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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산화제의 복용
입력 2002-04-01 09:19 수정 2002-04-01 09:19
필자 : 조정현<미즈메디병원 원장>

병원에 다니는 갱년기 여성들 중 여성호르몬과 칼슘을 처방받아 복용하면서 비타민C와 비타민E(토코페롤)를 동시에 복용하는 여성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비타민C와 토코페롤(비타민E)은 비타민A의 전구물질인 베타카로틴과 함께 우리 몸 세포의 산화를 막아주는 항산화제의 대표적인 물질이다.

그러면 세포의 산화란 무엇일까? 육체가 늙는 원인 중 하나가 세포조직의 산화인데 우리 몸의 여러 가지 대사에서 생기는 프리래디컬(free radical)은 주위조직에 산화를 일으켜 노화를 촉진한다. 특히 성인병이라고 하는 심장혈관계질환(심근경색, 심장병, 뇌출혈, 중풍 등)은 동맥경화에 의해 일어나는데 동물실험에서도 저밀도 지단백이란 단백질 지방혼합체에 프리래디컬의 산화가 일어나면 동맥경화증이 촉진됨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산화를 막아주는 것이 항산화제인데 우리 몸의 어디에서나 생길 수 있는 프리래디컬을 항산화제가 거두어가게 된다. 따라서 항산화제는 체내의 청소꾼(scaveng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항산화제가 우리 몸 어딘가에 흐르고 있으며(항상 복용하면) 우리 몸 어디에서라도 생길 수 있는 프리래디컬을 마치 조그만 쓰레기가 버려지더라도 금방 쓰레기차가 와서 수거해가듯이 우리 몸의 산화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항산화제의 다량 복용이 좋은 것일까?

최근의 연구결과를 보면 항산화제의 복용이 몸에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논문들이 종종 눈에 띈다. 8만8천명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8년간 조사한 연구에서 2년 이상 토코페롤을 복용한 사람들에서는 심장병 발생률이 적었지만 비타민C와 베타카로틴을 복용한 사람들에게는 별 효과가 없었다. 4만명의 남자 전문의료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서는 비타민E를 복용한 경우에는 40%의 심장병 발생위험이 감소했지만 비타민C 복용자에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핀란드 남자 2만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서는 비타민E와 베타카로틴 복용시 심장병 발병이나 사망률이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비타민E 복용자에서 뇌출혈 사망률이 증가했다.

이상의 여러 가지 보고를 통해 항산화제의 복용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현재 미국 심장학회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과다한 항산화제의 복용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이와 반대로 지금까지의 항산화제의 연구결과가 대체로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 이유는 아마도 항산화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충분한 야채와 과일을 먹고 동물성 지방도 적게 먹고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많이 먹는 등 보다 건전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일 거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항산화제의 복용 역시 남용은 좋은 것이 아니고 항산화제가 풍부한 과일과 야채를 복용하는 것이 보다 자연적이고 좋은 효과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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