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에 흐르는 경락

이상미   |   sm021@beautynury.com
입력시간 : 2009-05-06 14:24:46
 

서울종합예술학교
뷰티예술학부 이동자교수

손가락은 하나하나 의미가 있으며 우리 몸의 경락과 연관되어 있다.

손가락의 주요 경락을 살펴보면 우두머리을 상징하는 엄지는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이요, 검지는 질투의 상징이며 수태음대장경(手陽明大腸經)이다.

중지는 지성리듬인 수궐음심포(手厥陰心包), 약지는 수소양삼초경(手少陽三焦經)으로 지식의 화장실 일을 한고 새끼손가락은 사랑으로 통하며 수소음심경(手少陰心經)이 흐른다.

엄지 손가락에는 폐(肺)와 관련된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이 흘러간다.

폐(肺)란 글자를 살펴보면 고기 육(肉)변에 시장 시(市)자가 들어있는데 사실 재물과 연관이 있다.

시장은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이익을 남기는 주체가 상인이다.

절묘하게도 폐경락이 출발하는 엄지손가락 끝의 경혈 명칭이 바로 소상(少商) 즉, 소규모 상거래라는 뜻이다.

수태음폐경이 발달한 사람은 재물에 대한 상업적 두뇌회전이 빠르다.

예로부터 엄지로 흐르는 수태음폐경이 발달하고 엄지 아랫부분이 두툼하면 재산 복이 많다고 했다.

그러나 한의학적으로 볼 때 마른 사람이 엄지손가락이 적당하게 크면 길하나 뚱뚱한 사람이 엄지손가락이 지나치게 크면 조심해야 한다.

그 이유는 마른 사람은 대개 양의 기운이 많은데 수태음폐경의 음이 발달하면 음양이 조화를 이루니 길한 것이고 뚱뚱한 사람은 대개가 음의 기운이 많은데 거기에 수태음폐경의 음이 더해지면 음이 과하기 때문이다.

폐는 호흡을 주관하는 장부이다.

숨을 내쉴 때를 호(呼)라 하고 들이쉴 때를 흡(吸)이라 하는데 숨 가쁘게 재물 거래 생각이 오갈 때 마음에는 바람이 일어난다.

여기서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하고 때로는 중풍이 일어나기도 한다.

중풍(中風)이란 맞을 ‘중’ 바람 ‘풍’자를 써서 바람을 맞는다는 뜻인데, 이 바람이란 마음의 바람을 뜻한다.
둘째 손가락에는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이 흐른다.

옛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는데 부자가 된 사촌 앞에 상대적으로 자신이 가난하다는 이런 상대적 빈곤감을 느낄 때 작동하는 경락이 바로 수양명대장경이다.

배가 아픈 경우는 대부분 배가 차서 아픈 법인데 이 양명 기운이 차고 건조한 가을의 기운이다.

남이 잘못되면 좋아하고 잘될 때 질투하는 사람은 대장이 싸늘하게 식는다.

대체로 뚱뚱한 사람에게 많이 오는 중풍의 전조증상 중에 둘째 손가락 안쪽이 저린 마비가 있다.
나 위주로만 생각하는 사람은 육체적으로 살이 찌고 정신적으로는 권태에 빠질 수도 있다.

몸이 비대하고 생활이 지루한 사람에게는 둘째 손가락의 날카로운 양명 기운이 약이 된다.

첫째 손가락의 ‘태음’이 ‘살(肉)’에 해당한다면 둘째 손가락의 ‘양명’은‘뼈(骨)’에 해당한다.

양명경은 근본에 해당한다.
검지가 다른 손가락에 비해서 발달된 사람은 뼈대가 단단한 사람으로 보아도 된다.

양명은 바른 기운, 정기(正氣)다.

자동차로 보자면 브레이크 작용 즉, 절제력에 해당한다.

그러기에 맑고, 단단하고, 절도가 있으며, 분수에 넘치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고 계획성 있게 일을 한다.
 
셋째 손가락에는 지성리듬인 수궐음심포(手厥陰心包) 경락이 흘러간다.

‘마음보’인 ‘심뽀를 잘 쓰라’는 말도 있는데 심포 경락은 지식의 저장창고에 해당한다.

심포경락이 잘 발달된 사람은 지식이 풍부하고 기억력이 좋다.

현 사회의 지식추구 현상은 결국 지성 리듬이 발달된 사람만이 사회의 엘리트 계층을 이루게 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지성 리듬만 발달하면 뭐하겠는가? 자신만이 잘 되기 위해 심포 경락을 활용한다면 그 심포는 ‘놀부심뽀’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나아가서는 남도 불행하게 만들고 자신도 불행하게 만드는 경락이 될 수도 있으니 언제나 조화를 유지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셋째 손가락 끝 중충혈을 손톱으로 눌러주면 기억력 증진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

외우기가 싫어질 때 누르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기고 머리속에도 쏙쏙 들어온다고 한다.

가벼운 건망증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치매증상에도 곧잘 이 경락을 응용한다.

좌측 손가락은 우뇌, 우측 손가락은 좌뇌와 연관지을 수 있다.

좌뇌는 수학, 언어, 논리 등을 주관하는 기능이 집중되어 있고, 우뇌는 이미지, 직관력, 연상력, 창조력 등을 관할하는 능력이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학자들은 좌뇌는 디지털 뇌, 우뇌는 아날로그 뇌라고도 말한다. 양쪽 손을 비교해보아 만일 왼쪽 손의 궐음 경락이 더 발달했다면 우뇌, 오른손이 더 발달했다면 좌뇌가 더 발달하였다고 볼 수도 있다.

넷째 손가락으로 흐르는 경락은 지식을 저장하는 셋째 손가락의 경락과는 정반대로 지식을 배설하는 망각에 관여한다.

이를 수소양삼초경(手少陽三焦經)이라 한다.

중지의 심포 경락을 흡수하는 ‘지식의 위장’이라고 한다면 약지의 삼초(三焦)경락은 배설하는 ‘지식의 대장’이라 할 수 있다.

창조적인 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책상 앞에서 머리를 굴릴 때보다 오히려 화장실에서 기막힌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많다고 한다.

화장실은 배설하는 곳이다.

지나치게 많이 먹은 사람은 배설해야 다시 식욕이 생기듯이 많은 정보를 집어넣은 머리 또한 어느 정도 망각이라는 배설이 필요하다.

불면증 등으로 고생을 하는 사람들은 넷째 손가락을 자극해서 효과를 보기도 한다.

삼초경에는 혁명정신,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창조력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새끼손가락 안쪽으로 흐르는 경락은 심장에서 흘러오는 소음경락이다.

서양에서도 심장모양을 딴 하트 문양이 사랑의 상징으로 내려오고 있고 누군가를 사랑하면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는 생리현상이 증명하듯 새끼손가락으로 흐르는 수소음심경(手少陰心經)은 사랑과 예술의 감성 리듬이다.

아름답고 청초하고 매혹적인 이성을 볼 때의 가슴 두근거림, 사춘기 소녀들의 명랑함, 적당히 멋 부릴 줄 아는 미적 감각이 바로 수소음신경의 고양된 에너지이다.

나이 들어 걱정과 근심이 쌓이다보면 이러한 명랑성을 잃게 되어 무겁게 되는데 청춘들의 경쾌하고 발랄한 아름다움은 주위의 분위기를 신명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과도한 출혈, 하혈, 빈혈 등 피와 관련된 증상에는 새끼손가락 바깥쪽을 눌러주면 효과가 있다.

첫째(폐)와 둘째(대장) 손가락은 1차적인 신체리듬, 셋째(심포)와 넷째(삼초)손가락은 3차적인 지성리듬이 흘러가는데 다섯째 손가락으로는 2차적인 감성리듬 두 줄기가 안쪽과 바깥쪽으로 흐른다.

이와 같이 손가락 하나하나에 우리 몸의 경락이 같이 흐른다. 그러므로 손만 제대로 관리해도 전신을 관리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