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용기 다시 보자, 이너보틀 ‘순환자원 플랫폼’ 구축 이너보틀 오세일 대표
이충욱 기자 | culee@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1-07-28 13:00 수정 2021-07-28 13:00



ESG경영이 대세다. 소비자들까지 기업의 ESG 경영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율을 높이라는 환경단체들의 거듭된 요구도 부담스런 대목이다. 친환경 바람이 전 세계적으로 부는 만큼 국내 화장품 업계도 플라스틱 용기 재활용을 미루기는 어려워 보인다.
화장품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 ‘플라스틱 쓰레기’를 해결하는 묘안이 나왔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용기 솔루션을 개발하는 이너보틀에서 화장품 용기 재활용 방안으로 '플라스틱 에코플랫폼', '실리콘 풍선'을 들고 나왔다.
화장품 산업의 친환경화를 선도할 것으로 주목받는 오세일 이너보틀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친환경 패키징 솔루션 회사 '이너보틀'이 궁금하다
 
해외 출장을 가는 비행기 기내방송 영화를 보던 중 '물방울'이 떨어지는 장면을 보면서 창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후 특허법인 사무실을 정리하고 2017년 이너보틀을 창업했다.
지난 10년간 변리사로 일하며 기술은 발전하는데 환경은 오염되는게 역설적이라 생각했다. 화장품을 사용할 때 남는 내용물을 다 쓰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면 용기를 재활용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1년 간의 노력 끝에 실리콘 파우치 ‘이너셀’을 이용해 내용물이 남지 않는 화장품 용기를 개발했다. 탄성 파우치에 쓰일 실리콘부터 공부했다. 그 결과 구상했던 용기를 만들 수 있었다.

◇ 실리콘 풍선으로 화장품 용기에 혁신을 이뤘다
 
벽면과 바닥면의 화장품 용기 내용물을 모두 흡입하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는 펌프식 용기의 한계를 해결할 방법을 고민했다. 화장품 용기 안에 탄성 파우치를 넣어 내용물을 쥐어짤 수 있는 구조를 떠올렸다.
이너보틀이 개발한 화장품 용기는 사용하면서 내용물이 들어있는 탄성 파우치 ‘이너셀’이 마치 풍선처럼 쪼그라들면서 남은 내용물을 짜내는데 잔여량은 전체 중 2%도 채 되지 않는다.
최근엔 실리콘 재료를 대체할 원료 라텍스에 주목하고 있다. 수술용 장갑 등에 원료로 쓰이는 라텍스는 화학적으로 안전하고 알러지 위험성이 없다. 가격도 저렴해 샴푸, 린스와 같은 대용량 용기에 적합한 소재다.

◇ 국내 화장품 용기 대부분 재활용이 쉽지 않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로션과 크림을 남김 없이 쓰기란 쉽지 않다. 양이 줄수록 잘 나오지 않아 사용이 불편해진다. 거꾸로 뒤집어 놓아도 내용물이 아래로 흐르기까지 오래 기다려야 한다.
결국 참다 못하고 내용물이 꽤 남았음에도 버리게 된다. 이렇게 버려진 용기는 세척이 어려워 재활용이 안 된다.
또 화장품 용기 제조사들이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단일 소재로 만든 용기를 생산하고도 판로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용기를 납품받는 화장품 업체들이 판매량 감소에 대한 우려로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필수 사항이 되고,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만큼 국내 화장품 업계도 단일 소재 용기 교체를 계속 미루기는 어려워 보인다.
 
◇ LG화학과 구축하는 '자원순환 플랫폼'의 반응이 좋다
 
현재 '순환자원 플랫폼 구축'이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분리수거율이 높아도 재활용이 안 되는 국내 현실에서 해법을 찾아 나선 것이다. 이너보틀에 담겨진 제품이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난 뒤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순환자원 플랫폼에서 찾았다.
결국 ‘시스템화’가 필요했다. 일례로 지난 3월 LG화학과 플라스틱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고, 에코 플랫폼 구축을 발표했다.
LG화학이 화장품 용기 소재를 만들면 이너보틀은 이를 제품화하고, 전용 물류 시스템을 통해 용기를 수거·분류해 재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너보틀 뿐만 아니라 제조와 물류업계 등 모두가 플랫폼을 돌아가게 하는 주체인 셈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본격화하면서 여러 대기업이 이 플랫폼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과 동아쏘시오그룹의 용마로지스가 참여를 선언하면서 구체적인 윤곽을 잡아가고 있는 단계이다.
이와 별개로 플랫폼에 참여할 국내외 주요 화장품 브랜드사와의 협의도 계속되고 있으며 용기의 생산부터 수거까지의 이동 경로를 정교하게 추적할 수 있는 유통망 및 물류 회수 시스템과 어플리케이션 개발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 대기업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10년간 변리사로 일을 했던 경험을 활용해 펌프형 용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특허들을 출원하기 시작했다. 2018년 이너보틀을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등록한 관련 특허만 총 18건에 달한다.
또 자체 개발한 실리콘 풍선 내용기로 국내 최대 창업오디션 프로그램인 'K-스타트업'에서 우승팀에게 주는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대회에서 수상하자 내로라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으로부터 업무제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너보틀의 경쟁력은 친환경적인 가치에 있다. 금융기관, 벤처캐피탈에 이어 대기업 등에서 자금을 유치한 배경이다. 현재 논의 중인 다른 대기업의 투자건도 있다. 실무의 연계, 확장이란 점에서 관련 대기업의 투자 및 협업은 현실적으로 감사하다.
 
◇ ESG 경영이 트렌드로 부상했다. 앞으로 계획은?
 
창업하면서 기능성 원단의 대명사가 된 고어텍스처럼 이너보틀을 ‘지속가능 경영’의 대명사로 만들겠단 각오를 세웠다. 화장품에 더해 식품•의약품, 각종 코팅용 도료 등 모든 물질을 패키징 할 수 있도록 진화해 갈 것이다.
크게 수직적, 수평적 관점으로 나눠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순환자원 플랫폼에 대한 내용은 수직적 부분이고, 이너셀에 담을 수 있는 내용물의 범위를 넓혀간다는 것이 수평적 대응 전략이다.
최근 ‘엘또브레니(elttobrenni)’란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했다. 다 쓴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수거해 재활용·재사용하는 사업 모델이다. 엘또브레니 출시로 플라스틱 자원순환 플랫폼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한편, 수익금 전액을 환경다큐멘터리 제작에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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