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업계 짝퉁 범람 '쉬쉬' 정품 사이 끼워 팔기 둔갑 속수무책
이철호 기자 | arachy01@hjp.co.kr 플러스아이콘
입력 2005-05-06 09:00 수정 2005-05-06 09:00
"10개 가운데 1개는 가짜로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수입 화장품·향수 업계의 가짜 품목 시비가 또 다시 불거지고 있다.

국내 수입판매 에이전트의 강력한 반발에 따라 법규로만 인정되고 있는 병행수입이 무용지물화되면서 국제밀매조직이 국내로 밀입국시킨 가짜 화장품·향수가 정품과 섞여 판매돼 충격을 던지고 있다.

서울 남대문을 비롯해 전국 블랙마켓으로 유통망이 형성된 병행수입 화장품·향수 브랜드들은 프랑스 등 해외 본사 직수입품이 아닌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발(發) 모조 생산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감쪽같이 진품으로 둔갑돼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 유통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도 인천 남동공단을 비롯해 안산 시화공단 등에서 본 품과 구별되지 않는 가짜 제품이 생산돼 백화점·마트는 물론 인터넷쇼핑몰로 공급망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 향수의 경우 전문가도 식별하기 어려운 동일 문양 제품용기는 물론 탑노트부터 미들노트까지 똑같은 향조를 유지함으로써 소비자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부 제품은 진품을 표시하는 라벨 태그까지 위조해 박스 단위로 유통되는 백화점 진품에 끼워져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는 귀띔이다.

유통가에 따르면 백화점을 중심으로 인기를 모았던 모 마스크팩은 한정 품목으로 위조 생산돼 실제 1만원의 소비자 가격에도 못 미치는 제품이 6~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수입 에이전트의 반응은 소극적인 태도에 머물고 있다.

내부적으로 가짜 제품 범람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고 있으나 자칫 브랜드 인지도가 저평가될 것을 우려해 쉬쉬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수입사의 한 관계자는 "패션 업계도 가짜 제품 때문에 곤역을 치루기 일쑤인데 화장품·향수라고 뾰족한 묘안이 있을 수 없다"고 밝히면서 "해외 본사와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워낙 국제 밀매조직의 규모가 크고 수법이 지능적이어서 애꿎은 소비자 피해만 커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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