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뷰티 기업 'SDb 시대' 대비한 AI 전문가 양성해야 홍원기 <건국대학교 K뷰티산업융합학과 겸임교수>
편집국 기자 | media@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05-28 06:00 수정 2024-06-17 15:55

AI 로봇, 자율주행 그리고 화장품
<1>화장품을 가져다주는 AI로봇이 오고 있다
<2> AI 로봇은 소프트웨어가 결정하는 뷰티 시장을 이끈다!
<3> 자율주행과 화장품은 도대체 어떤 연관이 있을까?
<4> 자율주행 자동차 공간에서 펼쳐질 미래 화장품 시장
<5> 외재적 관점과 효용론적 관점으로 AI 로봇과 자율주행을 바라보자
<6> 화장품 산업의 혁신은 AI 로봇과 자율주행과의 융합에 있다.

건국대학교 K뷰티산업융합학과 겸임교수, 한국융합기술연구학회 학술위원, 아시아뷰티화장품학회 편집위원, 뷰티메이커스 해외 영업 본부장

지난해 7월 12일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대적할 수 없는 최고의 빌런 인공지능(AI) 시스템 '엔티티' 였다. 물론 주인공 톰 크루즈의 몸을 아끼지 않는 리얼 액션도 대단했지만, 전 세계의 모든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무엇이든 통제할 수 있고, 자신의 존재를 숨기며, 인간보다 뛰어나게 음모를 꾸미는 인공지능(AI) 빌런 ‘엔티티의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과연 딥페이크 기술로 CCTV  속 인물의 얼굴을 바꿔 톰 크루즈를 혼란스럽게 하고, 전화 통화 중인 사람의 목소리를 카피하여 허위통화를 하는 AI 빌런 ‘엔티티’를 주인공 톰 크루즈는 이길 수 있을까? 
이러한 상상력은 2014년 가트너에서 발표한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 중 하나인 SDx(Software Defined Anything/Everything)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SDx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정보통신(ICT) 인프라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및 서비스 분야까지 정의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모든 영역이 소프트웨어에 의해 정의된다는 의미로 확장되어 사용되고 있다.

AI로봇에서 정보 얻는 시대 온다

SDx 기술은 영화 속 세계에서 상상력의 기초가 되는 것을 넘어, 현실 세계에서 기업의 중장기 전략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일례로 2024년 1월 8일, 현대자동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미디어 데이를 통해 새로운 소프트웨어 전략인 SDx를 발표했다. 이날 현대자동차는 '사용자 중심의 최적화된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으며, 소프트웨어 중심의 대전환을 위한 그룹 중장기 전략인 SDx(Software-defined everything)에 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설명하기도 하였다.
SDx는 현재 영화와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으며,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화장품 산업 역시 SDx가 적용되어 산업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화장품 산업에서 SDx 시대를 여는 시작점은 바로 AI 로봇이 될 것이다. 그 이유는 AI 로봇이 상용화되면 화장품 시장도 인터넷과 유튜브를 통한 검색으로 제품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라, AI 로봇과의 대화를 통해 원하는 제품 정보를 얻는 ‘대화의 시대’가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 

화장품도 소프트웨어에 의해 정의 

이렇게 화장품 산업도 기존의 내용물과 용기와 같은 하드웨어 중심의 방식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를 통해 내용물과 용기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방식으로 변화될 것이다. 필자는 이렇게 소프트웨어가 화장품 내용물과 용기까지 제어하고 관리하여 화장품 시장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높이는 시대를 SDb( Software-defined beauty ) 시대라고 정의하고 싶다. 이렇게 화장품도 소프트웨어에 의해 정의되는 SDb (Software-defined beauty ) 시대가 열리면 예상되는 두 가지의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AI 관련 대비책을 미리 준비하지 못한 기업은 AI 생태계에 아예 진입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AI는 빅데이터에서 학습한 내용을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제품 및 브랜드를 추천할 수 있는데, 이러한 빅데이터에 들어가 있지 않은 기업의 제품이나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추천되거나 보여질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둘째는 AI 생태계 진입에 성공하였다고 하더라도 AI를 제공하는 기업의 기준과 표준에 따라 우리 회사  제품이 누락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AI를 만드는 기업의 가치관과 판단 기준에 따라 설정된 목적 함수 값에 적합하지 않으면 우리 회사 제품이 의도적으로 누락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AI를 점령한 거대 기업의 힘이 더욱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기업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지 않은 기업에게는 자연스럽게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현재 검색의 시대에서는 소비자들이 검색 결과에서 상단에 위치한 제품이나 브랜드가 해당 기업에게 일정 비용을 받고 광고를 한다는 것을 알아 차릴 수 있지만, AI 시대에는 결과값을 말과 이미지로 바로 보여주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광고로 인식하고 분별할 수 있는 확률이 현저히 감소할 것이다. 

빅데이터 활용 자료 특성과 기준 연구해야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화장품 기업은 다음과 같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준비를 해야 한다. 
첫째, 기업 내부에 AI가 빅데이터로 활용하는 자료의 특성과 기준을 선행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AI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AI 기반의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역량을 강화하여, 우리 회사 제품과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인식되고 추천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AI를 생산하고 제공하는 거대 기업의 가치관과 판단 기준을 미리 숙지하여 우리 회사 제품과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AI 시대에는 화장품 산업의 법규 및 규제 역시 빠르게 변화할 것이기 때문에 변화하는 법규와 규제에 대한 대비책도 미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

편의 제공하지만 정보 왜곡도 

AI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삶에 많은 편의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정보의 왜곡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보이지 않는 AI  빌런 ‘엔티티’가 전세계의 소프트웨어를 장악하여 주인공 톰 크루즈가 자신에게 부여된 미션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정보를 왜곡하여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처럼, AI 로봇이 우리가 마땅히 알아야 할 정보를 알지 못하게 방해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기업은 AI 로봇이라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에 대해 정확하고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AI 생태계에서 자신의 기업 제품과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잊혀지지 않게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는 AI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제공해주는 정보를 비판적인 태도로 검토하고, 다양한 출처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비교 분석한 후에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 
AI가 가져올 급격한 사회적 변화의 물결 속에서, AI 기술을 선도하고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실 세계의 '톰 크루즈' 같은 기업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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