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K뷰티 대응 어떻게 할까 <1> 한국형 지속가능화장품으로 승부하자 <2> 강해지는 환경규제, 화장품은 문제 없나 <3> 줄이고, 재생하는 것이 자원순환의 기본이다 <4> 탄소중립의 첫걸음, 탄소발자국 계산하기 <5> 자원순환과 탄소중립 화장품 모범사례 <6> 환경으로 돈버는 시대, 기후테크는 어떤가? ![]() 친환경 슈즈 브랜드 올버즈는 2024년 봄, 세계 최초로 탄소중립 운동화 '문샷(M0.0NSHOT)'을 출시할 예정이다. 유니레버는 2039년까지 회사의 모든 제품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탄소발자국을 공개할 것을 선언했다. 러쉬는 탄소흡수력이 있는 나무껍질 코르크를 활용한 포장용기 '코르크 팟(Cork Pot)'으로 탄소중립 인증을 받은 바 있다. 글로벌 화학 기업 바스프는 자사 제품에 대한 탄소발자국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 주요기업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력과 전환 속도가 대단하다. 탄소중립은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줄일 수 있는 만큼 감축하고, 그래도 남은 배출량은 흡수하거나 제거하여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개념이다. 이 공식을 풀기 위한 첫 단계는 탄소배출량을 계산하는 것이다. 이 계산을 통해 얼마나 줄여야 할지, 얼마나 상쇄해야 할지를 알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탄소중립의 목표를 달성해 나갈 수 있다. 이처럼 탄소배출량을 계산하는 건 탄소중립을 향한 첫 걸음이다. 하지만 배출량을 산정하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회사 내부에서 진행하려면 전문 인력이 필요하고, LCA전문회사에 맡기면 상당한 비용 부담이 따른다. 뿐만 아니라 기초데이터 수집도 난제다. 스코프1(기업이 소유하고 관리하는 자원에서 직접 발생된 온실가스), 스코프2(기업에서 전기, 가스 등의 사용을 통해 간접적으로 배출된 온실가스)까지는 어떻게 수집한다 할지라도 스코프3(상기 외의 모든 간접적으로 배출된 온실가스)까지 들어가면 도대체 무엇부터 해야할지 모르기 십상이다. 협력업체들로부터 데이터를 얻는 것도 어렵다. 스코프3의 탄소국경세 포함, 지속가능 경영 공시기준 포함 등에 대한 이슈가 들려오지만 회사 사정상 다른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에 비하면 현재로선 그다지 우선 순위가 높지 않다. 최근 슬록에서 화장품 개별제품의 탄소발자국을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는 계산방법론과 툴을 개발했다. 화장품의 내용물과 포장재, 포장사양에 대한 기본정보만 준비되면 빠르면 10분 만에 탄소배출량을 산정할 수 있다. 이 계산은 화장품 생산 전단계에서 원부자재에 의한 간접배출량(스코프3 영역)과 화장품 생산단계인 내용물 제조 및 충진, 포장공정에서의 직, 간접배출량(스코프1, 2 영역)까지를 포함한다. 이 계산을 위해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 1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하였고, LCA전문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방법론을 수없이 점검했다. 현재는 5개사와 실증을 마친 후 상용화를 준비 중이며. 이 탄소발자국 계산기를 통해 많은 화장품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위한 첫걸음을 좀 더 가볍게 내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후위기가 매우 심각하다. 오죽하면 국제사회가 지구의 온도상승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여 1.5도 올라가는 선에서 막아보자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을 맺었을까? 실제로 기후학자들은 지구 온도가 2도 상승하면 생태계에 위기가 발생하고, 5도 상승하면 인류 시스템이 붕괴될 것으로 전망한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 세계 각국은 지구 온도상승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재생에너지 전환, 에너지 효율화, 산림 보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의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7년 내에 1.5도 상승을 넘어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 발표에 따르면,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0.5~1.5%를 차지한다.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물론 전력,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등과 같은 탄소집약적인 산업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2020년 세계기상기구(IPCC, 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발표한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약 21%임을 고려한다면, 화장품 산업에서도 탄소중립이 중요한 과제로 간주되는 게 마땅하다. 여러 차례 세미나 등을 통해 언급했지만 화장품은 소재, 제형과 포장, 생산, 유통 및 소비 단계에서 폐기문제까지 생애 전반에 걸쳐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구조다.실제로 배출량을 산정해보니 어느 지점이 문제이고, 어떻게 개선하면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는지 방향이 잡힌다. 유리 용기는 무거워서 생산 단계까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다. 그러나 투명한 유리용기는 재활용 가능성이 높아 소비단계에서 폐기로 인한 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상쇄가 가능하다. 반면 재활용 가능성이 낮은 불투명 유리용기를 사용한다면 개선이 필요하다. 그 동안의 실증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배출량을 줄이는 핵심은 중량과 부피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탄소발자국은 시스템 경계 내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의 합으로 중량에 비례하며, 대체로 부피가 커지면 포장재의 중량도 늘어나 배출량이 높아진다. 부피와 중량이 줄어들면 원부자재의 사용량이 줄어들어 배출량이 줄어들며, 폐기물의 감축으로도 이어진다. 또한 고분자 합성소재의 사용을 줄이고, 배합 성분의 수를 줄이는 등의 노력도 배출량 관리에 필요하다. 작고, 가볍고, 단순하지만 충분한 효능감을 주는 미니멀한 제품이 앞으로 화장품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소비자들은 탄소발자국 공개와 탄소배출량 감축을 원한다. 슬록에서 지난 9월 화장품 소비자 496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화장품이 개선해야 할 항목으로 응답자의 19%가 “탄소발자국 공개 및 탄소배출량 감축”을 언급하여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같은 달에 진행된 오픈서베이 패널조사에 따르면, 일반 소비자의 51.6%가 탄소발자국 인증을 받은 제품을 인증받지 않은 제품보다 더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모두 예상치 못한 결과다. 불확실한 마케팅 효과 때문에 탄소중립을 위한 첫 걸음을 떼지 못했다면 전향적으로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
기후위기, K뷰티 대응 어떻게 할까
<1> 한국형 지속가능화장품으로 승부하자
<2> 강해지는 환경규제, 화장품은 문제 없나
<3> 줄이고, 재생하는 것이 자원순환의 기본이다
<4> 탄소중립의 첫걸음, 탄소발자국 계산하기
<5> 자원순환과 탄소중립 화장품 모범사례
<6> 환경으로 돈버는 시대, 기후테크는 어떤가?
화장품시장의 폐불용자원 거래하는 플랫폼 '노스웨스트' 운영 중. 업계 최초로 화장품 탄소발자국 간편 계산 도구 개발, '광고를 알아야 크게 성공한다' 공저 ©뷰티누리
친환경 슈즈 브랜드 올버즈는 2024년 봄, 세계 최초로 탄소중립 운동화 '문샷(M0.0NSHOT)'을 출시할 예정이다. 유니레버는 2039년까지 회사의 모든 제품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탄소발자국을 공개할 것을 선언했다. 러쉬는 탄소흡수력이 있는 나무껍질 코르크를 활용한 포장용기 '코르크 팟(Cork Pot)'으로 탄소중립 인증을 받은 바 있다. 글로벌 화학 기업 바스프는 자사 제품에 대한 탄소발자국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 주요기업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력과 전환 속도가 대단하다.
탄소중립은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줄일 수 있는 만큼 감축하고, 그래도 남은 배출량은 흡수하거나 제거하여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개념이다. 이 공식을 풀기 위한 첫 단계는 탄소배출량을 계산하는 것이다. 이 계산을 통해 얼마나 줄여야 할지, 얼마나 상쇄해야 할지를 알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탄소중립의 목표를 달성해 나갈 수 있다. 이처럼 탄소배출량을 계산하는 건 탄소중립을 향한 첫 걸음이다.
하지만 배출량을 산정하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회사 내부에서 진행하려면 전문 인력이 필요하고, LCA전문회사에 맡기면 상당한 비용 부담이 따른다. 뿐만 아니라 기초데이터 수집도 난제다. 스코프1(기업이 소유하고 관리하는 자원에서 직접 발생된 온실가스), 스코프2(기업에서 전기, 가스 등의 사용을 통해 간접적으로 배출된 온실가스)까지는 어떻게 수집한다 할지라도 스코프3(상기 외의 모든 간접적으로 배출된 온실가스)까지 들어가면 도대체 무엇부터 해야할지 모르기 십상이다. 협력업체들로부터 데이터를 얻는 것도 어렵다. 스코프3의 탄소국경세 포함, 지속가능 경영 공시기준 포함 등에 대한 이슈가 들려오지만 회사 사정상 다른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에 비하면 현재로선 그다지 우선 순위가 높지 않다.
최근 슬록에서 화장품 개별제품의 탄소발자국을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는 계산방법론과 툴을 개발했다. 화장품의 내용물과 포장재, 포장사양에 대한 기본정보만 준비되면 빠르면 10분 만에 탄소배출량을 산정할 수 있다. 이 계산은 화장품 생산 전단계에서 원부자재에 의한 간접배출량(스코프3 영역)과 화장품 생산단계인 내용물 제조 및 충진, 포장공정에서의 직, 간접배출량(스코프1, 2 영역)까지를 포함한다. 이 계산을 위해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 1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하였고, LCA전문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방법론을 수없이 점검했다. 현재는 5개사와 실증을 마친 후 상용화를 준비 중이며. 이 탄소발자국 계산기를 통해 많은 화장품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위한 첫걸음을 좀 더 가볍게 내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후위기가 매우 심각하다. 오죽하면 국제사회가 지구의 온도상승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여 1.5도 올라가는 선에서 막아보자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을 맺었을까? 실제로 기후학자들은 지구 온도가 2도 상승하면 생태계에 위기가 발생하고, 5도 상승하면 인류 시스템이 붕괴될 것으로 전망한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 세계 각국은 지구 온도상승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재생에너지 전환, 에너지 효율화, 산림 보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의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7년 내에 1.5도 상승을 넘어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 발표에 따르면,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0.5~1.5%를 차지한다.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물론 전력,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등과 같은 탄소집약적인 산업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2020년 세계기상기구(IPCC, 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발표한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약 21%임을 고려한다면, 화장품 산업에서도 탄소중립이 중요한 과제로 간주되는 게 마땅하다. 여러 차례 세미나 등을 통해 언급했지만 화장품은 소재, 제형과 포장, 생산, 유통 및 소비 단계에서 폐기문제까지 생애 전반에 걸쳐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구조다.실제로 배출량을 산정해보니 어느 지점이 문제이고, 어떻게 개선하면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는지 방향이 잡힌다. 유리 용기는 무거워서 생산 단계까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다. 그러나 투명한 유리용기는 재활용 가능성이 높아 소비단계에서 폐기로 인한 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상쇄가 가능하다. 반면 재활용 가능성이 낮은 불투명 유리용기를 사용한다면 개선이 필요하다.
그 동안의 실증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배출량을 줄이는 핵심은 중량과 부피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탄소발자국은 시스템 경계 내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의 합으로 중량에 비례하며, 대체로 부피가 커지면 포장재의 중량도 늘어나 배출량이 높아진다. 부피와 중량이 줄어들면 원부자재의 사용량이 줄어들어 배출량이 줄어들며, 폐기물의 감축으로도 이어진다. 또한 고분자 합성소재의 사용을 줄이고, 배합 성분의 수를 줄이는 등의 노력도 배출량 관리에 필요하다. 작고, 가볍고, 단순하지만 충분한 효능감을 주는 미니멀한 제품이 앞으로 화장품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소비자들은 탄소발자국 공개와 탄소배출량 감축을 원한다. 슬록에서 지난 9월 화장품 소비자 496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화장품이 개선해야 할 항목으로 응답자의 19%가 “탄소발자국 공개 및 탄소배출량 감축”을 언급하여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같은 달에 진행된 오픈서베이 패널조사에 따르면, 일반 소비자의 51.6%가 탄소발자국 인증을 받은 제품을 인증받지 않은 제품보다 더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모두 예상치 못한 결과다. 불확실한 마케팅 효과 때문에 탄소중립을 위한 첫 걸음을 떼지 못했다면 전향적으로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1> 한국형 지속가능화장품으로 승부하자
<2> 강해지는 환경규제, 화장품은 문제 없나
<3> 줄이고, 재생하는 것이 자원순환의 기본이다
<4> 탄소중립의 첫걸음, 탄소발자국 계산하기
<5> 자원순환과 탄소중립 화장품 모범사례
<6> 환경으로 돈버는 시대, 기후테크는 어떤가?

친환경 슈즈 브랜드 올버즈는 2024년 봄, 세계 최초로 탄소중립 운동화 '문샷(M0.0NSHOT)'을 출시할 예정이다. 유니레버는 2039년까지 회사의 모든 제품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탄소발자국을 공개할 것을 선언했다. 러쉬는 탄소흡수력이 있는 나무껍질 코르크를 활용한 포장용기 '코르크 팟(Cork Pot)'으로 탄소중립 인증을 받은 바 있다. 글로벌 화학 기업 바스프는 자사 제품에 대한 탄소발자국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 주요기업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력과 전환 속도가 대단하다.
탄소중립은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줄일 수 있는 만큼 감축하고, 그래도 남은 배출량은 흡수하거나 제거하여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개념이다. 이 공식을 풀기 위한 첫 단계는 탄소배출량을 계산하는 것이다. 이 계산을 통해 얼마나 줄여야 할지, 얼마나 상쇄해야 할지를 알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탄소중립의 목표를 달성해 나갈 수 있다. 이처럼 탄소배출량을 계산하는 건 탄소중립을 향한 첫 걸음이다.
하지만 배출량을 산정하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회사 내부에서 진행하려면 전문 인력이 필요하고, LCA전문회사에 맡기면 상당한 비용 부담이 따른다. 뿐만 아니라 기초데이터 수집도 난제다. 스코프1(기업이 소유하고 관리하는 자원에서 직접 발생된 온실가스), 스코프2(기업에서 전기, 가스 등의 사용을 통해 간접적으로 배출된 온실가스)까지는 어떻게 수집한다 할지라도 스코프3(상기 외의 모든 간접적으로 배출된 온실가스)까지 들어가면 도대체 무엇부터 해야할지 모르기 십상이다. 협력업체들로부터 데이터를 얻는 것도 어렵다. 스코프3의 탄소국경세 포함, 지속가능 경영 공시기준 포함 등에 대한 이슈가 들려오지만 회사 사정상 다른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에 비하면 현재로선 그다지 우선 순위가 높지 않다.
최근 슬록에서 화장품 개별제품의 탄소발자국을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는 계산방법론과 툴을 개발했다. 화장품의 내용물과 포장재, 포장사양에 대한 기본정보만 준비되면 빠르면 10분 만에 탄소배출량을 산정할 수 있다. 이 계산은 화장품 생산 전단계에서 원부자재에 의한 간접배출량(스코프3 영역)과 화장품 생산단계인 내용물 제조 및 충진, 포장공정에서의 직, 간접배출량(스코프1, 2 영역)까지를 포함한다. 이 계산을 위해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 1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하였고, LCA전문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방법론을 수없이 점검했다. 현재는 5개사와 실증을 마친 후 상용화를 준비 중이며. 이 탄소발자국 계산기를 통해 많은 화장품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위한 첫걸음을 좀 더 가볍게 내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후위기가 매우 심각하다. 오죽하면 국제사회가 지구의 온도상승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여 1.5도 올라가는 선에서 막아보자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을 맺었을까? 실제로 기후학자들은 지구 온도가 2도 상승하면 생태계에 위기가 발생하고, 5도 상승하면 인류 시스템이 붕괴될 것으로 전망한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 세계 각국은 지구 온도상승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재생에너지 전환, 에너지 효율화, 산림 보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의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7년 내에 1.5도 상승을 넘어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 발표에 따르면,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0.5~1.5%를 차지한다.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물론 전력,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등과 같은 탄소집약적인 산업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2020년 세계기상기구(IPCC, 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발표한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약 21%임을 고려한다면, 화장품 산업에서도 탄소중립이 중요한 과제로 간주되는 게 마땅하다. 여러 차례 세미나 등을 통해 언급했지만 화장품은 소재, 제형과 포장, 생산, 유통 및 소비 단계에서 폐기문제까지 생애 전반에 걸쳐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구조다.실제로 배출량을 산정해보니 어느 지점이 문제이고, 어떻게 개선하면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는지 방향이 잡힌다. 유리 용기는 무거워서 생산 단계까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다. 그러나 투명한 유리용기는 재활용 가능성이 높아 소비단계에서 폐기로 인한 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상쇄가 가능하다. 반면 재활용 가능성이 낮은 불투명 유리용기를 사용한다면 개선이 필요하다.
그 동안의 실증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배출량을 줄이는 핵심은 중량과 부피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탄소발자국은 시스템 경계 내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의 합으로 중량에 비례하며, 대체로 부피가 커지면 포장재의 중량도 늘어나 배출량이 높아진다. 부피와 중량이 줄어들면 원부자재의 사용량이 줄어들어 배출량이 줄어들며, 폐기물의 감축으로도 이어진다. 또한 고분자 합성소재의 사용을 줄이고, 배합 성분의 수를 줄이는 등의 노력도 배출량 관리에 필요하다. 작고, 가볍고, 단순하지만 충분한 효능감을 주는 미니멀한 제품이 앞으로 화장품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소비자들은 탄소발자국 공개와 탄소배출량 감축을 원한다. 슬록에서 지난 9월 화장품 소비자 496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화장품이 개선해야 할 항목으로 응답자의 19%가 “탄소발자국 공개 및 탄소배출량 감축”을 언급하여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같은 달에 진행된 오픈서베이 패널조사에 따르면, 일반 소비자의 51.6%가 탄소발자국 인증을 받은 제품을 인증받지 않은 제품보다 더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모두 예상치 못한 결과다. 불확실한 마케팅 효과 때문에 탄소중립을 위한 첫 걸음을 떼지 못했다면 전향적으로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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