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누리×민텔] 중동 뷰티시장, 프리미엄 전략으로 공략하라 구매력 유인·로컬 원료·고급 유통 마케팅 추천
박수연 기자 | waterkite@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3-11-15 06:00 수정 2023-11-16 15:30
중소벤처기업부가 최근 발표한 올해 3분기 중소기업 수출 실적을 보면 화장품의 선전이 돋보였다. 특히 중동으로의 화장품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36.8% 증가한 3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지역으로의 K뷰티 수출 성장률은 신흥 시장 중에서도 고무적인 수준이며, 향후 성장 잠재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중동은 선뜻 국내 업계가 도전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슬람 문화권인 만큼 할랄 인증이 필수인데다 여성들의 차도르 착용으로 메이크업 제품 수요에도 한계가 있고, 고온건조한 사막기후대여서 추가 개발과 연구가 필요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동 지역은 뷰티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적극 도전할 만큼 매력적인 곳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비 여력이 줄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와는 달리 탄탄한 '오일머니' 자본력을 바탕으로 비(非)석유 부문의 경제 다변화에 나서며 높은 경제 성장률과 안정된 구매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민텔 '중동: 프리미엄 BPC 기회 활용(Middle East: unlock premium BPC opportunities)' 보고서에선 뷰티 브랜드들에게 프리미엄화 전략으로 이 기회의 땅을 공략할 것을 권했다. 중동의 경제력과 사회적 변화, 지역 문화에 대한 자부심, 새로운 제품에 대한 모험 정신 등은 뷰티 브랜드들에게는 좋은 조건이다. 민텔은 중동에서의 브랜드 성공 전략을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례를 통해 상세히 풀어냈다. 


◇ 충분한 소비 잠재력, '프리미엄' 제품 소비로 이끌어야


▲ 18세 이상 사우디아비아 인터넷 유저를 대상으로 추가 재량 소비의 우선순위를 조사했다. ⓒ민텔

중동 국가는 석유 산업이 그 나라 GDP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편중돼 있다. 최근 중동 국가들은 비 석유 산업의 육성으로 산업 다변화에 나서는 등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석유는 중동 지역을 부유하게 해주는 원천이다.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과 고환율에 소비를 줄이고 있는 요즘 중동은 경제적으로 평탄하다. 소비자들은 뷰티에 지갑 열기를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여유가 있다. 민텔 조사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소비자들의 21%는 미용제품에, 15%는 헤어케어/그루밍 및 뷰티 트리트먼트에 지출하겠다고 답했다. 상위 항목들이 저축, 패션, 부동산, 외식 등인 것을 감안하면 뷰티에 대한 추가 소비 의사가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지역은 품질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사우디 성인의 78%가 '품질이 좋은 제품이라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우디 소비자들이 뷰티 제품에 있어서 가치 소비, 업그레이드에 대한 요구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이 지역은 새로운 제품에 대한 소구도 비교적 강하다. 올해 상반기 사우디 소비자의 31%가 미니/체험판 크기의 제품을 구매해본 반면, 영국의 경우는 그 비율이 20%에 불과했다. 이는 새로운 제품에 대해 개방적인 사우디 소비자들이 제품의 레퍼토리를 넓혀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뷰티 제품 소비에 있어서 품질 상향과 도전 의식이 강하다는 점, 그리고 이를 우선순위 가치에 두고 지출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은 중동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채택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즉, 브랜드들이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소비자가 많고, 이는 브랜드들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한편, 이러한 소비력은 여성들의 사회 진출 확대에서 힘입은 바 크다. 중동 지역이 이슬람 세력권이라 뷰티를 소비하는 여성들의 발언과 소비력이 낮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물론 아직까지 중동 국가에서의 여성 인권 문제는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다만 여성의 사회 참여율은 비교적 빠르게 늘고 있다. 

사우디의 경우 사회 개혁 속도가 빨라 전체 노동 참여자 중 여성의 비율이 2018년 20%에서 지난해 37% 수준으로 올라왔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경제활동인구 중 여성의 비중이 42%인 것과 비교해보면 그 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

여성들은 노동 참여로 재정 자립도가 높아졌고, 이는 곧 뷰티 제품 소비력으로 직결됐다. 사우디에선 경제활동여성들을 중심으로 자신을 위해 돈을 지출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민텔은 이러한 중동의 변화에 호응해, 여성의 역량 강화를 기념하는 캠페인과 자기 표현의 수단으로 마케팅을 할 경우 충성층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 '프리미엄' 가치에 부합하는 원료 적용해야


▲ (왼쪽부터) 카멜 솝 팩토리의 낙타유로 만든 비누 바, 시티솝의 올리브 오일 비누바, 모로칸 내추럴의 유기농 인증 추출물로 만든 클렌저와 오일 ⓒ각 사, 민텔

중동 지역은 천연 재료에 대한 갈구가 큰 지역이다. 사우디 성인의 28%가 기존에 쓰던 일반 뷰티 제품에서 천연 제품으로 교체한 경험이 있을 정도다. 미용 및 그루밍에 더 많은 천연/유기농 제품을 추가하는 것에도 매우 호의적이다. '새로운 클레임/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충동적으로 구매한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34%나 될 정도로, 새로운 천연 제품 소비에 적극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천연 성분만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끌어낼 수는 없다. 민텔은 천연 성분에 '로컬' 요소를 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중동 지역의 풍부한 문화유산과 전통 의식을 통합해 독특한 혜택과 문화적 경험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게 해주면 효과적이다. 현지 문화를 제품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현지 원료의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소싱을 강조하면서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강화하면 의식있는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 트렌드를 더해 비(非)스킨케어 영역에서의 프리미엄화를 꾀하고, 이를 입증해 소비자를 설득하는 것도 중동 뷰티 시장 공략의 중요 포인트다. 스키니피케이션은 뷰티 전반에 걸쳐 스킨케어 수준의 기능성을 요구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일컫는다. 실제로 지난 3월 조사에서 사우디 성인의 79%는 '뷰티 브랜드가 자신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더 많은 과학적 증거를 제공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제형의 혁신까지 추구하면 더욱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중동 지역의 경제가 타 지역 대비 무탈하다고는 하지만 소비자 심리는 비슷하다. 격변하는 정세 속에서 더 나은 가치를 찾고 그것이 소비로 이어진다. 중동 소비자들에게 가치우위 차별성을 제공한다면, 선택 받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민텔은 중동의 이런 특성을 고려해 뷰티 브랜드들이 '기능성 로컬' 천연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개발하고, 프리미엄으로 포지셔닝하는 방안을 권했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 사례로 민텔은 아랍에미리트에 기반을 둔 '카멜 솝 팩토리'를 들었다. 이 브랜드는 현지 재료인 낙타유를 중심으로 뷰티 제품을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시티 솝'이 팔레스타인 여성들 사이에서 내려오는 냉압착 방식으로 수작업한 올리브 오일 비누바를 선보인 것도 재미있는 예다. '모로칸 내추럴'이 순수 유기능 인증 추출물과 항산화제, 비타민, 필수지방산이 함유된 스킨케어 및 헤어케어 제품을 판매하며 각광받은 사례도 함께 소개됐다.


◇ 프리미엄 전략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다


▲ (왼쪽부터) 중동 지역 명품 쇼핑 플랫폼 Ounnass, 와일드 사이언스 랩의 도하 매장 ⓒ각 사, 민텔

온·오프 라인 유통에서도 프리미엄화 전략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민텔은 강조한다.

뷰티 콘텐츠는 소비자들의 뷰티 쇼핑 유입에 큰 역할을 한다. 소비자들이 뷰티 콘텐츠에 참여하면 콘텐츠에 포함된 상품에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으로의 '직접 접속' 루트를 제공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우디 소비자들은 뷰티 콘텐츠 참여에 익숙하다. 지난 3개월 동안 사우디 성인의 25%가 온라인 뷰티 콘텐츠에 참여했으며, 특히 여성은 29%가 뷰티 콘텐츠를 통해 쇼핑을 이어갔다.

민텔은 프리미엄 온라인 플랫폼와 뷰티 컨텐츠를 연결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방식을 추천했다. 이를테면 지역 명품 쇼핑 플랫폼인 Ounass와 같은 온라인 뷰티 플랫폼이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머스트 해브 아이템'을 소개하고 이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다시 그 아이템들을 전파하는 식의 마케팅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중동에 진출한 프리미엄 뷰티 기업들도 비슷한 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매장에서 소비자에 제공하는 경험 기회가 프리미엄 이미지와 이어지도록 접근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민텔은 식물의 치유력 체험을 내세운 카타르 브랜드 '와일드 사이언스 랩'의 숍인숍 콘셉트 매장을 예로 제시했다. 이 브랜드는 매장에 이끼 벽을 깔고 식물의 치유력을 체험할 수 있게끔 공간을 구성, 촉각과 감각을 자극하는 프리미엄 공간을 구현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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