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장품 시장 관심 키워드 '바이오테크'...대체 뭐길래? 높은 성장 가능성에 업계 투자도 활발...한국기업에도 유리
이충욱 기자 | culee@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3-05-10 06:00 수정 2023-05-10 06:00
미국 화장품업계는 지속가능한 뷰티를 실천하기 위한  ‘바이오테크 뷰티(Biotech Beauty)’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오테크 뷰티는 효모, 박테리아 같은 미생물을 활용해 동식물에서 추출한 성분 등을 화장품 제조에 이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코트라 뉴욕무역관에서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화장품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바이오테크를 활용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바이오테크가 미국 화장품 산업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샤라 틱쿠 팜리스(Palmless)는 나무 대신 효모를 이용한 팜유 대체 원료를 개발했다. 바이오 제조 공정을 통해 팜유가 들어가지 않은 화장품을 제조하고 있다. 생산과정에서 산림파괴 등을 불러오는 팜유를 대체할만한 원료를 개발한 것이다. 

바이오테크는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성분을 대체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보스턴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회사 '이볼브드바이네이처(Evolved By Nature)'는 지난해 10월 ‘액티베이티드 실크(Activated Silk) 33B’를 주성분으로 하는 에멀젼을 출시했다.

액티베이티드 실크 33B는 일반 화장품에 점도 조절과 계면활성제로 사용되는 아크릴산과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를 대체한다. 아크릴산과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는 퍼스널케어 제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나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피부 자극과 세포 장애, 면역기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이다.

바이오테크 기술개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관련 업계들은 관련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바이오테크 뷰티 기업인 알카이아는 2021년 샤넬과 향료 회사 지보단(Givaudan)으로부터 총 78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알카이아는 투자를 통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원료를 배양함으로써 석유화학이나 천연자원의 수확과 고갈에 의존하지 않는 산업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이볼브드바이네이처도 샤넬로부터 2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또 다른 바이오테크 뷰티 기업인 시스파이어(Seaspire)도 지난해 3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이 기업은 올해 상반기 실험실에서 배양한 해양 성분을 주원료로 한 세안제, 세럼, 보습제의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바이오테크 뷰티에 관심을 보이며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와 인수합병, 파트너십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온라인 뷰티 플랫폼인 오디티(Oddity)는 지난 4월 미국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레벨라(Revela)를 1억 달러에 인수하고, 25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보스턴에 오디티 연구소 오픈 계획을 발표했다. 오디티 측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화장품 브랜드와 신규 화장품 라인에 적용할 새로운 분자 연구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코트라는 바이오테크 뷰티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한국 생명공학 기업의 미국 진출 기회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제품의 지속가능성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들이 늘었고, 환경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과거보다 더욱 커졌기 때문.

벤치마킹컴퍼니가 지난해 미국 내 여성 뷰티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뷰티 제품의 지속가능성이 구매 결정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64%나 됐다. 이는 2019년 같은 내용의 설문에  대한 응답 비율인 58%보다 크게 늘었다.

뉴욕무역관과 인터뷰에 응한  컨설팅 기업의 뷰티·퍼스널케어 전문가는 "화장품 성분의 안전성과 지속가능성 측면 때문에 최근 수년간 뷰티 기업의 바이오테크 관심도가 크게 상승했고, 시장에서 바이오테크 뷰티 제품 역시 인지도가 높아졌다”면서 “중장기적으로 해당 분야에 투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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