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중심으로 소비하는 '헬스 디깅(Health Digging)' 트렌드가 스킨케어에도 옮겨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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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중심으로 소비하는 '헬스 디깅(Health Digging)' 트렌드가 스킨케어에도 옮겨 붙었다.
비타민은 기본이고 기타 영양제, 건강기능식품을 꼭 챙겨먹는 '헬스디깅족'이 빠르게 늘어나며 관련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건기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2000억원으로, 5년 전과 비교해 27% 확대됐다. 펜데믹을 거치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건강 관리 제품 소비가 확대되면서 시장도 커졌다.
미래 산업으로 건기식을 점찍고 사업을 확장하던 뷰티 업계는 이제 역으로 건기식에 포함되는 건강에 유익한 성분들을 스킨케어 영역으로 가져오고 있다. 민텔은 이를 'VMS(비타민·미네랄·영양제, Vitamin·Mineral·Supplements)' 성분이라 칭했다. 기존 화장품에도 활용되던 성분들이지만, 제형이 안정화되고 스토리가 더해져 새로운 옷을 입었다.
글로벌 소비자 조사 기관 민텔은 VMS 성분을 통해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글로벌 업계의 사례를 적극 조명했다. 이에 따르면 글로벌 뷰티 업계에선 새로운 성분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에 돌입했고. 특허가 다양하게 출원됐다. 최근엔 이를 적용한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관련 특허를 두 번째로 많이 갖고 있는 나라다. K뷰티 성장에 또 하나의 분기점이 필요한 현재, 민텔은 VMS 성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활용해 돌파구를 찾아보라고 강력히 추천했다.
웰빙 성분이 스킨케어로
민텔 조사에 따르면 미국 밀레니얼 세대의 35%, Z세대의 29%는 이미 '뷰티 제품으로 VMS 혜택이 포함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베이비부머 세대(16%)보다 눈에 띄게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노화, 탈모 방지 제품을 본격 사용하기 시작하고, 건강을 챙기기 시작하는 나이가 30대, 그 다음으론 20대인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다. 다만, 그 관심이 스킨케어 영역에까지 옮겨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 '비타민/미네랄 강화'를 표방하는 스킨케어 신제품 출시 건수(2018~2022) ⓒ민텔
글로벌 시장에서 비타민, 미네랄 성분을 강화한 스킨케어 신제품 출시도 매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관련 신제품은 2018년 9028개에서 2022년엔 1만3709개까지 늘어났다. 5년 성장률이 약 52% 수준으로, 성장이 아주 빠른 편이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돼 전 세계 뷰티 업계가 침체를 겪었던 2020~2022년에도 오히려 출시가 증가했을 정도다.
민텔에 따르면 VMS 성분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은 개별 증상을 관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전체적인 예방을 중시하는 성향을 지녔다. 기존에 이용하던 성분들에 색다른 무언가가 더해지길 바라는 것이다. 기미가 생기지 않게 피부 속 멜라닌 색소를 관리해주거나, 흡수력이 월등하게 개선된 비타민C 제품이 그 대표적인 예다.
각국의 뷰티 업계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새 효능을 찾기 위해 연구를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관련 특허도 다양하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비타민은 중국(17%), 한국(11%), 미국 (11%), 일본(7%), 프랑스(7%) 순으로 피부 및 미용 관련 특허가 많다. 같은 분야의 미네랄 특허를 가장 많이 취득한 국가는 중국(12%), 한국(10%), 미국(10%), 프랑스(9%), 일본(8%) 순이다. 상위 5국이 전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비타민의 새 얼굴을 찾아서
비타민은 스킨케어에 이미 많이 활용되고 있는 성분이지만, 안정성과 흡수력이 문제다. 특히 비타민C는 화장품에 넣어 오래 유지하기 어려운 불안정한 성분이다. 안정화된 성분이라 해도 피부 장벽을 뚫고 흡수되기 쉽지 않아 유효성분을 피부에 침투시키는 다른 방법들이 필요하다.
▲ (왼쪽부터) 쿠스+쿠스(KHUS+KHUS) 'C 드롭 세럼', YSE '뷰티 모닝 칵테일 비타민 C세럼', 멜루메(Melumé) '스킨케어 슈퍼C숏 25%'. ⓒ각 사, 민텔
최근 특허 동향을 살펴보면, 테트라헥실데실 아스코르브산염(Tetrahexyldecyl Ascorbat, THD) 성분이 비타민C의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성분은 비타민C 화합물로, 매우 안정적이며 기존 비타민C와는 다른 루트로 피하에 빠르고 깊숙이 침투해 비타민 E(토코페롤)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테트라헥실데실 아스코르브산염은 쿠스+쿠스(KHUS+KHUS)의 'C 드롭 세럼'이나, YSE의 '뷰티 모닝 칵테일 비타민C 세럼', 멜루메(Melumé)의 '슈퍼C숏 25%' 제품에 적용돼 있다. 이 제품들은 미백, 흔적 케어, 항산화 등 비타민C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왼쪽부터) 링가나(Ringana) '프레쉬 오버나이트 트리트먼트', 하기(hagi) '사이클 센시티브 페이스크림 SPF10'. ⓒ각 사, 민텔
비타민A의 안정성을 개선하는 방법도 화제다. 비타민A 유도체 중엔 최근 기능성 화장품 성분으로 활용되고 있는 레티놀이 있다. 피부 재생, 여드름 개선, 주름 완화 등에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인기를 끌지만, 불안정하고 예민한 피부에 쉽게 적용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라이온 코포레이션은 4급 암모늄염을 첨가하는 방법을 연구해 특허를 냈다. 비타민A를 함유한 신제품으론 링가나(Ringana)의 '프레쉬 오버나이트 트리트먼트'가 있다.
식약처 인증 미백 기능성 원료로 알려진 나이아신아마이드 성분은 비타민B3다. 멜라닌 이동 경로를 차단해 색소침착을 개선하고 피부 장벽을 지켜주는 성분으로, 최근 P&G(Procter & Gamble)는 비타민B3의 이온화를 촉진하고 피부 투과율을 높이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저농도 비타민B3 조성물을 도포한 다음, 고농도 B3 함유 조성물을 추가로 도포하는 방식이 그 중 하나다.
프로바이오틱스 추출물을 비타민제로 활용하는 방식도 특허로 출원됐다. LVMH 모엣 해네시 루이비통이 취득한 특허는 프로바이오틱스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 CNCM I-5313(Lactobacillus rhamnosus CNCM I-5313)을 추출물로 사용해 비타민 수용체와 관련된 유전자를 활성화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피부 세포에 비타민 등의 생물학적 작용을 촉진해 피부를 건강하게 가꿔준다는 설명이다. 이 방식을 통해 만든 제품으로는 하기(hagi)의 '사이클 센시티브 페이스크림 SPF10'이 있다.
더 안전하고 강해진 미네랄
미국의 Z세대 소비자 44%는 제품에서 가장 중요한 품질 지표로 '민감성 피부에도 안전할 것'을 꼽았다. 민감성 피부용 제품에 강조되는 것은 '천연성분'이다. 대표적인 성분이 바로 미네랄이다. 우리 몸의 신진대사 균형에 관여하는 미네랄은 화장품에 적용될 시 염증이나 트러블을 완화해주고, 피부 장벽을 강화하는 효능이 있다.
▲ (왼쪽부터) 뷰스타(Beausta) '더마 2X 나이아신아마이드 아연 PCA 세럼', PSA '실버 라이닝 디오익& 윌로우허브 클래리파잉 크림', 니베아 베이비(NIVEA BABY)의 SOS 크림. ⓒ각 사, 민텔
로레알은 리코펜과 망간을 조합한 활성성분을 포함하는 화장품 조성물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리코펜과 망간은 피부 장벽 기능을 강화하는 단백질(small proline-rich proteins, SPRRs)의 발현을 도와 피부 장벽 기능을 강화하고,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준다. 뷰스타(Beausta)의 '더마 2X 나이아신아마이드 아연 PCA 세럼', PSA의 '실버 라이닝 디오익& 윌로우허브 클래리파잉 크림'에 이 특허 성분이 적용됐다.
미네랄은 피부 장벽을 강화해주는 천연 성분인 만큼, 유아 및 어린이 스킨케어 제품에 널리 활용되기도 한다. 발명가 마이야후 아브샬롬브스(Mattityahu Avshalomvs)는 아기를 위한 스킨케어 성분을 개발해 특허 출원했는데, 글루코산 아연, 아스파르트산마그네슘, 클루콘산 구리, 녹조류 추출물이 활성성분으로 포함됐다. 이는 피부에 활력을 부여하고, 세포 재생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니베아 베이비(NIVEA BABY)의 'SOS 크림'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