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서 동물실험 폐지는 영국이 끝나고 난 뒤? 지난해 실험건수 15% 감소 불구 코로나 규제 영향일 뿐
이덕규 기자 | abcd@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1-07-29 16:32 수정 2021-07-29 16:40


영국이 끝나고 난 뒤에나..

지난해 영국에서 이루어진 동물실험 건수가 290만건에 그쳐 전년도의 340만건에 비해 15% 유의할 만하게 감소했음에도 불구, 정부가 상당부분 ‘코로나19’로 인한 규제 조치들에 힘입은 결과임을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실험 반대를 선도하고 있는 비영리 국제기구 ‘크루얼티 프리 인터내셔널’(Cruelty Free International)은 20일 이 같은 통계자료를 공개하면서 지난해 영국에서 진행된 동물실험 건수가 신뢰할 수도 없고 잔인한 동물실험을 폐지하기 위해 정부와 관련기관 등의 집약된 노력에 의해 감소했음을 입증하는 자료는 어디에도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통계수치를 보면 개, 고양이, 토끼 및 말(馬) 등을 사용한 동물실험 건수가 오히려 상당히 늘어난 것으로 드러나 우울감에 빠져들게 했다.

실제로 통계를 보면 영국에서 개를 사용한 동물실험 건수는 지난 2011년 당시 총 4,552건에 달했던 것이 2020년에는 4,340건으로 줄어들었지만, 최근 10년 동안 불과 5%가 감소하는 데 머문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 같은 통계치는 같은 기간 동안 동물부재 과학(animal-free science)에 괄목할 만한 진보가 이루어진 데다 일반대중의 단호한 반대입장이 존재함을 상기할 때 씁쓸함이 앞서게 하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영국 정부가 시장조사기관 입소스 모리(Ipsos Mori)에 의뢰해 지난 2018년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86%의 응답자들이 설령 사람의 건강을 위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의학 연구를 위해 개를 사용한 동물실험을 진행하는 데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마찬가지로 이 조사에서는 87%가 환경연구를 위해 개를 사용한 동물실험을 진행하는 데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음이 눈에 띄었다.

그럼에도 불구, 크루얼티 프리 인터내셔널이 이날 새로 공개한 통계를 보면 화학산업 법규를 충족하기 위해 지난해 9건의 개 사용 동물실험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나 2019년에 1건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과 극명하게 대비됐다.

크루얼티 프리 인터내셔널은 “이 같은 실험이 왜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고, 정부에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어서 살충제를 포함한 각종 작물 보호용 제품 법규를 충족하기 위해 지난해 115건의 개 사용 동물실험이 진행된 것으로 조사되어 2019년의 46건과 비교하면 불과 한해 사이에 150%나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난해 화학산업 법규 충족을 위해 이루어진 동물실험 건수가 총 5만9,613건에 달해 한해 전과 비교하면 64%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몇가지 구체적인 예를 언급하면 마우스를 사용한 피부 감작실험 건수가 지난해 452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전년도의 95건에 비해 375%나 껑충 뛰어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인증을 취득한 동물 부재 대체 연구방법이 이미 여러 해 전에 확립되었음을 상기하고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 셈이다.

크루얼티 프리 인터내셔널은 “인증받은 대체 연구방법이 존재하는 데다 관련 실험건수가 감소해 왔고, 이미 사실상 제로화되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동물실험들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현실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예를 들면 안구 자극실험의 경우 지난해 실험건수가 7건에 그쳐 전년도에 비해 56% 크게 뒷걸음쳤고, 피부 자극실험 또한 11건으로 집계되어 2019년과 비교하면 87% 급감했으며, 발열성 실험의 경우에는 지난해에도 2019년에도 보고된 사례가 전혀 없었을 정도라는 것이다.

시선을 돌려 마우스를 사용한 배치 효능검사(batch potency tests)의 경우 지난해 건수가 전년도에 비해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마우스들이 심한 고통을 유발하는 실험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건수가 무려 6만8,108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동물 부재 연구방법이 확립되어 있는 만큼 동물실험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지만, 대부분 보툴리늄 독소 검사를 위해 강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크루얼티 프리 인터내셔널은 풀이했다.

가정용품에 사용되는 화학물질들과 관련해서도 지난해 총 301건의 동물실험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2019년의 67건과 비교하면 349%나 초고속으로 증가한 수치에 해당하는 것이다.

크루얼티 프리 인터내셔널은 “지난 2010년 당시 집권당이었던 보수당 정부가 연립정부 서약을 내놓았지만, 가정용품 및 가정용품 사용원료와 관련한 동물실험 종식 약속이 공수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크루얼티 프리 인터내셔널이 공개한 통계를 보면 전체의 79%에 달하는 1,354마리의 영장류들이 최소한 2세대로 동물실험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바꿔 말하면 할아버지뻘 영장류들이 야생에서 포획되었다는 의미이다.

동물실험에 사용된 영장류의 일종인 필리핀 원숭이 가운데 21%에 해당하는 364마리 또한 부모세대 당시 야생에서 포획되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긴꼬리 원숭이를 사용한 동물실험의 경우 지난 2011년의 2,124건에서 2020년에는 2,289건으로 최근 10년 동안 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숭이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동물실험의 24%는 관련법에서 중등도 또는 심한 고통을 수반하는 실험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 기니픽(guinea pigs: 실험용 쥐의 일종)을 대상으로 진행된 동물실험의 54%가 중등도 고통(1,714건) 또는 심한 고통(1,552건)을 수반한 실험사례들이었다.

랫트(20만8,610건)와 기타 설치류(1,229건)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 또한 지난해 각각 22% 및 3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동물실험 폐지가 너무나 요원해 보이는 오늘이다.


<저작권자ⓒ 뷰티누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독자의견(댓글)을 달아주세요.
탑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