 소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면서 중간 가격대 제품은 이들에 비해 경쟁력이 약해 역풍을 맞고 있다. 지난해 일본 카오 그룹은 중간 가격대 브랜드를 포함한 여러 브랜드 정리와 통폐합을 실시했다. 이후 카오는 저가 브랜드인 ‘케이트’에 주력할 것으로 분석됐다.

홍 연구원은 “클린뷰티 트렌드를 안착시켰던 올리브영이 올해에는 웰니스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웰니스에 주목했다. 한국에선 스트레스와 붓기 관리를 위한 괄사 관련 제품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 괄사와 함꼐 사용하기 좋은 ‘센녹’의 ‘안티 스트레스밤’은 지난해 11월부터 3달간 진행한 팝업스토어에서 1차 입고 물량을 완판하고 재입고 수량까지 매진시키는 등 인기를 끌었다.

또 다기능 제품이 다수 출시되고 있다. 하나의 제품으로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가성비를 강점으로 소비자 선호도가 2021년 16.8%에서 2023년 18.8%로 성장했다. 특히 색조와 스킨케어는 경계가 흔들릴 만큼 두 가지 용도를 갖고 있는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다. 홍 연구원은 “다기능 제품은 개별 제품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사용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홍 연구원은 인구 변화에 따른 트렌드에 대해선 10대 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도와 해당 연령대가 줄어들고 있는 한국을 비교해 설명했다. 인도에선 10대들만을 위한 브랜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 귀여운 파우치 안에 색조를 넣어 판매하거나 예민한 10대 피부를 위해 알콜프리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한국은 2031년까지 0~14세 인구가 22%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돼 유아동 브랜드가 줄어들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유아동 라인 사업을 중단하고 지난해 10월 펫라인을 론칭했다. 사회적 변화를 인식하고 빠르게 대응한 사례다.

홍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14세 미만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오히려 니치 브랜드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를 하나만 키우게 되면서 최고를 고집하는 부모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유로모니터 분석에 따르면 국내 성인 스킨케어 제품 단가가 0.4% 줄어들 떄 유아동 제품은 3.7% 증가했다. 부모들이 프리미엄 유아동 제품을 선호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수치다. 국내 프리미엄 포뮬러의 니치 유아동 브랜드 시장은 2020년 29%에서 2023년 42%로 성장했다.

넓은 관점에서 남성 소비자의 뷰티 시장 진입도 인구 변화에 따른 트렌드로 분류할 수 있다.  남성 인구 변동이 큰 것은 아니지만 뷰티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남성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남성 뷰티 시장은 다양한 분야로 발전할 전망이다. 인도 뷰티 유통사인 나이카는 최근 남성 전용 브랜드 나이카맨을 론칭하고 혁신적인 남성 헤어케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샴푸와 염모제를 결합한 제품, 파우더 왁스 등 기존 제품에 다른 기능을 더하는 식이다.

최근 국내 남성들은 얼굴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외모를 가꾸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남성 니플패치(유두 가리개용 반창고)의  괄목한 만한 성장이 한 예다. 예전에도 관련 제품들이 있었지만 종류가 다양하지 않았다. 색감이나 끈적거림 등이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인터파크 남성 니플패치 시장은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10배 성장했다. 이같은 남성 시장 동향을 미뤄봤을 때 남성 뷰티는좀 더 빠르게 다양하게  발전할 것이라고 홍 연구원은 예측했다.

홍 연구원은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더마코스메틱 개념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면서 "정의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많은 브랜드가 더마코스메틱으로 시작했지만 안티에이징으로 초점을 옮기거나 더마로 시작하지 않았지만 더마 콘셉트를 마케팅에 이용하는 브랜드가 늘어났다.

유로모니터가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더마코스메틱에 대한 정의를 조사한 결과, ‘민감성 피부 대상’ ‘치료 효과’ ‘의료 백그라운드’가 공통적인 필수 요건으로 나타났다. 부수적인 조건으로는 전문가들과 협력 및 개발했거나 임상실험이나 소비자 제품 테스트를 통해 효능을 입증한 경우, 기능성 제품으로 식약처 인증을 받았을 때 더마코스메틱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홍 연구원은 설명했다.

홍 연구원은 “최근에는 제약사에서도 더마코스메틱을 선보이고 있고, 클린뷰티 브랜드들이 민감성 피부를 타깃으로 성분과 피부 건강을 내세워 제품을 출시하고 있어 더마 브랜드는 위협을 느낄 수 있는 실정”이라며 “더군다나 소비자들은 더마와 그 경계에 있는 브랜드를 굳이 구분해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카테고리 확대와 민감성 피부를 위한 기능성 제품 개발이 더마코스메틱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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