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박람회 참가 기업들의 만족도를 살펴보면, 극과 극으로 나뉠 때가 많다. 참가 내용에 만족하는 기업들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했을까.  당사에서 21, 22년 두 차례에 걸쳐 1700여개 국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해외박람회 참가 및 수출 현황과 관련한 성과 조사 분석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해외박람회 참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이용하는 기업의 75% 이상은 참가 목표를 ‘관계 구축과 신뢰쌓기’에 두고 있었다.  현장에서 거래가 얼마나 이루어졌는지는 다소 별개의 영역인 듯했다. 목표가 이러하다 보니 사전에 얼마나 충분한 준비를 했는지,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바이어를 만나 활발하게 교류했는지, 준비한 내용을 현장에서 모두 전개했는지에 따라 참가 성과와 향후 가능성에 대해 평가했다. 해외박람회 참가 성과는 현장에서 즉각 나타나기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날 때가 많다. 박람회가 끝나고 수개월이 지난 후에도 추가적인 성과를 거둔 경우는 주로 사전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기업이었다. 일례로 어느 기업의 대표가 말한 내용이 인상 깊게 남아 있다. 소규모 제조사임에도 세계 각지로 수출하고 있었는데 해외박람회를 수출 주요 전략으로 꼽았다.  그는 즉각적인 거래 성과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3년 이상 꾸준히 박람회에 참가하면서 현지 바이어와 신뢰 및 관계를 쌓는 수단으로 박람회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신뢰가 쌓이면서 당장 내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친구가 되기도 하고 다른 바이어에게 추천해주기도 하면서 현지 진출에 큰 도움을 받는다고도 했다.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나 노하우가 부족하다면, 바이어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심지어 다른 부스에 참가하는 동종 업계 기업과 교류하면서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도 얻고 다른 파트너사나 바이어를 소개받기도 한다. 우리 제품과 기술에 대한 현지 종사자나 바이어의 피드백을 직접 받는 경험 또한 매우 귀중하다. 바이어들이 중요하게 보는 부분, 현지에 적합한 특성, 필요한 인증과 요소들을 파악해 제품 개발 전략을 수정하고 기술 개발에 반영할 수 있다.  그렇게 개선한 제품을 들고 다시 박람회에 참가했을 때에 다시 만난 바이어가 감동하며 적극적인 도움을 주었다는 사례도 있다.  거래가 성사된다면 훌륭한 성과가 되겠지만, 해외 수출을 위한 든든한 파트너를 만나 튼튼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두고 참가 준비를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좋은 파트너를 만나 시작한다면, 이후 거래처 발굴과 확장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결과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