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직면한 가운데 외모를 가꾸는 데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이른바 메트로섹슈얼(metrosexual) 남성들의 시대가 서서히 종언을 고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좀 더 내추럴하면서 거칠고 억센(rugged) 스타일, 즉 레트로섹슈얼(retrosexual)을 지향하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외모를 가꾸는 데 별다른 관심이 없고 그냥 생긴대로 살기를 원하는 남성들이 한축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영국의 유통전문지 ‘그로서’(The Grocer)는 최신호에서 레트로섹슈얼의 득세를 언급하면서 단적인 사례로 로레알 파리와 홍보대사 계약을 체결한 영화배우 휴 로리를 언급했다. 의학드라마 ‘하우스’의 그레고리 하우스 역으로 알려진 휴 로리는 캠브리지대학 출신의 화려한 스펙과 달리 덥수룩하고 거친 외모를 트레이드 마크로 어필하고 있는 스타이다.
이와 관련, ‘그로서’는 “남성용 그루밍 제품 시장이 이제는 중가제품 시장을 겨냥하면서 보다 내추럴하고 남성적인 역할모델을 찾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 같은 분석이 설득력을 얻을만도 한 것이 올들어 영국의 면도기 및 면도날 제품시장은 금액만 놓고 보면 0.9% 소폭성장했지만, 물량을 기준으로 하면 오히려 7.7% 뒷걸음질친 것으로 드러났다고 ‘그로서’는 분석했다.
이것이야말로 덥수룩하고 다듬어지지 않은 외모가 새로운 대세로 부각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에 다름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그로서’에 따르면 남성용 그루밍 제품 시장에서 데오도란트 부문은 올들어 지난해보다 괄목할만한 성장을 실현한 것으로 파악됐다. 샤월 젤 또한 전년도와 동등한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한 가운데 물량 기준으로는 6.5% 확대되었음이 눈에 띄었다.
다만 남성용 그루밍 제품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금액을 기준으로 할 때 지난해의 2.2% 성장에는 다소 미치지 못한 가운데 1.9% 소폭성장했다고(물량 기준으로는 소폭감소) ‘그로서’는 분석했다.
한편 ‘그로서’는 설령 성장률이 소폭 감소했더라도 이것을 곧 남성용 그루밍 제품 시장의 쇠퇴로 인식해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란한 메트로섹슈얼 룩에서 은근한 매력을 자아내게 하는 레트로섹슈얼로 권력이동이 눈에 띄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