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면세업계, 체험형 매장으로 달라진 유커 공략 나서 외국인 관광객 늘어도 관련 업계 3분기 실적은 ↓
박수연 기자 | waterkite@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3-11-02 06:00 수정 2023-11-02 06:00
뷰티 및 면세업계는 체험형 매장으로의 리뉴얼과 K뷰티 인디 브랜드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서울 명동 상권에서 특히 이러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엔데믹과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 귀환 효과가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매출 확대를 위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선 것이다.

3분기 유커 효과 미미... 외국인 관광객 소비패턴 변해

중국인 단체 관광 빗장이 풀린 지난 8월부터 뷰티 업계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호황'을 기대하며 여행객 겨냥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했다. 하지만 기업들과 면세점의 3분기 실적이 속속 공개된 최근 그 기대는 우려로 변했다. 리오프닝 및 유커 효과가 미미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면세업계는 충격이 컸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유커 복귀 직후인 지난 9월 면세점 총 매출은 1조804억9506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4.6%나 감소했다. 호텔신라는 3분기 영업이익이 71% 급감해 77억원에 그쳤다. 신세계면세점도 3분기 매출이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뷰티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LG생활건강의 뷰티 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이 88.2% 감소했고, 아모레퍼시픽 역시 영업이익이 8.2% 감소했다. 중국 경기 부진과 면세 채널 매출 감소가 치명타였다.

유커를 학수고대하던 업계에선 곡소리가 나고 있지만 3분기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한국광공사에 따르면 9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09만 8000명으로, 전년비 225.2% 증가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9월의 75% 수준을 회복했으며,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다. 그 중 중국인 방한객(26만4000명)이 많았고, 일본(25만명), 미국(9만7000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관광객이 늘고 있는데도 뷰티 기업과 면세 업계의 매출이 치고 올라오지 못하는 이유는 관광객들의 성향 변화에 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경우,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소비 규모가 줄고, 체험형으로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생겼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MZ세대가 68.4%(2023년 1~7월 기준)를 차지하는데 이들은 흔히 말하는 '큰손'이 아닌 체험 중심 식도락 여행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화장품을 구매해도 매장에서 체험해본 후 몇 개 고르는 정도이고, 면세점도 공항 면세점보다는 여행 중 접근 가능한 오픈형 시내면세점을 선호한다는 전언이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의 여행 수요와 소비를 다변화하는 전략으로 로컬 체험 중심의 관광 상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CJ올리브영과 에이블씨엔씨는 명동 매장을 리뉴얼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체험형 마케팅을 강화했다. ⓒ각 사



체험형 쇼핑 공간이 핵심... 명동 상권 공략

'큰손' 유커 실종을 경험한 서울 명동 뷰티 매장들과 면세점들이 앞다퉈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일평균 방문객 수가 3000여명에 이르는 서울 명동 매장을 글로벌 특화 매장으로 리뉴얼한 '올리브영 명동 타운'을 오픈했다. 방문객의 90%를 차지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 K뷰티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구매 편의성을 극대화해 관광객들을 위한 쇼핑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장 내 안내 서비스를 영어 중국어 일본어 3개 국어로 확대하고, 매장 지도와 인기 브랜드 위치 등에 대한 정보 역시 3개 국어로 제공한다. 또, 매장 전면부인 'K뷰티 나우존'은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마스크팩과 선크림 등을 전면 배치하는 등 유망한 K뷰티 브랜드 상품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선별했다는 설명이다. 

에이블씨엔씨도 명동 매장 리뉴얼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들을 적극 공략 중이다. 미샤의 명동 메가스토어점을 최근 관광객들이 편하게 쇼핑할 수있도록 새로 꾸몄다. 회사 측에 따르면 리뉴얼 이후 한 달간 일 평균 매출이 전월 대비 약 40% 상승했다.

명동 메가스토어점엔 에이블씨엔씨의 어퓨 초공진 스틸라 셀라피 등 주력 브랜드들이 모두 입점돼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명동 상권에 신규 매장을 추가로 개점할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에 K뷰티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명동점과 부산점 뷰티 카테고리에 인기 K뷰티 브랜드를 대거 영입했다. 

특히 중국 MZ 고객들을 겨냥해 기존 명품 브랜드 대신  인기 있는 중소형 K뷰티 인디 브랜드들을 대거 유치했다. 명동점엔 토리든, 소녀콜라겐, 뉴라덤, 어뮤즈 등이 들였고 부산점은 조선미녀 마녀공장이 새로 입점한다.

롯데면세점은 명동 거리에서 300㎡ 규모의 3층 단독 건물에  'LDF하우스'를 오픈했다. 국내 첫 '면세점 쇼룸'이다. 쇼핑·관광·고객경험 3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공간을 구성해 명동 상권을 활성화하고 고객에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쇼룸을 만들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DF 하우스의 1층은 팝업스토어로 구성했다. 롯데면세점 모델인 가수 엔시티 드림과 가수 겸 배우 이준호를 테마로 꾸몄고, 이후 브랜드별 팝업 공간을 차례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3층은 면세점 전문 MD가 추천하는 상품과 쇼핑 트렌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루프톱엔 열기구 모양의 리프트와 서울 야경을 담은 LED 화면을 설치해 체험형 요소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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