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프로방스를 만들겠다’는 꿈을 제주도에서 실천하면서 세계 시장으로 무대를 넓혀가고 있는 화장품 기업인이 있다. 대한뷰티산업진흥원 강유안 대표다. 한라산부터 제주오름, 푸른바다까지 좋은 원료를 찾기 위해 제주를 샅샅이 훑는다는 강 대표는 제주의 ‘자랑’ 귤부터 해안가에 버려진 광생이모자반에서까지 화장품 원료를 뽑아내고 있다. ‘바다의 불청객’으로 불리는 구망갈파래에서 추출한 새로운 펩타이드로 맞춤형화장품을 개발해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표창을 수상한 강 대표를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코스모뷰티서울 현장에서 만나 해양부산물 활용에 대해 들어봤다.
대한뷰티산업진흥원은 어떤 기업인가?
제주도의 천연 자원물을 활용한 기능성화장품과 맞춤형화장품 연구개발과 생산에 특화된 기업이다. 제주도에 연구시설과 국제 화장품 GMP 인증을 받은 생산공장을 갖추고 있으며, 제주온 천연물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소는 제주도 자생 자연물 100여종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화장품 브랜드는 3개다. 제주 육상식물을 주원료로 하는 ‘제주온’, 제주 해양생물을 활용하는 ‘하이온’, 제주 비자씨앗오일에서 천연공법으로 전환한 에코 세라마이드 NP를 원료로 하는 ‘딥프루브’ 다.
화장품 소재로 해양 부산물을 활용하게 된 계기는?
삼면이 바다임에도 해양 소재를 활용한 인지도 있는 브랜드가 없어서 아쉬웠다. 해양 소재에서 기능성을 찾아 메디칼이나 에스테틱, 스파 분야의 최고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제주 해안에 구멍갈파래나 괭생이모자반이 밀려오는데 악취가 심하게 나면서 환경을 해쳐 골칫거리였다. 수거하는 비용도 적지 않다. 이런 버려진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화장품 소재로 활용하게 됐다. 원물 가격이 들지 않고 환경 정화에도 도움이 되니 일석이조다.
해양 부산물 활용 부문에서 얻은 성과는?
지난해 8월에 구멍갈파래 분리 방법 동결 및 펩타이드 개발 등 연구 결과가 SCI급 국제학술지인 ‘마린 드럭스(Marine Drugs)’에 등재됐다. 이 연구로 제주 구멍갈파래의 효용성을 알렸다. 같은해 11월에는 지역산업진흥 유공자로 선정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2020년 10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지역혁신클러스트육성(R&D) 사업’에서 제주 지역 해양부산물을 활용한 기능성 펩타이드 소재 활용 맞춤형 화장품 사업화로 지역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개발한 펩타이드에 대해 설명해달라.
구멍갈파래를 멀티 펩타이드로 업사이클링한 것인데, 효능으로는 항산화, 주름·여드름균 억제 등 다양한 기능이 있다. 저분자 펩타이드로 피부 기저층까지 도달해 세포 생성에 도움을 준다. 나노 시스템으로 제조해 MTS를 사용하지 않고도 흡수가 잘 되는 분자 크기다. 각 기능에 대한 임상 가이드를 보유하고 있고, 신물질 펩타이드 발견으로 국제화장품원료집(INCI)에 등재됐다. 원료에 대한 생리활성 임상을 완료했다. 이 펩타이드를 활용해 만든 제품이 ‘하이온 앰플셀렉션’이다. 앰플 각각 기능에 대해 인체적용시험을 완료했으며, 모두 대조군 대비 확연한 효과를 보였다. 개개인의 피부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12가지로 분류해 맞춤형화장품으로 선보였다.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원하는 기능의 앰플을 레이어링해 사용할 수 있다.
바이어와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특히 친환경과 제주 로컬리즘 가치에 대한 호응도가 크다. 최근에는 OEM, ODM에 집중해 국내외 박람회에 참가하고 있는데 바이어들의 반응이 좋다. 앰플을 2가지 이상 레이어링 해 생산을 요구하거나 천연성분을 줄이고 공급가를 낮추는 등 각 나라의 시장 특성에 따른 주문이 들어온다. 특허나 임상 결과, 이노비즈 인증 등 제품의 안정성과 기능성이 증명돼 바이어들이 호감을 갖는 것 같다. 최근엔 멕시코, 호주 등에 있는 기업과 ODM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계획은?
커지고 있는 스파·에스테틱·메디컬 화장품 시장에 대응해 해양 부산물울 원료화해서 원료 수출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할 생각이다. 완제품뿐만 아니라 원료도 전세계적으로 알려 한국을 대표하는 해양 브랜드로 거듭나고 싶다. 제형 DB와 기술력으로 OEM·ODM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형 뱅크’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시장을 살펴보니,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하는 인플루언서나 1인기업이 많았다. 현재 구축한 제주도 자생 자연물 100여종 중 60여개를 사용하고 있다. 개발해 놓은 소재를 활용해 다양한 제형으로 바이어 주문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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