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스타스테크 본사를 지난 10일 찾았을 때, 연구실에선 옅은 바다 내음이 났다. 연구 대상이 주로 바다 부산물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에선 불가사리로 콜라겐을 만든다고 했다. 스타스테크의 최한도 부대표에게 바다의 ‘골칫거리’를 귀한 화장품 원료로 만들게 된 과정을 들어봤다.

스타스테크(STAR's TECH)는 어떤 기업인가
환경과 관련된 기술을 개발하고 접목하는 ‘기후테크’ 기업이다. 2017년 ‘쓰레기로 세상을 구하자’는 미션을 갖고 시작했다.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것은 불가사리다. 불가사리를 활용해 제설제나 비료로 업사이클링 하고 있다. 화장품 원료 개발에도 성공해 브랜드 ‘라보페’를 론칭하고 제품도 출시했다.
불가사리에 주목한 이유가 있나?
불가사리는 산호초를 잡아먹는 해양 파괴종이다. 많은 어류의 서식지가 되는 산호초가 파괴되면 어업에도 해를 입히기 때문에 수협 등에선 매년 불가사리를 수매해 소각처리 한다. 소각 과정에서의 탄소 발생도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활용 방안을 고민했다. 불가사리 사체의 뼈를 활용해 제설제로 업사이클링하게 됐다. 제설제로 흔히 쓰이는염화칼슘은 환경 파괴 및 콘크리트 파손 등의 우려가 크다.
불가사리 껍질로는 콜라겐을 만들고 있다. 잘린 손도 다시 만들어 내는 불가사리의 재생 능력에 주목해 연구하다 보니 콜라겐이 풍부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탄소 배출권을 획득해 탄소 배출권 사업도 진행 중이다.
화장품 사업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은 ‘페넬라겐(penellagen®)’이라는 원료를 개발하게 되면서부터다. 2021년, 페넬라겐 특허(10-2020-0059674)를 취득 하면서 원료 브랜드 ‘페넬라겐’을 론칭했다. 2022년부터는 뷰티 브랜드 ‘라보페(LABOPE)’를 통해 제품을 출시했다.
‘페넬라겐’과 타 콜라겐과의 차별성은
아무리 뛰어난 성분이라도 피부의 각질층을 뚫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최근엔 어류 콜라겐 등 저분자 콜라겐도 유행하고 있긴 하지만, 사람의 피부 자체가 다른 동물의 조직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성질을 갖고 있다 보니 피부에 흡수되는 것은 극히 일부분이다.
불가사리 콜라겐이라고 하더라도 그냥 바르는 것으로는 제대로 흡수시키기 어렵다. 핵심은 전달 기술이다. 유효한 성분을 피부 깊이 확실하게 전달해 줄 수 있는 ‘콜라겐 펩티드 TDS’기술을 개발했다. 페넬라겐이라는 이름도 침투(Penetration)기술과 콜라겐(collagen)의 합성어다. 페넬라겐은 인체 생체막의 중요한 구성 성분인 인지질과 특수 성분으로 만들어진 탄성 에토좀에 불가사리에서 추출한 친환경 콜라겐 펩티드를 가득 담은 원료로 피부 깊이 흡수가 가능하다.
대표 제품은 무엇인가
에센스와 앰플이다. 페넬라겐 퍼스트 인 리치 인핸스 에센스부터 먼저 써보시는 분들이 많다. 그러다 페넬라겐의 효용을 느끼신 분들이 ‘프라임 더블 스킨 앰플’도 많이 찾으신다. 페넬라겐 함량이 높아 탄력, 피부 밀도 향상에 대한 만족도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마케팅을 하지는 않고 있어 현재 고객 대부분이 재구매 고객이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색조 화장품 확장도 계획하고 있나
페넬라겐이라는 기능성 원료를 활용한 제품으로는 확대할 수 있다. 파운데이션이나 보디 케어 제품 같은 경우 콜라겐 성분이 피부에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확장을 고려 중이다. 당분간은 ‘케어 영역’에 한정해서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원료 공급 의향도 있는지
몇몇 업체엔 이미 공급하고 있다. 사실 화장품 사업은 원료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페넬라겐이라는 원료가 다양하게 많이 쓰일수록 지구에 이로운 것을 연구하는 기업의 미션에 부합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라보페 제품들을 2년째 판매하면서,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 원료 계약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연구 과정에서 가장 중시하는 점은
‘안전성’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사람 피부에 들어가는 원료다 보니 독성이나 안전성, 안정성 등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또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새로운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기존에 있던 것들과는 기능적으로 확실히 다른 효과나 성능이 있어야 존재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불가사리 외에도 다른 버려지는 해양 물질들을 연구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지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의 반응은
현재 제품 매출 비중이 국내보다 해외가 더 높다.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 하반기 미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브랜딩 작업 등을 준비 중이다. 미국 시장의 경우, 친환경·자연 유래 성분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많아 유리한 측면이 있을 거라고 본다. 불가사리 활용으로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는 동시에 소각을 막아 탄소 배출을 저감시키고, 사체를 가져다 사용하기 때문에 동물학대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일본 시장에서도 연내 테스트를 진행하려고 한다. 또한, 페넬라겐은 할랄 인증도 가능한 원료여서 중동 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
페넬라겐을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나 환경과 인간의 피부에 모두 이롭게 되길 바란다. 불가사리를 열심히 제품화하고 있지만 아직은 버려지고 소각되는 부분이 훨씬 많다. 라보페도 단순히 ‘K-뷰티’가 아닌, 고기능성 제품으로 제대로 인식되길 바라고, 페넬라겐을 잘 알리는 데 공헌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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