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이후까지 고민한 '진짜' 종이 화장품 레바브 김선옥 대표
김민혜 기자 | minyang@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1-06-14 06:00 수정 2021-06-14 06:00
최근 몇 년간 환경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커져 왔다. 뷰티 업계에서도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일부 업체는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코로나 19 발발로 환경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확실하게 화장품 용기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한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친환경 종이 화장품 기업 '레바브(LEBAB)' 김선옥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친환경 종이 화장품 '레바브(LEBAB)' 김선옥 대표 (사진:김민혜 기자)


레바브는 어떤 회사인가

친환경 종이 앰플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로 2019년 설립됐다. '레바브(LEBAB)'란 히브리어로 '중심'이라는 뜻인데, 브랜드 기획 당시에 가졌던 사람과 지구, 환경에 모두 이로운 화장품을 만들자는 생각, 그 중심을 지켜나가자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다. 


종이 화장품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는가

창업 이전에는 기획자로 일했다. 화장품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맡게 돼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기사를 접했고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 당시 단가 문제로 친환경 패키징 진행은 무산됐으나, 조사하는 과정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돼 착한 포장 소재를 이용하는 브랜드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유수의 뷰티기업에서 오랫동안 상품 개발자로 일해오신 분과도 인연을 맺게 돼 같이 창업을 결심했다.


제작 과정에 어려운 점은 없었는가

일단 원하는 패키징을 제작해줄 업체를 찾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미팅을 70번은 한 것 같다. 처음에는 재활용이 편리한 무색의 유리 용기로 디자인해 보기도 했다. 계약 직전에 종이 패키지를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고, 다행히 해결책을 찾게 돼 지난 3월 제품이 출시됐다. 종이 패키징은 제작비용이 플라스틱 용기의 3배가 넘는다. 부담되지만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노력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판단했나

브랜드를 만들 당시에도 친환경 이슈는 계속 있어 왔고, 뷰티 업계에서도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잘 팔리겠다'하는 접근보다도 '이렇게 해야만 하는 시점'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2019년에 영국에 연수를 간 적이 있는데, 플리마켓에서 종이 용기 화장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보게 됐다. 유럽에서는 친환경 제품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시장성에 대해서도 확신을 갖게 됐고, 방향성도 좀 더 명확하게 갖는 계기가 됐다.
 

▲레바브가 출시한 종이 앰플과 패키징
 

다른 친환경 화장품과의 차별성이 있다면

기존의 친환경 제품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실망한 부분도 있었다. 기존의 종이 화장품들도 찢어보면 내부가 일반 비닐이나 알루미늄이고 겉만 크래프트지인 상태다. 알루미늄 소재는 재활용 불가능은 아니지만 재활용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진짜' 종이 화장품을 만들어보자는 일념으로 전국에 있는 공장들을 다 뒤졌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기보다는 '귀찮아서' 안 한다는 답을 많이 들었는데, 그래서 오히려 할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끝까지 가능한 업체를 찾게 됐다.

레바브의 종이 앰플은 겉 부분 특수용지와 내부 생분해 필름을 친환경 접착제를 사용해 덧댔기 때문에 종이와 필름이 쉽게 분리된다.


종이·필름의 분리가 쉬운 이유는 무엇인가

재활용 작업을 위해 물에 불리면 종이는 무거워서 가라앉고, 생분해 필름은 가벼워서 떠오른다. 그런데 알루미늄의 경우 무거워서 같이 가라앉기 때문에 분리가 상대적으로 까다로워진다.

친환경 접착제 또한 종이와 필름의 분리를 쉽게 해주는 요소다. 종이와 필름이 지나치게 딱 붙어버리면 분리가 쉽지 않아지기 때문이다. 레바브 제품은 다 쓰고 나면 손으로도 찢을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분리되니 그냥 '종이'로 분리수거 하면 된다.


소재의 특수성으로 인한 보관상 유의점은 없는가

부패방지, 산패방지 기능을 가진 특수 종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사항이 있지는 않다. 일반적 화장품이 그렇듯 직사광선이나 물에 오래 노출되는 것만 주의하면 된다. 고온에서의 실험인 '적도 테스트'를 거친 결과, 플라스틱보다 오히려 증발률이 더 낮게 나타났다.
 

사용 시 유의사항은 없는가

유의사항이라기보다는 쉽게, 꾸준히 바를 수 있도록 한 통에 30포로 '30일 챌린지'를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마스크팩이나 수면 팩 보다 사용감이 산뜻해 간편하고 편리하므로 꾸준히 사용하시면 피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스킨케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스킵케어(skip care)'를 위한 제품이기도 하다. 피부 산도와 가장 유사한 Ph 5.5를 정확하게 맞춘 제품이기 때문에, 세안 후 토너를 바르지 않고 바로 앰플만 사용해도 무방하다.


향후 목표가 있다면

친환경 캠페인 등 계획했던 이벤트들이 있는데 코로나 관계로 진행하지 못했다. 하반기에는 진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제품을 꾸준히 이용해주는 충성고객을 늘려나가는 것과, 앰플 라인을 2가지 정도 더 늘리는 것을 올해의 목표로 잡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체험형 쇼룸을 열고 싶은데, LAB 겸 쇼룸 형식으로 소비자들이 방문하면 맞춤형 화장품을 제조해 드릴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싶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친구가 되고 싶어 하는" 흥미로운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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